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크림반도 연결다리 트럭 몰고 건넌 푸틴

최민지 기자

첫 육로 19km ‘크림교’ 개통 ‘강제 병합 돌이킬 수 없다’

전 세계에 보여주기 의도, 푸틴 “나라 전체가 공들여”

<b>국제 제재 받는 러 국영기업 트럭 타고…</b>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트럭 운전석)이 15일(현지시간) 크림반도와 러시아 남부를 잇는 크림교 개통 기념행사에서 러시아제 카마즈 트럭을 직접 운전해 다리를 건너고 있다.  케르치 | AP연합뉴스

국제 제재 받는 러 국영기업 트럭 타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트럭 운전석)이 15일(현지시간) 크림반도와 러시아 남부를 잇는 크림교 개통 기념행사에서 러시아제 카마즈 트럭을 직접 운전해 다리를 건너고 있다. 케르치 |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운전대를 잡은 오렌지색 카마즈 덤프트럭이 시동을 걸자 크레인 등 대형 차량 35대가 뒤를 따랐다. 행렬은 19㎞를 달려 ‘크림교’를 건넜다. 타스통신은 2014년 러시아가 강제병합한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연결하는 크림교가 16일(현지시간) 개통됐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정식 개통일을 하루 앞둔 15일 러시아산 카마즈 덤프트럭을 직접 몰아 다리를 건넜다. 트럭 내부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러시아 국영방송으로 생중계됐다. 푸틴은 이후 크림반도 케르치에서 열린 기념행사에서 “크림교 건설에 나라 전체가 공을 들였다. 결과는 훌륭하다”고 말했다.

크림교는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주와 크림반도의 케르치를 연결한다.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첫 육로다. 크림교는 2016년 2월 착공해 2년3개월 만에 개통됐다. 길이 19㎞로 러시아는 물론 유럽에서 가장 길다. 다리 건설에는 2280억루블(약 3조9400억원)이 투자됐다. 다리는 16일 개통된 왕복 4차선 도로와 2019년 개통 예정인 철로로 이뤄졌다. 도로에는 하루 최대 4만대가 다닐 수 있다.

이날 행사는 여러모로 상징적이었다. 푸틴이 몬 트럭은 러시아 국영기업의 제품으로 푸틴의 옛 국가보안위원회(KGB) 동료인 체르게이 체메조프가 운영한다. 다리 건설을 맡은 회사도 푸틴의 유도 파트너였던 아르카디 로텐버그가 이끌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미국의 제재 대상이다. 2014년 2월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병합한 이후 미국, 유럽연합(EU) 등은 러시아에 전방위적인 제재를 가해왔다.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도 러시아의 크림 병합을 불법 점령이라며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크림교 건설은 크림반도의 주인이 러시아임을 알리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CNN은 “크림교 개통은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의 물리적 통일을 의미한다”며 “러시아 정부에 크림반도 병합과 다리 개통은 애국심의 원천”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도 “푸틴의 결의와 권위를 보여주기 위한 전형적 행사”라며 “크림반도 병합은 돌이킬 수 없음을 전 세계에 보여주려는 시도”라고 했다. 푸틴은 크림반도 강제병합 4주년인 지난 3월18일 치러진 대선에서 77%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우크라이나는 강력 반발했다.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은 “크림교는 러시아가 국제법을 무시한다는 또 하나의 증거”라고 비난했다. EU도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동의도 없이 다리를 건설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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