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세현 "회담 책임자는 트럼프..참모들 주장 교통정리할 듯"

손석희 입력 2018. 5. 16. 21:50 수정 2018. 5. 17.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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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이미 7년 전에 '리비아식 해법' 거부했는데 볼턴이 다시 거론"
"트럼프, 정치적 타격 고려해 북미회담 성공시킬 것"

■ 인터뷰의 저작권은 JTBC 뉴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20:00~21:20) / 진행 : 손석희

[앵커]

오늘(16일) 갑작스럽게 북한이 고위급 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한다고 밝히면서 여러가지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죠. 앞서 1부에서는 북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밝힌 담화문 그리고 고위급 회담 연기 조치의 의미를 다각도로 좀 짚어봤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 의견을 들을 분이 있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금방 떠올리시는 분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바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입니다. 연결해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과연 북한이 의도하는 바는 무엇인지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봐야되는 것인지 앞으로 전망을 어떻게 해야되는 것인지 한 걸음 더 들어가보겠습니다. 영상으로 연결되어있습니다.

정세현 전 장관님, 김계관 부상의 담화를 보면 미국의 요구를 구체적으로 열거하면서 문제제기를 하고 있습니다. 여태껏 북미 간의 협상이 순항하고 있다고 전해 졌는데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어떤 불협화음이 그 뒤에서는 있었다고 봐야 하는 걸까요?

[정세현/전 통일부 장관 :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두 번째 평양 다녀올 때까지는 순항했던 것 같아요. 두 사람이 폼페이오 장관과 김정은 위원장이 사진 찍을 때 그 표정을 보면 굉장히 밝은 표정이었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다녀온 뒤에 폼페이오 장관보다도 볼턴 안보보좌관이 자꾸 이번 북미정상회담의 문턱을 높이는 얘기들을 하지 않았어요. 핵무기 외 생물무기, 화학무기까지 WMD 대량살상무기 전체를 폐기시켜야 한다는 얘기까지 하면서 그게 아마 북한을 상당히 자극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 중에도 북한이 싫어할 내용이 있어요. 북한이 비핵화하면 대폭적인 경제 지원을 해 주겠다 하는 얘기는 선비핵화 후경제지원이라고 하는 리비아 방식을 떠올리게 하는 그런 발언들입니다. 그것도 아마 마음에 좀 들지 않았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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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에 몰린 북?…그간 미 핵심참모진 발언 살펴보니
→ 기사 바로가기 : http://news.jtbc.joins.com/html/946/NB11635946.html

[앵커]

북한 주민들이 고기를 먹게 해 주겠다거나 이런 발언은 사실 표현으로 놓고 볼 때도 북한으로서는 좀 받아들이기 어려운 자존심 상한 그런 표현들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고요. 다만 고위급회담 연기 결정 보도는 조선중앙통신사의 보도로 나왔고 김계관 부상의 발표 역시 개인 담화라는 형식을 취했습니다. 이런 것을 보면 북한이 이제 반발은 하면서도 톤 조절을 하지 않았느냐, 이런 느낌도 없지 않은데 그건 어떻게 보십니까?

[정세현/전 통일부 장관 : 맞습니다. 만약 남북대화, 고위급회담 대화 관련해서 저쪽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성명이 나왔다거나 이렇게 되면 상당히 심각한데 조선중앙통신 보도 형식으로 나왔다는 사실. 신문 보도, 보도자료 배포 정도죠. 그 다음에 미국에 대해서는 공화국 성명이나 외무성 성명도 아니고 더구나 외교부 대변인 성명도 아니고 과거에 북미회담 경험이 많은 김계관 제1부상의 이름으로 나왔어요. 그것도 담화입니다. 그러니까 외무성 부상이기는 합니다마는 담화 형식으로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좀 격이 낮다고 그럴까 그렇게 봐야 되고 그 다음에 김계관 부상은 아마도 북미정상회담의 배석인은 아닐 겁니다. 그런 점에서는 미국 측에 앞으로 쓸데없는 요구를 하지 말라 하는 일종의 경고 정도로 저는 봐야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 관련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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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바로가기 : http://news.jtbc.joins.com/html/943/NB11635943.html

