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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징금 못내" 페북, 행정소송 제기..망사용료 폭탄 피하기?

강은성 기자 입력 2018.05.16. 17:50

페이스북이 방송통신위원회의 과징금 3억9600만원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페북이 행정소송을 제기한 속내는 과징금 액수에서 기인한다기보다 과징금을 내는 순간 글로벌 시장에서 최대 수조원에 달하는 망사용료를 내야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페북이 KT 한곳에 지불한 망사용료는 연간 150억원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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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억 과징금 인정하면 국내서만 年400억 망사용료 내야
케빈 마틴 페이스북 수석부사장(왼쪽)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과 만나 한국법 준수와 정책 협력을 약속했지만, 방통위의 과징금 처분에 승복할 수 없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방송통신위원회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페이스북이 방송통신위원회의 과징금 3억9600만원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페북이 행정소송을 제기한 속내는 과징금 액수에서 기인한다기보다 과징금을 내는 순간 글로벌 시장에서 최대 수조원에 달하는 망사용료를 내야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페이스북의 한국법인 페이스북코리아는 지난 13일 방통위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행정처분 집행정지를 신청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방통위가 적시한 '이용자 이익침해'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게 페이스북의 소송 제기 이유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 3월21일 페이스북코리아가 국내 통신이용자 이익을 침해했다며 과징금 3억9600만원과 시정명령을 내렸다. 국내 통신사들과 원만한 망사용료 지불에 관한 협상을 체결하라는 명령도 포함됐다.

페이스북코리아는 이에 대해 "행정소송을 하지 않고 방통위 징계를 그대로 수용한다면 페이스북이 이용자 이익을 침해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페이스북은 개인소비자대상(B2C) 기업이고, 이용자 이익이 사업과 직결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소명을 (법적 절차를 통해) 한번 더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의 행정소송 제기는 망사용료 폭탄을 막아보자는 속내가 깔려있다는 게 지배적인 해석이다. 페북 입장에선 방통위의 과징금 및 시정명령 처분을 받아들일 경우 분쟁 당사자인 SK브로드밴드(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3사에게 망사용료를 지불한다는 조건을 받아들이는 셈이다. 페북이 KT 한곳에 지불한 망사용료는 연간 150억원정도였다.

지난 1월 페북 본사의 케빈 마틴 부사장이 방한해 이효성 방통위원장을 만나 "내년부터 한국 매출을 공개하고 세금을 납부하는 등 한국법을 충실히 따르겠다"며 저자세로 나올때만 해도 망사용료 협상은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모두 KT 수준의 망사용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페이스북은 더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 과징금은 4억원정도에 불과하지만, 이를 계기로 연간 450억원에 이르는 망사용료를 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페북이 전세계 국가에서 취하고 있는 '1국가 1서버' 정책도 이번 행정소송의 주요 배경으로 볼 수 있다. 페이스북이 KT에 지불한 망사용료는 엄밀히 말해 망 사용료라기보다 '캐시서버' 비용이다.

페북은 대용량 동영상 콘텐츠 등의 원활한 접속을 위해 미리 콘텐츠를 다운로드 받아 접속 속도를 높이는 '캐시서버'를 KT에 두고 운영하고 있다. 이 캐시서버를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에도 별도로 두거나, 혹은 이전과 같이 KT 캐시서버에 중계접속을 하는 대신 페이스북 측이 별도의 망사용료를 지불하는 것이 이번 협상의 주 내용이다.

방통위 권고에 따라 통신3사와 모두 망사용료 계약을 맺을 경우 페북 입장에선 막대한 망사용료 외에도 '1국가 1서버'라는 원칙이 무너지는 형국이 된다. 이는 곧 페북이 진출해 있는 타 국가에서도 동일한 분쟁을 초래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가 된다. 이렇게 되면 한국에서 연간 450억원의 망사용료를 지불하는 수준이 아니라 전세계 국가별로 천문학적인 망사용료를 개별지불해야 하는 상황까지 초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sth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