일본, 'MaaS' 확산..시니어 세대도 차 소유기피 늘어

2018. 5. 2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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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할 때만 돈내고 이용, 차 업계 '수익모델' 파괴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일본에서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고 필요할 때 돈을 내고 이용하는 서비스 이용자가 늘고 있다.

'매스(MaaS. Mobility as a Service)'로 불리는 이 서비스는 버스나 택시 등의 기존 대중 교통수단 또는 최근 확산하고 있는 차 공유(카 셰어링)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자동차 업계는 완전자율주행 자동차 시대가 되면 구태여 자동차를 소유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매스 이용자 증가는 개인에게 자동차를 팔아 수익을 올려온 자동차 업계의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파괴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근년 일본 젊은 세대의 자동차 소유기피가 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어릴 때 부터 마이카 소유를 동경해 '자동치 애호 세대'로 불리는 현재의 50-60대 시니어 세대에서도 소유를 기피하고 카 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NHK에 따르면 지바(千葉)현에 사는 이리에 히사오(64)씨는 24살 때부터 60세까지 마이카 7대를 교체했다. 전형적인 자동차 애호 세대다.

평일 통근과 휴일 가족 나들이 등 거의 매일 자동차를 운전했으나 4년전 정년 퇴직한 후 부터 차를 쓸 일이 거의 없어졌다.

자녀들도 독립해 부부 둘이만 살다보니 매달 나가는 보험료와 정기검사비용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던 차에 카 셰어링 서비스의 존재를 알고 가입했다.

1주일에 한번 정도 이 서비스를 이용한다. 슈퍼에 장을 보러 가거나 자녀집에 놀러갈 때 등이다.

비용은 연료비를 포함, 15분에 206 엔(약 2천 원)이다.

이날 예약한 차를 타고 슈퍼에서 장을 보고 돌아올 때 까지 53분이 걸렸다.

요금은 보험료를 포함해 1천113 엔(약 1만800 원). 여기에 유지비로 매달 1천 엔을 낸다. 일종의 회비인 셈이다.

이리에씨는 "평생 차를 교체하면서 살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낭비였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요즘은 카 셰어링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차를 소유하지 않는데 따른 불편은 전혀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카 셰어링 서비스 '타임스'를 운영하는 '파크24'에 따르면 올해 1월 현재 가입 회원 중 60세 이상이 5만9천140명으로 1년 전보다 30%나 증가, 전체 회원 증가율을 웃돌았다.

차를 갖고 있어도 평일에는 거의 쓰지 않아 아깝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매일 1시간씩 쓴다고 해도 가동률은 24시간으로 나누면 4.2%에 그친다.

하루의 95.8%는 차고에 서 있다는 이야기다. '매스'는 이 잠자는 시간을 활용하자는데 착안한 서비스다.

도쿄도(東京都)내에 사는 회사원 세쓰 덴세이(薛天成. 29)는 자동차 애호가다. 1천만 엔(약 9천700만 원)이나 하는 테슬라 전기자동차를 소유하고 있지만 휴일 어쩌다 탈뿐 평일에는 주차장에 세워두고 있다.

그는 작년부터 '개인간 카 셰어링'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유명 IT(정보기술)기업 '디엔에이(DeNA)'가 개발한 서비스로 인터넷에서 자동차 소유자와 이용희망자를 연결해 주는 서비스다.

전용 앱에 개인 소유의 자동차 사진과 이용할 수 있는 일시를 게재한다.

등록자가 13만명에 달한다. 세쓰는 이용요금을 하루 1만5천 엔(약 14만6천 원)으로 정했다.

매달 10만 엔 정도의 수입을 올려 자동차 론 상환과 주차장 이용료로 쓰고 있다.

그는 "주차장에서 잠자는 것 보다 움직이는게 자동차에도 좋다"고 말했다.

앱을 통해 신청한 이용자에게 차를 넘겨주는 현장에 가보니 기다리던 40대 남성이 "테슬라 차를 꼭 한번 운전해 보고 싶었다"며 즐거운 표정으로 차를 몰고 사라졌다. 두 사람은 이날 처음 만난 사이다. 불안하지 않으냐는 물음에 "그동안 90명 정도와 셰어했지만 큰 문제가 된 적은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운영사인 디엔에이는 트러블을 피하기 위해 결제는 반드시 신용카드로 하도록 하고 있다. 현장에서의 현금거래는 금지다. 차에 손상이 생길 경우에 대비, 운전하는 사람은 반드시 보험에 들도록 의무화 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매스'서비스를 곧 다가올 완전자율주행 자동차 시대와 연계해 받아 들이고 있다.

운전자 없는 로봇 자동차가 거리를 누비는 시대가 되면 스마트폰 앱에 목적지를 입력하는 것 만으로 무인자동차가 달려온다.

피로를 모르는 로봇차는 쉬지 않고 운행을 계속한다. 운전자의 인건비가 들지 않기 때문에 택시 보다 요금도 싸다.

이런 자동차가 완성되면 굳이 자동차를 소유할 필요가 없어질지 모른다. 자동차 업계의 오랜 수익 모델이 무너지는 셈이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는 '매스'에 대항하지 않고 오히려 그 흐름에 올라타려 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지난 1월 합승이나 상품 배송을 할 수 있는 상자형 컨셉트카를 발표했다. 종전과 같은 마이카와는 다른 개념이다.

닛산(日産)자동차도 2월에 무인 로봇택시 구상을 발표했다.

도요타자동차가 작년 10월 발표한 인공지능(AI) 탑재 컨셉트 카[교도=연합뉴스

lhy501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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