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 기술력, 벤츠·BMW에 안 뒤져"

문희철 2018. 5. 14.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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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호 기아차 국내영업본부장
고객 중심 젊은 브랜드로 변신 주도
K9 신차 없어서 못팔 정도로 인기
권혁호 기아차 국내영업본부장. [사진 기아차]
8일 오후 박한우 기아자동차 사장 집무실. 5명의 대리(김대진·이강조·박상준·이승현·이주호)와 2명의 사원(채유라·이하늘)이 사장실에 들어왔다. 기아차 국내영업본부 소속 직원들이다.

입사 6년 미만인 이들은 박 사장에게 당돌하게 기업이 아니라 고객 관점에서 뒤집어서 기아차 브랜드를 바라보자며, 기아차 영문명칭(KIA)을 뒤집은 ‘VIK 캠페인’을 제안했다.

예컨대 고객들이 경기도 광명시 기아차 소하리 공장을 둘러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스포티지 1세대 모델을 복원해보자는 아이디어다. 소하리 공장은 국내 최초 자동차 공장이고, 스포티지는 세계 최초 SUV다.

이들은 권혁호 기아차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이 선발한 젊은 직원들이다. 기아차 브랜드가 달라지려면 젊은 세대의 적극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권 부사장은 3년 전 개인적으로 이 프로젝트에 참가할 직원을 찾았고, 이들의 의견을 들었다.

최근 기아차 브랜드가 젊어졌다고 평가받는 배경엔 이런 기업문화가 자리하고 있었다. 기아차 판매실적은 순항 중이다. 4월까지 판매량(17만5764대)은 목표치(16만3000대) 대비 111%를 달성했다.

비결을 묻자 권 부사장은 태블릿PC 하나를 꺼내들며 “이 안에 들어있다”고 했다. 영업사원에게 지급하는 태블릿PC에는 기아차 전 차종의 세부 정보가 있다. 전문용어가 많은데, 거의 모든 단어에 하이퍼링크가 있다. 예컨대 ‘어댑티브 크루즈 콘트롤’을 클릭하면 주행속도·차간거리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차 동영상과 이를 설명하는 이미지 자료가 등장한다. 용어가 생소한 소비자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아차는 지난 2월 준중형세단 K3 완전변경 모델을, 4월에는 대형세단 K9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K3(6925대·4월)는 사상 처음으로 준중형시장에서 절대 강자 아반떼(5898대)를 제치고 월간 판매량 기준 동급 1위로 치고 나갔다. 3월까지만 해도 월 판매량 47대에 그쳤던 K9도 신차가 나오면서 1222대(4월)나 팔렸다. 권 부사장은 “결국 내수 시장 수요의 절반은 세단이라는 점을 고려했다”며 “기아차 브랜드가 정착하려면 세단인 K시리즈 판매량이 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K9은 "국내 대형 세단의 자존심을 짊어진 차량”이라고 했다. 그는 “이미 K9은 백오더(주문은 들어왔지만, 생산량이 따라주지 못해 충족시키지 못한 수요량)를 2500대 이상 확보했다”며 “생산라인을 100% 가동해도 월 1900대밖에 생산할 수 없어 주문이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판매 호조는 기아차의 우수한 경쟁력을 증명한다고 권 부사장은 주장한다. 그는 “이제 기아차도 기술력에서 메르세데스-벤츠·BMW 등 독일차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며 “차량에서 내릴 때 주위 사람들에게 주목받는 정도(하차감)가 높으면서,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가심비)가 가장 뛰어난 자동차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고 강조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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