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손흥민-기성용(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이청용-손흥민-기성용(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EPL에서 뛰고 있는 코리안리거 3인방, 손흥민(25, 토트넘), 기성용(29, 스완지시티), 이청용(29, 크리스탈 팰리스)의 시즌 역시 5월 13일(이하 한국시간) 최종전을 마지막으로 끝이 났다.
이들은 어느덧 잉글랜드 무대, 적지 않은 경력을 소유한 선수들로 발전했다. 지난 2009년, 가장 먼저 잉글랜드 무대에 발을 내민 이청용은 올 시즌 9번째 잉글랜드 시즌을 맞았다. 크리스탈 팰리스 이적 이후는 3번째 시즌을 마쳤다.
기성용 또한 지난 2012년 여름, 스완지시티로 이적해 6시즌째 스완지시티 소속으로만 뛰고 있다.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자유계약이 되는 기성용은 시즌이 마무리되었으나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아 이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부상에서 시즌 중반 회복했으나 여전히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준 것이 고무적이었다.
이들 중 가장 마지막에 합류했으나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는 손흥민이다. 지난 시즌 리그 14골을 쏘아 올리며 EPL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화려하게 알린 손흥민은 올 시즌에도 리그 12골, 득점 순위 공동 10위로 시즌을 마감하며 리그 정상급 윙어로 우뚝 섰다.
세 명의 시즌은 모두 각각 다른 이야기를 안은 채 마감됐다. 화려한 시즌을 보낸 손흥민과 소속팀 강등을 겪은 채 아쉬움이 남은 기성용, 그리고 올 시즌 주전 경쟁에서 제외된 이청용의 상황은 모두 다르다.
그러나 모두 낯선 잉글랜드 무대에서 여전히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는 면에서 이들의 잉글랜드 무대는 여전히 앞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1. 시련의 이청용, 그러나 그의 잉글랜드는 끝이 아니다
가장 먼저 볼턴 원더러스를 통해 잉글랜드 무대를 밟은 것은 이청용이다. 이적 첫해 리그 34경기에 출전해 4득점 6도움으로 활약을 이어가기 시작한 이청용은 그다음 시즌에서도 리그 3골 8도움을 기록하며 박지성 이후 가장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가는 코리안리거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이후부터 이청용은 부상 악령에 시달려야 했다. 2011년 여름, 시즌을 앞두고 가진 프리시즌 경기에서 다리뼈가 두 번 부러지는 심각한 부상으로 인해 이청용은 그 해를 통째로 날려야만 했다. 소속팀 볼턴 역시 챔피언십리그(2부리그)로 강등돼 좀처럼 승격되지 못했고 이청용 역시 2012/13 시즌 부상에서 회복했으나 예전만큼의 파괴력은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도 2012/13시즌 4골 7도움, 2013/14 시즌 3골 5도움으로 활약하던 이청용은 2015년 겨울 당시 EPL 소속이던 크리스탈 팰리스의 부름으로 3년 만에 EPL로 복귀했다.
하지만 팰리스에서 주전 경쟁이 쉽지 않았다. 첫 시즌 리그 3경기 출전에 나선 이청용은 다음 시즌에도 리그 4경기 선발 출전에만 그쳤다. 2016/17 시즌 또한 리그 4경기에만 선발 출전에 나선 이청용은 그렇게 소속팀에서 자리를 잃었다. 올 시즌 역시 터널은 계속됐다. 올 시즌 새롭게 부임한 프랭크 데 부어 감독은 시즌 초반 이청용에게 적극적으로 기회를 부여했고 리그 3라운드 스완지시티전 45분 출전에 이어 리그 4라운드 번리전에서는 시즌 첫 선발 출전 기회를 이청용에게 줬다.
주전 경쟁 가능성을 보일 수 있는 좋은 선발 기회였으나 이청용은 아쉬운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전반 3분 좌측에서 드리블하던 이청용은 수비 라인을 향해 백패스를 건넸으나 이는 번리 공격수 크리스 우드에게 가로채지고 말았고 결국 이 실점으로 팰리스는 0-1로 패했다.

