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 첫 핫라인 통화, 안하나? 못하나?

위문희 2018. 5. 14.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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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회담이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로 확정 발표됐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집무실에 설치된 직통 전화(핫라인) 벨소리는 아직 울리지 않았다.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평화의집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선언'을 발표한뒤 악수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청와대는 그동안 북·미 정상회담 시기와 장소가 결정되면 남북 정상이 핫라인을 이용한 첫 통화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14일 “시점보다는 내용이 중요하며, 꼭 빨리 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실무진 간에 접촉을 하고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남북 정상은 남북 정상회담 직전 핫라인을 개통하고 첫 통화를 하기로 합의했다. 실제로 정상회담을 일주일 앞두고 청와대와 북한 국무위원회 실무자 간에 첫 시범통화도 4분19초간 이뤄졌다. 그러다 정상회담을 사흘 남겨두고 청와대는 “(첫 통화가) 정상회담 직전이 될지, 직후가 될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청와대는 정상회담 직후엔 “핫라인 통화는 북ㆍ미 정상회담 일정 발표 후가 될수 있다”며 “김 위원장과 얘기할 소재가 생기는 셈이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면 정말 언제든 받느냐”며 핫라인에 관심을 보였다는 내용도 함께 공개했다.

하지만 북ㆍ미 정상회담 일정과 장소가 공식화된 이후에도 남북 정상 간 첫 통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첫 통화 시기 조율이 늦어지는 것은 남북 정상 간 핫라인 통화는 여느 정상들간 전화 통화와는 다르기 때문이라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 정상 간 핫라인은 내밀한 이야기가 있을 때 하는 통화라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좋겠다”며 “통화 타이밍보다는 컨텐츠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핫라인이 긴급성을 띄는 만큼 북·미 정상회담을 둘러싼 이견이 노출되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남북 정상간 통화 소재가 마땅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9일자 보도에서 김정은이 방북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만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받고 이에 대해 사의를 표했다고 보도했다. 1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23~25일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 후 폐쇄할 것이라는 발표해 트위터를 통해 “매우 똑똑하고 정중한 몸짓!(gracious gesture)”이라며 환영했다.

결국 문 대통령이 22일 한ㆍ미 정상회담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하기 직전이나 직후에 첫 통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과 남북 정상간 핫라인 통화를 통해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 양국간의 이견을 최대한 줄이려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남북 정상 간 핫라인 통화가 이뤄지면 두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 방법론 등을 놓고 대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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