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하락,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충격 일부 상쇄

국제 원유 가격이 상승하면서 지난달 수입물가가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다만 최근 이어진 원화 강세(미 달러 대비 원화 환율 하락)가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영향을 다소 상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4월 수출입물가 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는 전월대비 1.2% 상승했다. 지난해 9월(1.8%) 이후 7개월 만에 상승폭이 가장 높았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폭은 4.0%로, 지난 1월(4.0%) 이후 최대치였다.

급등한 국제 유가가 수입물가를 끌어올렸다. 국제 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3월 평균 배럴당 62달러에서 4월 68달러로 8.8% 상승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충격을 일부 완화했다. 지난 3월 1071.8원이었던 평균 원·달러 환율은 4월 1067.7원으로 0.4%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원유 등 수입품 도입 단가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원재료 수입물가가 전월대비 4.1% 상승했다. 농림수산품 수입물가는 0.5% 하락했지만, 광산품 수입물가가 4.9% 올랐다. 나프타, 벙커C유, 제트유 등 석탄및석유제품과 알루미늄, 니켈 등 1차금속제품의 수입물가가 오르면서 중간재 수입물가도 0.4% 상승했다. 자본재와 소비재 수입물가는 각각 0.8%, 0.5% 하락했다.

지난달 수출물가는 전월과 같은 수준이었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지만 석탄및석유제품 등 공산품 수출가격이 오르면서 전체 수출물가가 전월 대비 보합이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0% 하락했다.

공산품 중 석탄및석유제품 수출물가가 6.5% 올랐다. 국제 유가 상승이 반영되면서 경유, 제트유, 휘발유 수출물가도 오른 것이다. 반면 전기및전자기기(-0.9%), 수송장비(-0.6%) 수출물가는 하락했다. 전기및전자기기 제품 중 중국의 공급 과잉이 지속되면서 TV용LCD 수출가격이 3.5% 하락했고, 저가 제품 공세가 이어진 플래시메모리 수출물가도 5.3%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