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제조업 키워드 '디지털 트윈' '개방형 생태계'
◆ 독일 4차산업혁명 현장 가다 ◆
BMW모터사이클 공장의 핵심은 '인간 중심의 4차 산업혁명'이었다. 독일은 이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시대를 넘어서 인간을 중심으로 하는 기술 발전 전략인 이른바 '소울웨어(SoulWare)' 4차 산업혁명을 실천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매일경제와 독일 전략컨설팅사인 롤랜드버거가 공동기획해 지난달 하순 독일 베를린과 하노버 일대에서 진행된 '인더스트리 4.0 부트캠프(Boot Camp·신병훈련소)'는 파괴적 혁신을 기하고 있는 독일 현장 곳곳을 찾아서 우리 기업들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했다.
신병 훈련소처럼 빡빡하게 짜인 일정과 혹독한 학습 과정으로 채워진 이번 부트캠프에 참석한 38명의 주요 기업·금융사 최고경영자(CEO)·임원들은 4차 산업혁명 파고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6가지 키워드를 건져냈다. 핵심 키워드는 △가상현실 우선 구현(Digital Twin) △확장 가능 플랫폼 구축(Tear Down Silo) △디지털 쓰나미에 맞서 빅데이터 효율적 활용(Digital Tsunami) △인프라 자체를 실험실로 활용(Infra is Lab) △인간과 기계 간 소통(Soulware) △무결점보다는 신속성(Speed Over Quality) 등이다.
독일에서 가장 시가총액이 많을 정도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SAP도 예외가 아니었다. 지난해 2월 SAP가 베를린 중심에서부터 스타트업과 협업을 위한 '데이터 스페이스(Data Space)'를 만들었다. 스타트업들은 '데이터 스페이스'에서 SAP와 3~9개월 같이 근무를 하고 성공적인 사업 육성의 발판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독일 기업들은 '디지털 트윈' 전략을 효율성을 높일 핵심 무기로 삼고 있다. '디지털 트윈'이란 가상현실(VR) 기술 등을 활용해 생산설비, 생산공정 등을 디지털로 구현해 시행착오를 줄이고 이를 그대로 현실로 가져오는 전략이다. 마세라티는 신차 개발 시 '디지털 트윈' 전략을 구사했다. 지멘스 디지털팩토리 전략 담당 게오르크 아른스발트 부사장은 "지멘스 '마인드스피어'를 적용한 뒤 개발 기간은 30% 단축됐고, 차량 생산은 3배 더 많이 하게 됐다"고 말했다.
■ 스마트시티 앞서가는 獨
맨홀뚜껑부터 자율주행버스까지…도시 전체가 4차산업혁명 실험실
캠퍼스 안에는 시스코, 슈나이더일렉트릭, GE, 나이키 등 유명 기업 외에도 세계적 연구기관인 프라운호퍼연구소, 독일철도청 DB(Deutsche Bahn AG) 등이 자리잡고 있다. 이런 생태계에서 혁신을 주도하는 주체는 스타트업이다. 대표적인 곳이 인프라랩(InfraLab)이란 회사다. 이 회사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도시 기능에서 아이디어를 발굴했다. 같은 노선을 반복 운행하는 버스를 빅데이터 수집장치로 쓰는 것이 그런 예다. 맨홀 뚜껑마다 센서를 부착하고, 버스에 센서 감지기를 달아서 각종 도로 정보를 수집한다. 도로에서 평소와 다른 이상이 감지되면 발빠른 대처가 가능하다. 거리에 있는 쓰레기통 고장 여부도 버스가 지나가며 파악해 효율적으로 관리한다. 사회 인프라 자체가 하나의 실험실(Lab)로 쓰이는 셈이다.
보르디니 키쿠시 인프라랩 창업자는 "모바일 센서, 기술, 교통수단이 결합되면 무궁무진한 빅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며 "이런 수요를 가진 기관, 회사들을 연결해주는 것이 큰 산업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관들이 매달 회비를 납부하며 이 플랫폼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인프라랩은 이런 회사들을 전 세계적으로 연결해보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독일철도청이 투자해 캠퍼스에 들어온 이노Z(innoZ)의 사업모델도 독특하다. 전통적인 철도 인프라 업체가 모든 이동수단을 하나로 묶는 작업을 이노Z를 통해 시도한다. 여행자가 스마트폰 하나만 등록하면 철도·버스·자가용은 물론 비행기·경전철·택시·자전거까지 한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추진 중이다.
[독일 베를린·하노버 = 박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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