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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넌 '월드컵 아픈 발가락' 되지말아야 한다…WC 역사속 아픈 발가락

입력 : 2018-05-19 08:05:00 수정 : 2018-05-18 14:5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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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이하 FIFA월드컵 때 신태용 감독과 그의 애제자 이승우(왼쪽)가 약속이나 한 듯 나란히 혀를 내밀며 묘한 표정을 짓고 있다. 신 감독은 2018러시아월드컵 대표로 이승우를 깜짝 선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낳았다. 이승우가 러시아서 아차 실수라도 하는 날이면 신태용 감독에겐 '아픈 발가락'이 된다는 점을 알았음 한다. 

2018러시아월드컵이 한달도 남지 않았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한 말이지만 월드컵은 한국축구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엄청난 무대다.

잘하면 최고스타가 돼 돈과 명예가 따라 다니지만 잘못하면 '역전'으로 치부돼 재기불능상태까지 빠질 수 있다. 

특히 믿었던 선수가 삐긋하면 그 충격은 엄청나, 당사자는 트라우마에 걸릴만큼 고통을 겪게 된다.

이를 우리는 믿었던 도끼에 찍힌 '아픈 발가락'으로 부른다. 

국가와 감독, 동료 선수들에게 너무 큰 상처를 안긴 대표적 아픈 발가락을 모아 봤다.

▲ 신태용 비장의 카드 이승우, 아픈 발가락 되지 말아야

신태용 월드컵대표팀 감독은 최근 28명의 월드컵 예비엔트리를 발표했다. 오는 21일부터 모여 훈련을 하고 두차례 평가전(28일 온두라스, 6월 1일 보스니아)을 거친 뒤 23명으로 압축할 예정이다.

신태용 감독이 발표한 예비엔트리 중 가장 눈에 띄는 이가 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다.

13살 때 FC바르셀로나 유소년팀에 입단할 만큼 재주꾼으로 17세 대표시절 한국축구를 책임질 대들보감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후 주춤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지난해 20세이하 월드컵서도 우리가 원했던 만큼은 못한 이승우였기에 실망도 컸다. 이탈리아 베로나로 이적한 뒤 선발자리를 궤차지 못해 그의 가능성에 의문을 품는 목소리고 들려 왔다.

이런 상태서 신 감독은 이승우를 품어 안았다. 그를 러시아까지 데려갈 경우 신 감독이 느낄 부담은 굉장할 것이다.

잘하면 '성공적 세대교체', 실패하면 '감독 입맛에 맞춘 잘못된 선택'이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

그렇기에 이승우는 신 감독에게 아픈 발가락이 되지 말아야 한다. 2014브라질월드컵서 홍명보 감독이 자신의 선발원칙(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뛰어야 한다)을 깨고 박주영을 택했다가 호된 시련을 겪은 역사를 알아야 한다.

▲ 박주영, 2014월드컵서 기대치 이하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알제리전 후반 11분 김신욱과 교체된 박주영을 홍명보 감독이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명보는 2002월드컵 4강멤버이자 아시아선수로는 유일하게 월드컵 4회연속 출전한 한국축구계 보물이다. 2012런던올림픽 축구 대표팀을 이끌고 사상 처음 동메달을 차지했다.

이런 홍명보가 결정적 쓴맛을 본 것은 2014브라질월드컵. 소신을 꺾고 선발한 박주영이 슈팅조차 날리지 못해 팬들로부터 집중 비난을 받았고 홍 감독에게까지 화살이 돌아 왔다.

1무2패로 16강진출에 실패한 뒤 홍 감독, 박주영 모두 상당기간 가슴앓이를 했다.

▲ 하석주, 백태클 한번으로 차범근 명성에 큰 흠집 


1998프랑스 월드컵에서 하석주는 당치 차범근 감독에게 아픈 발가락이 됐다.

선수시절 세계적 명성을 얻었던 차 감독은 내심 월드컵 16강 진출을 자신했다. 대표팀 멤버도 짜임새가 있었고 같은조에 속한 네덜란드는 몰라도 멕시코와 벨기에는 해볼만 했다.

