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의 '이상한' 팝체인 상장..의혹 5가지

남궁민 기자 2018. 5. 18.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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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소수 독점 ②ICO 前 상장 ③THE E&M ④'복사' 코인? ⑤빗썸코인 개발진 참여

세계 7위(코인힐스 기준) 가상통화 거래사이트 빗썸의 '팝체인 상장'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거래사이트의 연루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지난 15일 빗썸은 팝체인(POPCHAIN)을 17일 세계 최초로 상장한다고 알렸다. 이와 함께 2500만개 팝체인을 에어드랍(사용자들에게 가상통화를 지급하는 것)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발표 직후 투자자들 사이에선 팝체인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지난달 30일 최초 발행된 팝체인은 발행된 지 한달도 안됐을 뿐 아니라 발행을 주도한 THE E&M의 인지도도 낮기 때문이다.

결국 빗썸은 지난 16일 오후 팝체인 상장을 중단한다고 밝혔지만 투자자들의 불신은 여전하다. 팝체인 논란의 주요 의혹 5가지를 정리했다.

①2개의 지갑이 코인의 91% 소유


지난 15일 기준 팝체인 소유 지갑 현황. 상위 2개 지갑이 각각 76.41%, 15%의 팝체인을 갖고 있다.

가장 큰 의혹은 팝체인 소유자가 소수에게 몰려 있다는 점이다. 상장 공지 당일 확인한 바에 따르면 팝체인은 2개의 지갑이 각각 76.41%, 15%를 소유하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가상통화가 주요 거래사이트에 상장되면 가격이 수십 퍼센트 이상 폭등한다. 따라서 팝체인이 상장될 경우 2개 지갑 소유자가 수익을 독식할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팝체인 재단은 "두 개의 지갑은 모두 팝체인 재단 소유"라며 "76.41%는 아직 토큰을 분배하기 전의 지갑이고 다른 15%는 마케팅 목적으로 쓰려고 보유한 지갑”이라고 설명했다. 기관에 프리세일한 물량이 아직 분배되지 않아 생긴 오해라는 주장이다.

②ICO도 하지 않고 주요 거래사이트 상장?
팝체인은 아직까지 ICO(가상통화 공개)를 하지 않았다. 지난 3월부터 빗썸에 새로 상장된 12개 코인 가운데 ICO 전에 상장된 사례는 단 한차례도 없다. 이번 상장이 더욱 이례적인 이유다. 소수의 투자자들이 대부분의 코인을 갖고 있을 경우 소수의 물량만 풀려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빗썸 관계자는 "세계 최초로 빗썸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공개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에어드랍을 통해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공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③발행 주관THE E&M,수년간 수백억 적자

THE E&M 주력 사업으로 꼽히는 팝콘TV 홈페이지. 성인인증이 필요한 성인방송이 주를 이룬다. /사진=팝콘TV 홈페이지

팝체인 발행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THE E&M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빗썸은 지난 15일 상장을 알리며 'THE E&M의 플랫폼인 팝콘TV와 셀럽TV를 활용한 블록체인 기반의 콘텐츠 서비스 플랫폼 도약을 꿈꾼다'며 팝체인의 잠재력을 강조했다.

하지만 THE E&M의 서비스인 팝콘TV의 상위권 방송 대다수는 성인인증 후 관람할 수 있는 성인방송으로 채워져 있다. 또 다른 서비스인 셀럽TV 또한 사용자 수가 수만명에 불과하다. 특히 THE E&M은 2013년부터 한 해(2016년)를 제외하고 매년 수백억원의 적자를 낸 기업으로, 앞서 제시한 비전에 걸맞은지 의문이 든다. 또한 THE E&M은 지난 3월21일 '내부회계관리제도 비적정'을 이유로 투자주의환기종목으로도 지정됐다.

빗썸 관계자는 "팝체인은 팝콘TV, 셀럽TV만이 아니라 다른 콘텐츠 사업과도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비즈니스적으로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④소스코드 베끼기

지난 16일 깃허브(Github)에 공개된 팝체인 소스코드 일부. 모네로 코인의 소스코드를 복사해 넣은 흔적이 발견됐다. /사진=깃허브

팝체인이 다른 가상통화의 기술을 베껴 만들어진 가상통화라는 의혹도 있다. 지난 15일 깃허브(Github)에 공개된 팝체인의 소스코드에서는 'Copyright (c) 2014-2016, The Monero Project'라는 코드가 발견됐다. 모네로의 코드를 그대로 복사해 사용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함께 비트코인과 대시의 소스코드도 발견됐다.

이에 대해 빗썸 관계자는 "ERC-20 기술 기반으로 만들어진 코인이 많기 때문에 비슷한 면이 있을 수 있다"며 "여러 코인들의 장점을 벤치마킹하다보니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다.

⑤'빗썸코인' 개발진이 만든 팝체인

빗썸코인 프로젝트 참가 개발자 명단. 이 가운데 Kwuliant Li, Lialvin, Mingrui는 팝체인 개발에도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빗썸코인 홈페이지

빗썸이 팝체인 상장에 직접적으로 연루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팝체인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팝체인 개발에는 울로드(ULORD) 플랫폼 개발에 참여한 개발진이 참여했다. 문제는 이들이 빗썸의 싱가포르 자회사 비버스터(B.Buster)가 진행 중인 빗썸코인(BTHB) 프로젝트 개발자 3명과 이름이 같다는 점이다. 투자자들은 빗썸이 직접 개발한 코인을 상장해 차익을 거두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빗썸 관계자는 "해당 개발자들은 빗썸의 종업원이 아니고 프로젝트에 참여한 중국 개발자들일 뿐"이라며 "블록체인 개발자 풀이 워낙 작기 때문에 같은 사람이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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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민 기자 serendip15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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