[앵커]

아무튼 그래서 그런지 백악관 쪽에서는 북미정상회담은 아마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공식적으로 조금 전에 나왔는데 그 내용은 보다 자세한 소식이 들어오는 대로 저희들이 연결해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뉴스 시간 중에 들어오면 말이죠. 그런데 아시는 것처럼 김정은 위원장이 폼페이오 국무장관과의 두 차례 회동에서 미국 요구를 사실상 대부분 수용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아까 제가 첫 질문한 것과 연관되는 것이지만 거기에 다른 이견이 있었던 것인가, 그 두 번의 만남에서도. 그런 것은 어떻게 보십니까?

[정세현/전 통일부 장관 : 그런 얘기도 돌아다닌다고 그래요. 그런데 저는 그러니까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을 두 번째 갔다 온 직후까지는 괜찮았다고 봅니다. 그런데 돌아온 뒤에 미국 내 여론이 좀 역류하면서 말하자면 북한을 믿지 못한다는 것이 기본이죠. 거기에 영합하는 듯한 볼턴 안보보좌관의 얘기 같은 것이 북한한테는 이게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장외에서 압박 전술을 쓰는 거냐. 말하자면 사전에 초죽음을 만들어서 회담을 하겠다는 거냐 하는 식으로 생각하면 아마 아니겠죠. 자존심 문제도 있고…]

[앵커]

죄송합니다. 볼턴이 거론한 리비아식 해법에 대해서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북한이 수용하지 않겠다는 확실한 입장이라고 봐야 될까요?

[정세현/전 통일부 장관 : 북한이 리비아 방식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것은 이미 7년도 더 된 얘기입니다. 그러니까 2003년에 미국이 선비핵화 후경제지원 또는 후수교 약속을 그렇게 약속해서 리비아가 먼저 비핵화를 하지 않았습니까? 거기에 대해서 경제 지원도 해 주고 수교도 해 줬습니다. 수교는 2006년에 했죠. 2003년에 비핵화 시작이 되고. 그런 뒤에 2012년에 미국이 영국군하고 같이 나토의 모자를 쓰고 리비아에 들어갔어요. 그래서 반카다피 군대를 지원하면서 카다피가 비참하게 몰락을 했죠. 바로 그때 북한은 우리한테는 절대로 리비아 방식을 쓰려고 하지 마라. 우리는 절대로 선비핵화하지 않는다. 비핵화를 하더라도 수교뿐만 아니라 체제 보장, 군사적으로 치지 않겠다는 보장을 하지 않으면 안 하겠다는 얘기를 7년 전에 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정세현/전 통일부 장관 : 볼턴은 지금 과거 15년 전 얘기를 들고 나온 거예요.]

[앵커]

그러면 이 시간 이후에 볼턴이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우선 관심사이기는 한데 저희가 아까 워싱턴 연결해서 들어본 바에 따르면 볼턴은 지금 아무런 반응이 아직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모르겠습니다. 그쪽도 날이 밝았고 볼턴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는데 그 부분을 매우 좀 중시해서 봐야 되겠군요. 볼턴이 리비아식 해법을 지속적으로 강조할 것이냐 아니면 그 부분에 있어서 예를들면 트럼프 대통령이나 누군가가 자제를 요청할 것이냐 하는 문제로 보이는데 어떻게 예상을 하십니까?

[정세현/전 통일부 장관 : 백악관에서 북미회담은 계속 할 것이다, 준비할 것이다 하는 이야기를 한다면서요.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 보좌관의 발언 수위를 조절하려고 지시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볼턴의 발언 때문에 판이 깨지면 트럼프 대통령도 정치적 타격이 크죠. 그런 점에서는 성공시켜야 한다는 필연성이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폼페이오 장관하고 볼턴 보좌관 사이에 일종의 역할 분담이 있었던거 아니냐 하는 그런 추측은 해 왔습니다. 왜냐하면 폼페이오는 지속적으로 장밋빛 미래를 얘기했고 볼턴은 지속적으로 리비아식 해법이라든가 이런 강경모드를 지속해 왔는데 그것이 일종의 흔히 얘기하는 굿캅, 배드캅의 역할을 서로 분담해서 하는 거 아니냐 하는 그런 예상을 해 왔는데 지금 상황을 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두 사람 사이에 혹시 이견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까?

