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남북고위급회담 연기, 찻잔 속의 태풍…오늘 핫라인 통화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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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5월 16일 09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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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북한이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을 비난하며 16일 예정됐던 남북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통보한 것과 관련,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길게 봐서는 찻잔 속의 태풍”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상황이)좋은 건 아닌데 북미정상회담에는 영향을 안 미칠 것 같고 미북 간에는 이미 물밑으로 본격화되리라고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이 지적한 맥스선더 훈련과 관련, “연례 훈련이고 방어 훈련이라고 하지만 그건 으레 하는 얘기고, 북한으로서는 조금 당황했을 것”이라며 “F-22 전폭기가 8대가 뜨고 B-52 장거리 폭격기가 뜨면 북한은 놀란다”고 전했다.

그는 “문제는 국방부가 F-22기 스탤스 전투기가 8대 들어간다, B-52가 뜬다는 것을 통보는 받았을 것”이라며 “그러면 미국한테 이거는 영 곤란하지 않느냐, 좀 축소를 해서 하자는 얘기를 했었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과정을 시작했다고 그랬다. 주변부는 벌써 폐기를 시작했다고 38노스가 인공위성을 통해서 판독한 결과를 보고하지 않았는가. (북한은)상당히 성실하게 하는데 우리 국방부가 좀 게을렀다”며 “이렇게 대대적이고 위협적인 무기가 동원되는 경우에 북한의 반응은 충분히 예상되는 바니까 이것 좀 줄이자는 얘기를 했었어야 되는데 (국방부가)안했고, 청와대도 방심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 전 장관은 “그동안 우리 쪽, 야당 같은 데서는 북한의 진정성을 많이 의심했는데, 북한에서는 우리 정부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됐다. 이건 미리 알아서 해줬어야 했다”며 “앞으로 많은 회담을 앞두고 북미정상회담이라든지 남북 간에도 회담을 많이 해야 된다”고 조언했다.

정 전 장관은 “핫라인이 가동됐다는 뉴스가 안 나오는 것도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더니 이런 일들이 물밑에서 일어나고 있었기 때문인가 하는 생각도 들긴 든다”며 “아마 오늘 중으로 (남북 간 핫라인 통화를)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예정됐던 남북고위급회담 북측 대표단 구성에 대해서는 “저쪽(북한)에서도 회담 대표단 구성하는 걸 보니까 좀 물가에서 숭늉 찾는 그런 대표단을 보내더라. 철도성의 부상,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 보내고”라며 “민경협은 아마 개성공단 재개 문제고 철도성 부상은 남북철도 현대화 문제일 텐데, 현대화 문제는 돈이 많이 드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물론 지금부터 협의를 시작해야 될 문제이기는 하다”며 “오늘 (남북고위급회담을)안 한다고 해서 못 할 일은 아니기 때문에 큰 걱정은 안한다”고 말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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