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기도는 절반, 서울은 전액'..시간선택제 공무원 성과급 제각각

송이라 입력 2018.05.1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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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지난해 성과상여금 환수.."강행규정 따른 것"
서울시, 전일제 공무원과 동일 지급.."차별 금지"
행안부 "지자체 자율로 판단해야..해석 열어준 것"
경기도청의 시간선택제 공무원 성과상여금 환수 공문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경기도청에서 근무하는 시간선택제 공무원 김수향(가명)씨는 최근 지난해 성과상여금으로 받은 금액의 절반을 환수한다는 공문을 받았다. 전일제 공무원의 절반인 주 20시간만 근무했으니 성과상여금도 절반만 받아야 하는데 행정직원의 착오로 전액 지급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전일제 공무원들은 병가를 다녀오거나 육아휴직 등으로 1년 중 두달 이상만 일해도 성과상여금은 전액을 지급한다”며 “ 시간선택제공무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성과달성과 무관하게 무조건 상여금을 절반만 주겠다는 말에 이 일을 계속해야할 지 회의를 느꼈다”고 토로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고용율 70%’ 달성을 위해 도입했던 ‘시간선택제(이하 시선제) 공무원’의 성과상여금 지급을 두고 지방자치단체별 서로 다른 잣대를 들이대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도는 ‘지방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시간비례 지급이 원칙이라고 판단한 반면 서울시는 같은 규정의 세부지침인 ‘지방공무원인사분야 통합지지침’ 및 ‘지방공무원보수업무등 처리지침’에 따라 전일제공무원과 동일한 성과금 지급을 권고하고 있다.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는 “지자체가 재량껏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지자체장이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시선제 공무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게끔 운용의 묘를 발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시간선택제공무원 성과상여금 운영 관련 서울시 권고사항
◇경기도 “상여금 반납하라” VS 서울시 “전일제와 동일지급”

최근 경기도청은 시선제 공무원들에게 지난해 지급했던 성과상여금 절반을 환수한다는 공문을 전달했다. 시간선택제공무원이란 임신·육아 등 경력단절을 겪는 여성들을 타깃으로 2014년 도입한 제도로 공무원 신분과 정년을 보장하되 전일제공무원의 절반인 주20시간만 근무하고 급여도 절반만 받는 형태를 말한다. 하지만 각종 수당이나 승진연수 등 모든 부분에서 시간에 비례해 제도를 설계하다보니 차별적 요소가 많은 탓에 3년간 4000명 이상 채용했지만 절반 이상이 중간에 퇴직하거나 임용을 포기해 현재 2000여명만이 근무 중이다.

경기도청 인사과 관계자는 “3000여명에 달하는 공무원들의 성과상여금을 계산해 지급하다보니 일부 착오가 생겨 환수하는 것 뿐”이라며 “대통령령인 ‘지방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 근거해 시선제공무원들은 성과금도 절반만 지급하는 게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이 규정에 21조 2에 따르면 ‘시간선택제근무를 하는 공무원에게 지급하는 수당 등은 정상근무할 때에 받을 수당 등을 기준으로 해 근무시간에 비례하여 지급한다’고 정하고 있다. 경기도 측은 이 규정이 강행규정이어서 시선제공무원들의 성과상여금은 ‘수당 등’에 포함해 반드시 반액지급을 해야 하고 지자체장의 재량에 맡기려면 이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경기도의 설명과 달리 다른 지자체에서는 전일제 공무원과 동일하게 전액을 지급한다. 이 또한 법적 근거가 있다. 수당 규정의 세부지침을 정해놓은 ‘지방공무원보수업무등 처리지침’ 및 ‘지방공무원인사분야 통합지침’에 따르면, 시선제공무원의 성과상여금은 전일제공무원과 동일하게 지급 가능하고 필요시 근무시간에 비례해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또 시선제공무원은 보수·복리후생 등 인사관리에 있어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일제공무원과의 차별금지 원칙에 따라 서울시는 시선제공무원의 성과상여금을 전일제공무원과 차별없이 동일하게 지급하고 각 자치구에도 이를 권고하고 있다”며 “포괄적인 법령의 내용을 세부적으로 정해놓은 지침에 따라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동일한 법령과 지침을 적용하는 자치단체별로 해석을 달리하면서 정 반대의 결과를 낳은 셈이다.

정성혜 전국통합공무원노조 시간선택제본부 선전국장은 “같은 공무원인데도 마치 계급사회처럼 전일제공무원과 차별적 요소가 많아 상대적 박탈감만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행안부 “지방분권시대 자율성 준 것…판단은 지자체 몫”

문제는 명확하게 교통정리를 해야 할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가 지자체의 재량권만을 내세우며 뒷짐만 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 정부 들어 행안부는 시선제공무원 의무채용비율조항을 삭제하는 등 제도 운영의 태도가 소극적으로 바뀐데다 지방분권을 핵심기치로 삼아 지자체에 판단과 책임을 이양한다는 방침이다.

황범순 행안부 지방인사제도과장은 “같은 시간제공무원이라고 해도 시간과 관계없이 성과를 낸 직원이 있을 수 있고 시간에 비례해 성과를 측정해야 하는 자리가 있다”며 “전적으로 개별 지자체장의 판단에 따라야 하며 행안부는 보수지침을 통해 지자체의 다양한 해석에 대해 열어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자체가 시선제공무원들의 성과상여금 지급원칙을 일률적으로 정해달라는건 지방분권 시대에 지자체에 권한을 넘겨주는데도 오히려 족쇄를 채워달라고 요구하는 꼴”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아무리 태생이 불완전한 제도라도 이미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존재하는 만큼 지자체장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문제해결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진우 인제대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이 문제는 지자체별로 상황에 따라 건별로 판단해야 한다”며 “시선제공무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현재 법령의 테두리 내에서 최대한 이들에게 유리한 해석을 내리는게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송이라 (rassong@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