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진상 승객 제압한 공무원, 알고 보니 김부겸 장관

김철오 기자 입력 2018. 5. 21. 10:51 수정 2018. 5. 2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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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열차 안에서 다른 승객의 여로를 방해하는 '진상 승객'에게 항의해 난동을 제압한 '공무원'이 박수를 받고 있다.

승객들이 곧바로 알아보지 못할 만큼 평범한 인상을 가진 이 공무원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었다.

승무원은 다른 좌석으로 안내했지만, 이 승객의 항의는 한두 마디로 끝나지 않았다.

여론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정무직 공무원의 신분으로 여러 승객 앞에서 난동을 항의한 김 장관의 용기는 갈채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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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함 치고 여승무원 괴롭히던 진상 제압" 목격담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국민일보 DB

KTX 열차 안에서 다른 승객의 여로를 방해하는 ‘진상 승객’에게 항의해 난동을 제압한 ‘공무원’이 박수를 받고 있다. 승객들이 곧바로 알아보지 못할 만큼 평범한 인상을 가진 이 공무원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었다.

목격담은 2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를 타고 전해졌다. 목격담 속 상황은 이렇다. 승객 A씨는 지난 20일 부산발 KTX 열차 특실에 탑승해 서울로 올라오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한 남성 승객이 승무원에게 좌석 문제를 항의하며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 승무원은 다른 좌석으로 안내했지만, 이 승객의 항의는 한두 마디로 끝나지 않았다.

A씨는 “진상을 부리던 아저씨가 어딘가에 전화해 목소리를 높여 불평을 늘어놓는가 하면, 여승무원을 따라다니며 괴롭히는 탓에 쪽잠을 청하던 다른 승객들이 깰 정도였다”며 “미소를 짓는 여승무원에게 ‘웃지 말라’고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고 적었다.

급기야 한 중년 남성 승객이 나섰다. 이 중년은 “나가서 이야기하라”고 항의했다. 이때부터 난동을 부리던 승객의 표적은 중년으로 바뀌었다. 중년도 그렇게 녹록한 사람은 아니었다. A씨는 난동을 부리던 승객을 ‘싸움 아저씨’, 난동을 제압한 중년을 ‘말리는 아저씨’로 구분했다.

-싸움 아저씨: 당신이 뭔데 그래?

-말리는 아저씨: 어디에서 갑질하는 거예요? 왜 여승무원을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고 윽박을 지르는 거예요? (옆 좌석의 일행에게) 보안관 불러!

-싸움 아저씨: 당신이 뭔데? 공무원이라도 돼? 뭐야? 당신!

-말리는 아저씨: 그래! 나 공무원이다! 당신이 이러는 거, 내가 두 번째로 봤어!

A씨는 “승무원이 말려 두 아저씨의 말다툼은 끝났다. 싸움 아저씨는 다른 곳으로 갔다”며 “그렇게 말리는 사람이 없었으면 싸움 아저씨가 계속 고함을 지르며 시끄럽게 했을 것이다. 공무원이 용감하다고 생각했다”고 적었다.

A씨는 열차에서 내릴 때까지 알아보지 못했던 ‘공무원’의 신원을 다른 승객에게서 전해 듣고 깜짝 놀랐다. 그는 “동사무소 직원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일행과 그 아저씨에 대해 이야기하자 앞에 있던 아주머니가 ‘행자부의 김부겸 장관’이라고 알려줬다. 오늘부터 김 장관을 마음속에 저장하겠다”고 했다.

김 장관이 탑승했던 열차는 지난 20일 오후 3시20분 부산에서 출발한 서울행 KTX로 확인됐다. 김 장관은 같은 날 오후 4시 동대구역에서 이 열차에 탑승했다. 여론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정무직 공무원의 신분으로 여러 승객 앞에서 난동을 항의한 김 장관의 용기는 갈채로 이어졌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김 장관이 주말에 수행비서와 동행하지 않아 부처 직원들도 이 사건을 뒤늦게 알았다”며 “김 장관의 평소 성품을 생각하면 난동을 그냥 보고만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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