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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배 靑비서관, 대선前 드루킹 4번 만나"

강계만 기자
입력 : 
2018-05-20 23:44:54
수정 : 
2018-05-21 06:3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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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 사례비도 2차례 받아…宋, 지난달 靑민정에 자진신고
靑 "문제 없다" 결론냈지만 특검 통과땐 조사 불가피
김경수 前의원도 宋이 소개…2016년 6월 함께 만나 김경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포털 댓글 조작 혐의로 구속된 김 모씨(필명 드루킹)를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 소개로 2016년 6월께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원은 여권 인사를 통해 드루킹을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는데, 주선인이 문재인 대통령 일정을 담당하는 최측근인 송인배 비서관인 것으로 보인다. 송 비서관은 올해 4월 드루킹이 주도한 댓글 조작 문제가 확산되고 김경수 전 의원 연루설까지 제기되자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먼저 연락해 대선 전 드루킹 일행을 총 네 차례 만났으며 여비 명목으로 간담회 참석 사례비를 두 번 받은 사실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상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많지 않은 액수라고 판단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이에 따라 여야가 합의한 '두루킹의 인터넷상 불법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된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2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특검은 김경수 전 의원과 송인배 부속비서관 연루 의혹도 들여다볼 것으로 관측된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송 비서관은 20대 총선에서 경남 양산에 출마했다가 낙선했을 당시 적극적으로 도와줬던 자원봉사자였던 A씨 부부 소개로 드루킹을 처음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드루킹이 이끈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이었다. A씨는 낙선한 송 비서관을 찾아가 경공모 회원들과 모임을 하자고 제안하면서 "김경수 의원도 만날 때 같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송 비서관이 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드루킹을 포함한 경공모 회원 7~8명은 송 비서관과 함께 2016년 6월 김경수 전 의원의 국회의원회관 사무실로 찾아갔다. 당시 김 전 의원과 송 비서관, 드루킹을 포함한 경공모 회원들은 20분가량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이후 송 비서관과 경공모 회원들은 의원회관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총선 이후 정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의원 역시 지난달 16일 기자회견에서 "20대 총선 직후인 2016년 중반 정도에 드루킹을 포함해 몇 분이 의원회관으로 찾아왔다"며 "경제민주화를 추구하는 회원으로 온라인에서 활동하고, 오프라인에서 강연한다고 했다"고 떠올린 바 있다. 그 이후에도 A씨를 포함한 경공모 일부 회원들이 송 비서관에게 "우리 사무실 구내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송 비서관은 같은 해 11월 드루킹 활동 근거지인 경기 파주 느릅나무출판사 식당에서 드루킹을 포함한 경공모 회원 10여 명과 식사를 하기도 했다.

송 비서관은 드루킹과 첫 두 차례 만나는 과정에서 소정의 사례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두 번째 만남 당시에는 '앞으로는 사례비를 받지 않을 테니 더는 지급하지 말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에도 송 비서관은 2016년 12월과 작년 2월 드루킹이 포함된 경공모 회원 7∼8명을 자택 인근 호프집에서 만났다. 이 역시 경공모 회원들이 송 비서관을 불러내면서 이뤄졌다.

송 비서관은 이처럼 대선 전에 네 차례 드루킹 일행을 만났다는 점을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직접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송 비서관은 대선 이후에는 드루킹 등 경공모 회원들을 만나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송 비서관 진술을 토대로 사례비의 대가성을 비롯해 부적절한 청탁이나 거래가 있었는지 조사했다. 그러나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해당 사례비는 상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많지 않은 액수'라고 판단한 뒤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민정수석실의 '무혐의' 조사 결과는 문 대통령에게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016년 4월 치러진 20대 총선 때 낙선했던 송 비서관은 대선 기간인 작년 2월에 문재인 민주당 경선 후보의 일정 담당 비서역으로 일하다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제1부속비서관으로 임명되어 현재까지 일하고 있다.

[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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