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구본무 회장 비공개 가족장에도 발길..장하성·이재용 등 조문(종합2보)

입력 2018.05.20.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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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 생전 뜻 따라 조문·조화 사양..靑·범LG家 조화만 받아
文대통령 대신 조문 온 장하성 "존경받는 재계의 별..안타깝다"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20일 LG가(家) 3세 경영인 구본무 회장의 빈소 분위기는 여느 재벌가와 달리 비교적 조용하고 간소했다.

구 회장의 유족이 생전 고인의 뜻에 따라 비공개 가족장을 치르기로 하면서 공식적으로 조문과 조화를 정중히 사양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유족의 뜻에도 정·재계에서 조문의 발길은 계속 이어졌다.

LG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구 회장은 이날 아침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숙환으로 별세했다. 고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 수차례 뇌수술을 받았고, 통원 치료를 하다가 최근 상태가 악화해 입원했었다.

LG그룹은 이날 오전 구 회장의 별세 소식을 전하는 보도자료에서 "생전에 과한 의전과 복잡한 격식을 마다하고 소탈하고 겸손하게 살아온 고인의 뜻을 따르기 위한 것"이라며 비공개 가족장을 치르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애도의 뜻은 마음으로 전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유족 뜻을 전했다.

이에 따라 유족들은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장례식장 3층 1호실에 비공개로 빈소를 마련한 상태다.

구 회장의 후계자인 아들 구광모 LG전자 상무와 구본준 LG그룹 부회장 등 유족은 장례식장에서 조문객을 맞고 장례절차 등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빈소 입구에는 '소탈했던 고인의 생전 궤적과 차분하게 고인을 애도하려는 유족의 뜻에 따라 조문과 조화를 정중히 사양하오니 너른 양해를 바란다'는 큼직한 문구가 붙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이날 오후 각계에서 조문이 시작됐다.

첫 외부 조문객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었다.

그는 이날 오후 4시께 수행인 없이 홀로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약 10분간 머문 뒤 자리를 떴다.

그 뒤를 이어 범 LG가(家)인 허씨·구씨가 인사들이 줄지어 빈소를 찾았다.

구자원 LIG그룹 회장·구자용 LS네트웍스 회장·구자극 엑사이엔씨 회장·구본완 LB휴넷 대표·구자두 LB인베스트먼트 회장·구본천 LB인베스트먼트 사장과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 등이 조문을 위해 빈소를 방문했다.

이어 구자열 LS그룹 회장·구자학 아워홈 회장·구본걸 LF 회장·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과 허윤홍 GS건설 전무 등도 빈소를 찾았다.

그러나 올해 93세로 거동이 불편한 부친 구자경 그룹 명예회장은 천안 자택에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도 이날 오후 8시 30분께 빈소를 방문했다.

그는 조문을 마치고 나와 '문재인 대통령이 전한 메시지가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말 존경받는 훌륭한 재계의 별이 가셨다. 안타깝다"는 문 대통령의 애도사를 전했다.

비공개 가족장이 원칙이지만 양승태 전 대법원장,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방상훈 조선일보 대표이사, 홍석현 한반도 평화만들기 이사장 겸 중앙홀딩스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도 빈소를 찾았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구 회장에 대해 "생전 점잖은 미소와 따뜻한 배려로 사람냄새 풀풀 풍기던 분"이라며 "국가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너무나 혼란스러운 요즘, 평생 인화와 정도를 실천하신 고인의 삶을 추억해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변규칠 전 LG상사 회장·이문호 전 LG 부회장도 빈소를 방문했다.

통상 빈소에서 눈에 띌 법한 조화는 유족 뜻에 따라 거의 없는 상황이다.

다만 문 대통령이 보낸 조화와 LG·GS·LS·LIG 등 범LG가가 보낸 조화에 한해서만 수용해 빈소 내부에 세워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빈소에 도착한 타 기업의 조화에 대해선 LG그룹 직원들이 유족의 뜻을 설명하며 되돌려보내기도 했다.

LG그룹 관계자는 "조문을 정중히 사양하는 것은 자신으로 인해 번거로움을 끼치고 싶지 않아 했던 고인의 진정한 유지인데, 빈소를 방문하는 조문객들을 돌려보내기는 어려워 매우 난감하고 고충이 크다"며 "마음으로 애도를 전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ykb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