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안전하다더니"..식약처 생리대 조사 논란

신방실 입력 2018.05.16. 21:29 수정 2018.05.16.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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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성분들이 사용하는 생리대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된다는 소식 때문에 지난해 한바탕 큰 논란이 벌어졌었죠.

결국 식약처가 나서서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함으로써 논란이 수그러들긴 했는데요.

KBS가 최근 확인해 보니 당시 식약처 실험 과정에 문제가 있었고 안전성 여부도 장담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신방실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상품 진열대에서 생리대를 둘러보는 여성들.

유해성 논란이 있은 뒤로는 제품에 선뜻 손이 가지 않습니다.

[지현아/서울 영등포구 : "믿을 수가 없죠. 그래서 저 같은 경우도 천으로 된 면 생리대로 싹 바꿔버렸거든요."]

지난해 식약처의 실험은 발암물질인 벤젠 등 휘발성 유기화합물 검출에 집중됐습니다.

생리대를 작게 잘라 실험했더니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은 생리대가 많았다고 식약처는 밝혔습니다.

[이영규/생리대 안전검증위원회 부위원장/지난해 9월 : "안전성 측면에서 위해 문제가 확인된 제품은 없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KBS가 입수한 식약처 내부 문건을 보면 당초 발표와 결과가 다릅니다.

헥산이나 벤젠 등 유해물질이 대부분 불검출로 나온 발표와는 달리 검출된 제품이 늘어납니다.

두 실험의 차이는 시료의 무게, 최종 발표 당시 생리대 시료는 0.1 그램.

그러나 KBS가 입수한 내부 문건은 0.5그램으로 실험한 내용입니다.

왜 유해물질 검출이 적게 나온 실험 결과만 발표했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 : "실험하는 모든 과정은 0.1g으로 세팅을 했고요. 처음에 0.5g도 해봤겠죠. 그런데 최적의 조건을 잡은 게 0.1g으로..."]

생리대 1개의 무게는 5그램 정도, 0.1그램 시료는 50분의 1에 불과합니다.

시료의 양이 충분하지 않으면 유해물질의 검출 확률도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시료 채취 과정도 문제점으로 지적됩니다.

생리대를 가위로 자르는 과정에서 휘발성이 강한 유해물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겁니다.

[이덕환/서강대 화학과 교수 : "VOCs가 외부로 방출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충분히 염두에 두고 실험을 했어야 되는데 식약처 실험 과정에서는 그런 흔적이 보이지 않아요. 전부 또는 일부가 방출된 다음이니까 의미가 없는 거죠."]

생리대 부작용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이어지면서 식약처 실험 결과에 대한 의문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신방실입니다.

신방실기자 (weezer@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