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판다②] "'5·18 북한군 투입설' 전두환이 첫 언급"

박세용 기자 입력 2018. 5. 14. 21:03 수정 2018. 5. 14.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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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18 민주화 운동을 왜곡하는 주장 가운데 하나가 바로 광주에 북한군이 투입돼 폭동을 선동했다는 내용입니다. 이런 거짓 주장은 지금도 일부 극우 인사들이 계속 퍼뜨리고 있는데, 저희가 미국 국무부의 비밀 문건을 분석해봤더니 북한군 투입설을 공식석상에서 처음 거론한 인물도 전두환 씨 였습니다.

박세용 기자입니다.

<기자>

"북한 특수군의 개입 정황이 있다" "북한 특수전 요원이 개입한 걸로 추측할 수 있다" 전두환 회고록 1권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법원이 지난해 허위 사실로 인정해 회고록에서 삭제하라고 결정한 부분입니다.

5.18 북한군 개입설은 전 씨 회고록에 모두 18번 등장합니다. 대부분 지만원 씨 같은 극우 인사 주장을 인용한 형식이었습니다.

그런데 SBS가 확인한 미 국무부 비밀 문건에는 이 주장을 전 씨가 했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5.18 직후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장이 된 전 씨가 1980년 6월 4일, 주한 미 상공회의소 기업인들과 만찬을 했는데 광주에 관한 질문을 받자 "22명의 신원 미상 시신이 발견됐는데 모두 북한의 침투 요원으로 보고 있다"고 답한 걸로 보고됐습니다.

전 씨는 또 "5.18의 책임은 김대중에게 있으며 그를 기소해서 이걸 입증하겠다"고 강조한 걸로 적혀 있습니다.

[이재의/5·18기념재단 조사위원 : 마치 북한군들이 실제로 들어온 것처럼 그때 당시에도 그런 얘기를 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죠. 그때 전두환 씨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는 것 자체를 우리는 모르고 있었던 것인데.]

북한군 투입설은 80년대 중반 신군부가 5.18의 진상을 왜곡하기 위해서 안기부와 국방부를 중심으로 유포한 걸로 드러났는데 그 시작은 전두환 씨였던 겁니다.

그러나 북한군 개입설은 사실로 확인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습니다.

미 국무부 비밀 문건에도 "5.18은 공산주의가 배후에 있지도 않았고 북한군 투입 사실도 없다. 이건 확실한 사실"이라고 기록돼 있습니다.

전두환 씨 발언에 관한 국무부 문건 내용에 대해 전 씨 측은 "대통령이 되기 전 일이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정성훈)   

▶ [끝까지판다①][단독] "전두환, 최종진압 작전 결정"…美 비밀 문건
▶ [끝까지판다③] '전두환이 최종진압 작전 지시', 왜 중요한가?
   

박세용 기자psy05@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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