번리전 아쉬운 실수를 기록한 이청용(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번리전 아쉬운 실수를 기록한 이청용(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하지만 이후에도 데 부어 감독은 이청용에게 기회를 부여했으나 데 부어 감독이 경질된 후 부임한 로이 호지슨 감독은 이청용을 주전에서 완벽히 제외했다. 결국 이청용은 이후 리그에서 전반기 동안 한 차례의 기회도 부여받지 못한 채 경기에 뛰지 못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오는 6월 펼쳐지는 러시아 월드컵 출전을 위해 이청용은 결국 이적을 결심했다. 그러나 이 역시 호지슨 감독에 의해 가로막혔다. 바라키 사코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지자 선수단 이탈을 금지시켰고 이는 이청용 역시 피해를 보게 된 것이다. 감독의 요청에 의해 다시 팀에 남게 됐으나 이청용에게 돌아온 기회는 없었다. 후반기 총 4경기에만 교체 출전한 이청용의 4경기 총 출전시간은 21분 뿐. 이청용 입장에서는 아쉬움만이 남을 수밖에 없는 이번 시즌이었다.
그럼에도 이청용의 EPL 무대에는 후퇴는 없다. 여전히 건강했던 시절 이청용의 파괴력있는 돌파와 센스있는 볼 테크닉 등은 기회만 부여받는다면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지난 겨울 이적 시장 당시 이적을 추진하던 이청용에게 돌아온 볼턴의 러브콜 또한 이청용의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잉글랜드 무대에서 통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 다른 도전에 나설 이청용(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또 다른 도전에 나설 이청용(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이번 시즌은 아쉬움만이 가득했다. 하지만 직진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이청용의 EPL 역시 이번이 끝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2. '수준급 중앙 MF' 기성용, 이제는 수준급 팀으로 가야할 때
세 명의 코리안리거 중 가장 유력하게 이적이 예상되는 기성용이다. 올 시즌을 끝으로 스완지시티와 계약이 만료되는 것은 물론, 스완지시티는 최종전에서 스토크시티전마저 패하며 결국 리그 18위로 강등이 최종 확정됐다.
이제는 정든 스완지시티를 떠나야 할 때임이 자명해 보인다. 그간 기성용은 스완지시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많은 러브콜을 받았다. 올 시즌에도 중앙 미드필더 수혈이 필요한 웨스트햄과 에버턴이 관심을 갖고 있다고 보도됐으며 이탈리아 명문 클럽, AC 밀란 역시 기성용 영입을 추진 중이란 소식 또한 들려왔다.
하지만 소문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는다면 소문으로만 그칠 예정이다. 기성용은 이제 30줄에 접어드는 중앙 미드펄다. 여전히 자신의 장기인 안정적인 패스워크와 무리하지 않고 팀을 전반적으로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능력이 수준급이다. 그러나 기성용 나이에서 더 이상 새로운 도전을 두 번 이상 하기는 쉽지 않다. 이제는 수준급 팀에서,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펴볼 시기임이 분명해 보인다.

여전히 팀의 중심이 된 기성용(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여전히 팀의 중심이 된 기성용(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그간 스완지시티에서 기성용의 입지는 절대적이었다. 시즌 중반 클레멘트 감독 이후 부임한 카르발랄 감독 역시 기성용에 대한 강력한 신뢰를 보냈다. 카르발랄 감독뿐만이 아니었다. 그간 스완지시티를 지도하던 모든 감독들은 기성용의 안정적인 경기력에 큰 신뢰를 보내며 그의 잔류를 희망했다. 하지만 스완지시티는 기성용에게는 작은 그릇일 수밖에 없다. 올 시즌 스완지시티가 강등당하게 된 결정적인이유는 바로 리그 28득점에 그치는 처참한 득점력 때문. 28득점은 EPL 20개 팀 가운데 허더즈필드와 함께 가장 낮은 득점 기록이다.