하지만 그 꿈은 첫경기, 멕시코전에서 깨지고 말았다.

하석주는 전반 28분 선제골을 넣은 3분 뒤 태클을 시도하다 레드카드를 받았다. 수적 열세에 시달린 한국은 1-3으로 역전패했다. 하석주 퇴장전까지 경기를 주도했기에 팬들이 받은 실망감은 엄청났다.

이후 대표팀은 네덜란드에 0-5로 참패, 월드컵 도중 차범근 감독 사퇴라는 대 참사까지 일어났다. 벨기에와 1-1로 비겼지만 기차가 떠난 뒤였다.

▲ 로베르토 바조, 4년간 악몽에 시달려


1994미국월드컵선 로베르토 바조가 이탈리아의 아픈 발가락으로 악명을 날렸다.

이탈리아는 월드컵 우승을 놓고 브라질과 120분간 사투끝에 0-0으로 승패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2-3으로 뒤진 상황에서 이탈리아 마지막 5번째 키커는 골게터 바조. 하지만 그는 볼을 골대 밖으로 차버리고 말았다.

생중계 방송화면에 잡힌 바조의 얼굴은 허탈함은 넘어서 공황상태에 빠진 듯했다.

오죽하면 바조는 훗날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PK를 다시 차고 싶다. 4년간 악몽에 시달렸다"고 고백했을까.

▲ 프리킥의 달인 베컴, 그도 아픈 발가락으로 '역적'소리에 신변위협까지

데이비드 베컴은 기가막힌 프리킥과 패스력, 잘생긴 얼굴과 쭉빠진 몸매 등으로 축구판에 걸려 있는 인기와 돈을 모두 차지했다는 말까지 들었던 슈퍼스타.

인생 대부분을 꽃길만 걸었던 그였지만 1998프랑스월드컵 아르헨티나와의 16강전은 악몽 그자체였다. 


은퇴한 뒤 베컴은 "내 축구 인생의 5가지 순간을 뽑으라면 가장 먼저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을 택하겠다"고 고백했을 만큼 그와 잉글랜드에 잊을 수 없는 참사였다.

당시 잉글랜드는 베컴을 중심으로 탄탄한 진영을 자랑했다.

잉글랜드는 오웬의 2골로 아르헨티나와 전반전을 2-2로 마친 뒤 후반서 일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후반 2분 아르헨티나 시메오네가 아크 정면에서 자신에게 푸싱 파울을 하자 23살의 혈기넘쳤던 베컴은 발을 들어 보복 가격을 하려 했다 이를 본 심판은 곧장 레드카드를 빼들어 베컴은 퇴장당했다.

10명이 싸운 잉글랜드는 승부차기까지 경기를 끌고 갔지만 결국 3-4로 패했다.

다음날 영론 언론 1명은 베컴을 '역적'으로 표현했고 베컴은 신변의 위협을 느껴야했다.

베컴이 발로 차지 않았기에 경고만 줘도 될 상황이었지만 퇴장시킨 주심 판정도 두고 두고 말이 많았다

▲ 루니, 2006월드컵 포르투갈전서 퇴장 당하고 호날두와 '원수' 돼

웨인 루니는 21살이전 2006년 독일 월드컵을 통해 월드컵 무대에 데뷔했다. 잉글랜드는 펄펄끓는 루니를 앞세워 우승을 목표했다.

잘나가던 잉글랜드는 포르투갈과 8강서 루니의 퇴장으로 휘청거리며 결국 승부차기 1-3으로 져, 꿈을 접었다. 


루니는 0-0이던 후반 17분 히카르두 카르발류의 발을 밟아 레드카드를 받았다.

당시 루니와 함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심판에게 달려가 루니가 카르발류의 발을 밟았다며 고자질했다.

이를 본 루니는 '너가 이럴 수가'라는 표정과 함께 호날두를 밀쳤다. 이후 두 사람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게 됐으며 불화설이 퍼졌고 호날두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 빌미가 됐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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