[정세현/전 통일부 장관 : 폼페이오 장관의 이야기도 북한이 비핵화를 하면 경제적 지원을 통해서 한국만큼 잘 살게 해 주겠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까? 바로 그 선비핵화 후경제지원 모델로 가는 게 아닌가 하는 그런 의심을 하고 있을 거예요, 북한은 지금. 그러니까 폼페이오와 볼턴이 역할 분담을 하는 게 아니라 볼턴이 하는 얘기를 리비아 방식을 폼페이오가 풀어서 한다고 생각한다면 북한은 둘이 똑같다고 생각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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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바로가기 : http://news.jtbc.joins.com/html/948/NB11635948.html

[앵커]

그렇군요. 그 부분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하면 오늘 김계관 제1부상의 발언에서도 바로 그런 부분이 눈에 띄었는데 다시 말하면 경제를 발전시켜주겠다고 장밋빛 전망만을 제시하는 것은 우리가 바라는 것이 아니다. 결국은 가장 중요한 것은 체제 보장이다 하는 것인데 그렇다면.

[정세현/전 통일부 장관 : 군사적으로 치지 않겠다는 약속.]

[앵커]

그렇죠. 그 부분을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그렇다면 북한 쪽에 제시를 할 것이냐 하는 문제인데 그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그러면?

[정세현/전 통일부 장관 : 지금 이 회담의 책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죠.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 재선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는 지금 볼턴과 같은 그런 목소리, 볼턴의 주장 같은 것은 억누르려고 그럴 거고 폼페이오도 적절한 선에서 북한한테 잘못된 사인을 보내지 말라고 교통정리를 하지 않겠나 생각입니다. 그러니까 참모들에게 휘두르지 않아야 된다고 하는 점들을 5월 22일날 한미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확실하게 트럼프 대통령에게 입력을 시켜드릴 필요가 있어요.]

[앵커]

아까 저희들도 그 문제를 다루기는 했습니다마는 따라서 22일에 한미정상회담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 됐는데 그렇다면 이 모든 상황이 북쪽이 이렇게 중간에 미국을 향해서 경고를 보내는 것만으로 예를 들어서 미국이 그러면 자세 변화를 해서 회담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트럼프는 단지 자신의 정치적 이익 이런 것을 위해서 그렇다면 북한의 이야기를 다 들어줄 것이냐.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있는 거 아닌가요? 다시 말하면 북미정상회담은 결국은 열릴 것이다 하는 그런 매우 뭐랄까요. 낙관적인 생각에 그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 도래하지는 않을까요, 혹시?

[정세현/전 통일부 장관 : 아니요. 그런데 미국 정부에서 그렇게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다고 그냥 희망적 관측으로 얘기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트럼프 대통령로서는 이 회담을 꼭 성공시켜야 돼요. 그렇지 않으면 정치적으로 몰락이니까 스캔들도 다 들고 일어날 거고 재선은 난망이고 그렇게 되지 않겠습니까? 그것이 단순한 그냥 낙관적인 전망만은 아니고 말하자면 불가피하게 성공시켜야만한다. 그러기 위해서 미국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는 지금 아마 상당히 고민할 거고 그게 정리가 되면 그 사람들은 북미 간에는 물밑 접촉이 우리보다 훨씬 쉬워요, 남북보다. 그런 점에서는 물밑 접촉을 통해서 북한의 입장을 좀 완화시키고 또 미국도 태도를 바꾸고 이렇게 해서 북미정상회담은 원래 일정대로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저는 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었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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