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사가 뭐기에.. 전교생에게 '운동장-복도' 금족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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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지역 일부 초등학교 교장과 교감이 교육청 장학사 등에게 잘 보이기 위해 점심시간 전교생에게 '운동장-복도' 금족령 등 지나친 지시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지난 10일 A초를 방문했던 대전 동부교육지원청의 윤아무개 장학사는 "장학사의 학교방문을 앞두고 A초가 학생들의 점심 놀이시간을 없앤 것 자체가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면서 "교육청이 억압적인 분위기를 가져서 그런 것이 아니라, 일선 학교 교장과 교감마다 서로 다른 성향이 있어서 그랬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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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윤근혁 기자]
대전 지역 일부 초등학교 교장과 교감이 교육청 장학사 등에게 잘 보이기 위해 점심시간 전교생에게 '운동장-복도' 금족령 등 지나친 지시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시도의 경우 교육감도 학생과 교사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학교를 비공개 방문하는 점에 비춰보면 비뚤어진 '장학사 대접' 행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점심 식사 후 교실에 앉아 책읽기 지도, (오후) 12시 40분부터는 복도에서 돌아다니지 않도록 지도."
이 학교 점심시간은 1시간이다. 평소엔 운동장에서 뛰어놀던 이 학교 학생 502명은 일제히 교실에 발이 묶였다. 5교시 수업 30분을 앞둔 오후 12시 40분부터는 복도에도 나가지 못했다.
이날은 대전 동부교육지원청 장학사 한 명이 이 학교를 방문했다. B장학사가 이 학교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1시. '다원(모두가 원하는) 행복 장학' 차원에서 오후 1시 10분부터 40분간 25개 전체 학급에서 벌이는 교사 공개수업을 둘러보기 위해서다. 이 공개수업은 B장학사와 교장, 교감에게만 공개하는 수업이었다.
A초등학교가 만든 문서엔 10가지 유의 사항도 적혀 있다. 교사들에게 지시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쓰레기통은 보이지 않는 곳으로 바꾸어 놓기, 커튼은 제일 위쪽 창문까지 내리기, 작은 화분은 앞에 끝 화분은 뒤에 놓기, 실내화 가방의 손잡이 부분을 안쪽에 넣기, 칠복이와 지시봉 사용 및 준비하기."
A초등학교 관계자는 "(해당 문서를 담은) 메신저는 교무부장이 보냈지만, (그 문서는) 교장과 교감, 행정실장, 연구부장 등이 참가한 간부회의에서 논의해 작성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A초 또 다른 관계자는 "장학사가 군대에 정훈교육 감시하러 온 것도 아닌데 왜 이런 문서를 만들어 학생들의 점심시간 놀 시간까지 빼앗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이런 획일화된 훈육식 지시야말로 교사들의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고 창의 수업과 학생들의 창조성을 없애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이 학교 학교교육계획서를 보면 이 학교가 가장 핵심으로 내세우는 '특색교육활동'은 "미래를 여는 '창조인' 행복교육"이다.
군대보다 더한 황당 지시에 장학사도 "있어서는 안 될 일"
A초 교감은 "해당 내용은 공개수업을 앞두고 안정된 분위기에서 수업하기 위한 것이었고 지시가 아니라 안내였다"면서 "교장과 교감이 장학사에게 잘 보이려고 한 것은 아니었지만, 장학사도 손님이니까 준비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난 10일 A초를 방문했던 대전 동부교육지원청의 윤아무개 장학사는 "장학사의 학교방문을 앞두고 A초가 학생들의 점심 놀이시간을 없앤 것 자체가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면서 "교육청이 억압적인 분위기를 가져서 그런 것이 아니라, 일선 학교 교장과 교감마다 서로 다른 성향이 있어서 그랬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전교조 대전지부 관계자는 "장학사 방문을 앞두고 대전지역 상당수의 학교 교장과 교감들이 황당한 지시를 내리는 것은 교육청의 권위적인 태도도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교장과 교감에 대한 근무평정과 학교평가, 성과상여금 지급은 모두 장학사와 교육장이 평가자 등으로 참여한다. 이에 따라 일선 학교 교장과 교감은 젊은 장학사에게 쩔쩔 매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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