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 '블랙리스트'로 취업방해..노조원, 결국 개명까지
[뉴스데스크] ◀ 앵커 ▶
삼성이 노조 활동에 적극적인 직원들을 해고한 뒤에 다른 직장에 취업하지 못하게 방해한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노조원 블랙리스트가 무슨 신원조회 자료처럼 활용됐습니다.
한 해고노동자는 이름을 바꾼 뒤에야 재취업 할 수 있었습니다.
이지선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노사협상에 앞장섰던 신 모 씨는 지난 2013년 6월, 회사로부터 갑자기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아이들을 책임져야 하는 신 씨는 당장의 생계를 위해 복직 소송 대신 새 직장을 구했습니다.
전자제품 매장이었습니다.
[신 모 씨/ 전 삼성전자서비스센터 노조 간부] "채용돼서 한 일주일 정도 출근했는데, '매출이 부진해서 폐점한다'고, '부득이하게 그리됐으니까 그만둬야 된다'라고 얘기를 하는 거예요."
하지만, 신 씨가 그만둔 이후 폐점한다던 매장은 계속 정상영업을 이어갔고, 1년이 지난 뒤에야 속사정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삼성이 만든 블랙리스트에 신 씨의 이름이 들어 있었던 겁니다.
[신 모 씨/ 전 삼성전자서비스센터 노조 간부] "사원코드를 신청하니까 제가 블랙리스트로 올라가 있는 거죠. '노조 때문에 그런 게 맞냐'고 하니까 '맞다'고…"
이런 일은 계속 반복됐습니다.
삼성전자 가전을 직영 판매하는 가전 전문 매장에서도 신 씨의 채용은 역시 거부됐습니다.
견디다 못한 신 씨는 결국 이름을 바꿨고, 그제서야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신 모 씨/ 전 삼성전자서비스센터 노조 간부] "아…이름을 바꿔야 되겠다'라고 생각을 했죠. 왜냐면 내 이름이 어디든 삼성과 관련된 데만 들어가면 걸릴 것 같은 거죠."
삼성의 노조 파괴 공작 실체를 수사중인 검찰은 실제로 삼성이 노조원 블랙리스트를 운영해온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전국 각 센터별로 직원들의 성향을 분석해 알파벳과 색깔로 분류했는데, 강성인 직원은 이름 옆에 알파벳 R을 써 놓고, 빨간색으로 표시해 관리했다는겁니다.
검찰은 해고 노조원 블랙리스트 운영과 노조원에 대한 차별 행위 등을 지시한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이번주 내에 삼성전자 서비스 사장을 소환해 조사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이지선입니다.
이지선 기자 (ezsun@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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