그만큼 후방 안정적인 패스 전달이 주 임무인 기성용은 전반적으로 득점 생산성이 낮은 팀에서 자신이 두각을 드러내기란 어렵다. 조금 더 공격적이고 전반적인 경기 지배가 원활한 팀에서 기성용이 출전할 때 기성용 역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적을 준비하는 기성용(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이적을 준비하는 기성용(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이번 시즌에도 어김없이 자신의 활약을 이어간 기성용의 새로운 도전이 앞을 향한 질주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3. '무한 질주' 손흥민, 올 시즌도 역시 '손세이셔널'
지난 시즌 손흥민은 위기를 기회로 바꾼 반등의 손흥민이었다면 올 시즌, 그는 완연한 성장을 이뤘다. 손흥민의 지난 시즌은 모든 이들의 예상을 깨는 놀라운 시즌이었다.
2015/16 토트넘에서 맞은 첫 시즌에서 손흥민은 기대 이하의 활약을 펼쳤다. 레버쿠젠에서 여전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던 터라 토트넘에서 손흥민은 자신의 역량을 더욱 펼쳐낼 것이라 기대됐다. 그러나 손흥민은 공간 활용에 있어 어려움을 보였고 빠른 템포와 거친 압박에 공을 갖고 있을 때와 갖고 있지 않을 때, 모두 자신이 원하는 경기를 펼쳐내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특유의 빠른 드리블 돌파를 살려내기 시작하며 리그 14골, 시즌 총 21골 7도움을 기록하며 자신의 역대 최다 공격 포인트 신기록을 세운 손흥민은 이번 시즌에는 한 단계 더 발전한 시즌을 보냈다.
공격 포인트 역시 새롭게 경신됐다. 비록 리그 득점은 12골로 지난 시즌에 비해 떨어졌으나 시즌 총 18골 1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향상된 경기 공헌도와 함께 개인 통산이자 한국인 유럽리그 최다 공격포인트 신기록을 '29'로 늘리는 데까지 성공했다.
공격 포인트만으로 담을 수 없는 손흥민의 성장이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에는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이 번갈아 가며 사용한 3백과 4백 포메이션 아래 조금은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경기력이 좋은 날에는 볼을 갖고 있을 당시 좋은 모습을 보이지만 자신에게 공이 오지 않는다면 경기 영향력 역시 떨어졌다.

향상된 경기력으로 여전한 활약을 펼친 손흥민(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향상된 경기력으로 여전한 활약을 펼친 손흥민(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그러나 올 시즌에는 달랐다. 올 시즌, 팀 공격이 전반적으로 풀리지 않는다 해도 손흥민은 시종일관 가벼운 몸놀림을 자랑했다. 뿐만 아니라 한 번의 번뜩이는 찬스를 절대 놓치는 법이 없었다. 리그 막판, 두 차례 기록한 어시스트 장면이 그런 손흥민의 향상된 경기력을 증명했다. 손흥민은 지난 4월 18일 브라이튼전에서 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지난 10일 뉴캐슬전에도 어시스트를 추가했다.
모두 경기내내 토트넘 공격의 기세가 오르지 않았던 상황이었으나 브라이튼전에는 끝까지 공을 살려낸 끝에 케인의 득점을 도왔고 뉴캐슬전 역시 전반 내내 볼터치를 가져가지 않았음에도 후반 찾아온 결정적 찬스에서 침착하게 공을 건네줘 다시 케인의 득점을 어시스트했다.
이는 모두 손흥민이 그만큼 잉글랜드 무대에 여유가 생겼다는 점을 알게 하는 것이다. 그만큼 손흥민은 EPL 세 번째 시즌을 겪는 동안 매번 성장하는 질주를 펼쳐 보였다.
하지만 손흥민의 무한한 질주가 다음 시즌이면 끝날 가능성도 있다. 손흥민은 아직 군 복무 문제가 해결 되지 않은 상황이기에 이번 8월 펼쳐지는 아시안게임서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한다면 다음 시즌 종료 후 한국으로 복귀해 군 복무를 해결해야 한다.
여전히 뜨거운 손흥민의 활약이 올 시즌에도 이어진 한편, 손흥민이 앞으로 잉글랜드 무대에서 더욱 거침없는 활약을 또 다시 이어가게 될 것인지 많은 관심이 향한다.
김다빈 기자 dabinnet@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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