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생매장됐던 아기...구조해준 여성과 눈물로 재회

20년 전 생매장됐던 아기...구조해준 여성과 눈물로 재회

2018.05.19. 오전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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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생매장됐던 아기...구조해준 여성과 눈물로 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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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8년 5월 16일 미국 캘리포니아 앨터디너의 한 산책로. 조깅하던 아자타 밀라니안(Azita Milanian)이라는 여성은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아자타와 함께 나섰던 반려견 한 마리가 한 곳에 가만히 멈춘 채 킁킁대기 시작했다. 개가 이끈 곳으로 갔을 때 아자타는 깜짝 놀랐다. 풀 사이로 흑인 아기의 발 한쪽이 빼꼼 보였다.

아자타가 급히 땅을 파자 그곳엔 푸른 수건에 쌓인 갓난아기가 있었다. 탯줄도 떼지 않은 아기는 간신히 숨을 쉬고 있었다. 태어나자마자 생매장된 듯했다.

아자타는 급히 911에 신고하고 아이의 입과 코에 묻은 흙먼지를 떼어냈다. 구조대가 도착한 뒤 병원으로 옮겨진 아기는 심한 저체온증 진단을 받았으나 기적적으로 건강을 회복하고 얼마 후 다른 가정으로 입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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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이름은 매튜 휘터커(Matthew Whitaker). 올해로 스무 살이 된 매튜는 그동안 아자타의 존재를 모르고 살아왔다. 매튜를 생매장하려 한 친부모는 나타나지 않았으며 그는 입양 가정에서 변호사의 꿈을 키우면서 자랐다.

그러다 최근 우연히 대모에게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들은 매튜는 자신을 살려준 여성을 찾아 나섰다.

특히 이 사연을 들은 매튜 친구의 어머니가 최근 라디오를 통해 수소문했고, 현지 유명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 '온 에어 위드 라이언 시크레스트(On Air with Ryan Seacrest)에서 두 사람이 20년 만에 재회할 수 있었다. 아자타가 매튜를 구한 지 딱 20년 만인 지난 16일(현지 시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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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생매장됐던 아기...구조해준 여성과 눈물로 재회

이날 아자타는 라디오 스튜디오로 들어와 매튜를 본 순간 눈물을 터뜨렸다. 매튜는 아자타를 꼭 안으면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두 사람의 재회에 라디오 스튜디오 전체가 눈물바다가 됐다.

아자타는 "비로소, 내 꿈이 이뤄졌다. 20년 동안 매튜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상상한 그대로 커줬다"면서 그동안 매튜의 근황을 수소문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매튜와 내가 처음 만난 것과 같은 방식으로 그가 나를 찾을 수 있길 바라왔다"고 말했다.

매튜를 구한 뒤 아자타의 삶도 완전히 바뀌었다고. 그는 비영리단체를 세우고 고아를 돕는 활동을 이어왔다.

애리조나 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매튜는 다가오는 그의 졸업식에 아자타를 초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YTN PLUS 문지영 기자
(moon@ytnplus.co.kr)

[사진 출처= Los Angeles Times, Children of One Planet, On Air with Ryan Seac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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