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에 속았다" 드루킹 옥중편지..경남지사 선거판 흔드나

박정양 기자 2018. 5. 18.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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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리드 속 김태호 추격..막판 뒤집기 가능할까 '촉각'
한국당 "감옥가야"vs민주당 "한심하다" 팽팽한 신경전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와 김태호 자유한국당 경남지사 후보 © News1

(서울=뉴스1) 박정양 기자 = 현 정권 실세로 알려진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에게 속았다는 내용이 담긴 '드루킹' 김모씨(49)의 옥중 편지가 한달도 남지 않는 6·13 지방선거 경남지사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일명 '드루킹 사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김 전 의원은 현재 민주당 경남지사 후보로 출마한 상태다. 각종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김 후보는 현재 지지율 50%대에 육박하는 당 지지율을 바탕으로 김태호 자유한국당 경남지사 후보와 10%포인트 이상 격차를 벌리며 리드중이다.

김 후보의 주장과 배치되는 내용이 담긴 드루킹의 옥중편지가 김경수 대세론에 제동을 걸지 아니면 별 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댓글조작 혐의로 구속중인 김씨는 A4 용지 9장 분량의 옥중 편지를 변호인을 통해 언론에 공개했다. 이 자백 편지는 김 후보가 경찰조사에서 "김씨 일당의 댓글조작 사실을 몰랐다"고 한 진술과 배치되는 내용들이다.

김씨는 편지를 통해 기사에 댓글을 달고 추천 수를 높이는 작업을 매일 김 후보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매크로(동일 명령어 반복 프로그램)의 제작에 들어갔고 김경수 의원에게 보고하고 개발이 진행됐다"며 "이때부터 매일같이 손으로 작업한 기사들의 목록을 김 의원에게 텔레그램 비밀방으로 일일보고 했고 김 의원은 매일, 적어도 저녁 11시에는 확인했다"고 밝혔다.

오사카 총영사 인사청탁 문제와 관련해선 "돌이켜보면 김 의원은 저를 또 경공모의 회원들을 용이하게 '이용해먹기' 위해 감언이설로 그때부터 무려 7개월 이상을 인사문제로 속이게 된다"고 적었다. 김 후보측이 작년 9월 오사카 총영사직을 제안했지만 이미 그해 5월 오사카 총영사 내정자가 따로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 김경수 의원도 우리와 함께 법정에 서서 죗값을 치르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이런 옥중편지가 공개되자 여야 협상을 통해 가까스로 드루킹 특검법안 관철한 한국당은 "김경수가 있어야 할 곳은 도청이 아니라 감옥"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김경수가 갈 곳은 경남도청이 아니라 감옥"이라며 "두 손으로 하늘을 가리는 참으로 뻔뻔한 정권"이라고 밝혔다.

김성태 원내내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드루킹의 옥중편지는 특검이 왜 필요한지, 특검이 수사해야 할 의혹이 과연 무엇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며 "민주당은 이래도 특검수사를 축소하려 발버둥 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주범 '드루킹' 김모씨 News1 민경석 기자

반면 민주당은 "범죄혐의자 드루킹의 가짜편지에 놀아나는 자유한국당이 한심하다"고 맞섰다. 김 후보도 이날 드루킹의 옥중편지에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는 소설같은 얘기"라고 일축했다.

이번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 중 하나인 경남지사 선거는 김경수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가운데 김태호 후보가 그 뒤를 추격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한국일보·KBS가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1~12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경수 후보는 46.2%로 김태호 후보(27.8%)를 큰 격차로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김유근 바른미래당 후보는 1.9%, '모르겠다'는 응답은 14.7%로 조사됐다. (부산·경남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대상 전화면접조사 방식 조사. 지역별로 각각 800명씩 응답했으며 유선전화 임의걸기방식(RDD)과 3개 통신사가 제공한 휴대전화 가상번호 사용, 응답률 부산 16.3%, 경남 18.7%)

그러나 경남 지역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홍준표 대표에게 패할 정도로 보수성향이 강한 곳이라 얼마든지 뒤집기도 가능하다.

더욱이 김태호 후보의 경우 거창군수와 2번의 경남지사, 2번의 국회의원 선거 등 나오는 선거마다 전승을 기록한 이력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는 문 대통령과 홍 대표간 자존심 대결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사실관계 여부를 떠나 드루킹의 변호인을 통해 공개된 이번 편지는 어떤 식으로든 선거정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선거 전날인 6월 12일 개최되는 북미정상회담 등 굵직한 남북관계 이슈가 예고되어 있는 만큼 파장이 크지 않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드루킹 옥중편지는 북미정상회담 등 남북관계라는 초대형 이슈에 묻혀 과거와 달리 선거에 큰 영향을 못 미칠 수도 있다"며 "다만 남북관계 이슈에 관심이 몰리면서 유권자들의 투표율도 상대적으로 낮아질 경우, 경남지사 선거는 기존 조직들이 탄탄한 한국당에 유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pj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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