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D-30] 아시아 5개국, 8년 만의 16강 진출 이룰 팀은?

김대령 2018. 5. 15.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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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대령기자] 아시아축구연맹(AFC)을 대표하는 5개국이 4년 전 브라질에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러시아 땅을 밟는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이 3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아시아 예선을 통과한 5개국도 출항을 앞두고 막바지 점검에 돌입했다. 아시아 대표로 출전한 4개국은 지난 브라질 대회 각 조에서 모두 꼴찌로 16강 진출에 실패하며 굴욕을 맛봤다. 네 팀이 따낸 승점은 총 3점.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과 일본이 동시에 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던 것을 고려하면 더욱더 뼈아픈 결과다.

올해 러시아로 향하는 5개국은 한국을 포함해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이란, 호주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2026년 대회부터 참가국을 48개국으로 늘리면서 한국 축구가 아시아 팀들의 성적을 두고 대륙별 쿼터의 축소를 신경 써야 할 필요는 사실상 없어졌다. 하지만 아시아 축구의 현주소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아시아 팀들의 월드컵 성적은 흥미롭게 다가온다.

◇ A조 사우디아라비아, 월드컵 위한 변화가 자충수로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집트, 우루과이와 함께 개최국 러시아가 포함된 A조에 속했다. 홈 어드밴티지를 안은 러시아부터 모하메드 살라의 이집트, 루이스 수아레스와 에딘손 카바니가 버티는 우루과이까지 결코 쉽지 않은 조지만, 세계 최고의 국가들이 즐비한 월드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 나쁘지 않은 편성이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진짜 문제는 내부에 있다. 자국 선수들의 해외 진출 부재로 국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사우디아라비아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라 리가와 협약을 체결하고 지난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야히아 알 셰흐리, 살렘 알 도사리, 파하드 알 무왈라드 등 대표팀 선수들을 스페인으로 임대 이적시켰다. 그러나 감독의 의사와는 상관없는 영입이었기에 대부분의 선수들은 반 시즌 간 출전 기회를 거의 잡지 못했다.

감독 문제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팀을 지역 예선에서 성공적으로 이끈 베르트 판 마르바이크 감독과 지난해 9월 결별한 사우디아라비아는 아르헨티나 출신 에드가르도 바우사 감독을 선임했지만, 바우사 감독마저 2개월 만에 떠나보냈다. 지금은 후안 안토니오 피치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이런 갑작스러운 변화들이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무리수이자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 B조 이란, 전력은 최강·조는 최악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을 중심으로 끈끈히 뭉친 이란은 아시아 출전국 중 유일하게 최근 사령탑을 교체하지 않은 팀이다. 말 그대로 잡음 하나 없이 순조롭게 월드컵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전력도 역대 최강으로 꼽힌다. 2017~2018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득점왕을 차지한 알리레자 자한바크시(AZ알크마르), 그리스 수페르리그 득점 2위 카림 안사리파드, 벨기에 1부리그 득점 4위 카베 레자에이 등 유럽 무대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이고 있는 선수들은 물론 아쉬칸 데자가(노팅엄 포레스트), 레자 구차네자드(헤렌벤), 사르다르 아즈문(루빈 카잔)까지 탄탄한 공격진이 특히 눈길을 끈다.

그러나 조 추첨 결과 이베리아 반도의 강호 두 팀과 한 조에 속하면서 16강 전망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스페인 포르투갈 튀니지. 아시아 5개국 중 가장 불리한 편성을 받아들었다. 이란으로서는 튀니지를 무조건 잡고 최소한 스페인과 포르투갈 중 한 팀과 비겨야 16강 가능성이 생긴다. 지난 대회에서 짠물 수비로 아르헨티나를 위기에 몰아넣었던 케이로스 감독의 지략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순간이 왔다.

◇ C조 호주, 2위를 노려라

지난 3월 A매치 데이에서 노르웨이를 상대로 1-4 패배, 콜롬비아를 상대로 0-0 무승부를 거둔 호주의 가장 큰 고민은 최전방과 최후방이다. 최근 팀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고 있는 선수가 38세의 노장 팀 케이힐이다. 그러나 그마저 최근 밀월에서 많은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면서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다. 토미 유리치 등이 분전하고 있지만 2% 부족하다. K리거 매튜와 함께 세인즈버리, 라이트가 버티고 있는 센터백 라인은 아시아 무대에서는 경쟁력이 있지만, 유럽과 남미의 팀들을 상대하기에는 버겁다.

조 편성은 낙관해볼 만하다. 1강 체제로 흘러갈 확률이 크기에 프랑스에 지더라도 프랑스가 페루와 덴마크를 모두 잡아준다는 가정 하에 2위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 덴마크와 페루가 모두 지난해부터 무패 행진을 달리며 무서운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는 점이 껄끄럽지만, 다른 조를 돌아본다면 페루와 덴마크는 분명 마냥 무서워할 상대는 아니다. 골키퍼 맷 라이언, 미드필더 애런 무이 등 유럽 무대에서 꾸준히 경쟁력 있는 활약을 보이고 있는 선수가 있다는 점도 호재다.

◇ H조 일본, 본선 앞두고 전술부터 새 판 '뒤숭숭'

지난달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을 갑작스럽게 해임한 일본은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표팀을 가까이에서 지켜봐 온 니시노 일본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을 새 감독으로 앉혔다. 하지만 할릴호지치 감독이 경질이 부당하다며 기자회견까지 개최하면서 뒤숭숭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산적한 과제가 전망을 어둡게 한다. 니시노 감독은 할릴호지치 감독이 강조했던 선 굵고 빠른 축구를 다시 조직적이고 유기적인 움직임을 강조하는 '일본스러운' 축구로 되돌리겠다고 선언했다. 일본 선수들에 익숙한 전술이라고 하지만, 할릴호지치 감독이 약 3년 동안 이식하려 노력해왔던 전술을 짧은 시간에 완벽히 되돌리기엔 무리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콜롬비아, 세네갈, 폴란드와 같은 조에 포함됐다. 일각에서는 '꿀조'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하지만, 전통적으로 탄탄한 피지컬을 앞세운 팀에 고전해왔던 일본에게는 쉽지 않은 조다. 실제로 지난 3월 A매치에서 가상 폴란드로 상대한 우크라이나, 가상 세네갈로 상대한 말리와 경기에서 1무1패의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하메스 로드리게스(콜롬비아)부터 사디오 마네(세네갈),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폴란드)까지 각 팀에 최소 한 명씩 세계적인 선수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daeryeong@sportsseoul.com

사진ㅣ사우디, 이란, 호주, 일본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 및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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