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가족애를 강조하는 통속극이 아닌 스릴러 드라마가 무려 지상파 주말극 시간대에 들어왔다. 배우 송윤아 김소연 등을 앞세운 워맨스 스릴러 드라마 '시크릿 마더'가 도전의 막을 올렸다.

SBS 새 주말드라마 '시크릿 마더'(극본 황예진·연출 박용순)가 12일 밤 첫 방송됐다. '시크릿 마더'는 아들 교육에 올인한 강남 열혈 엄마 김윤진의 집에 의문의 입시 보모 리사 김이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 드라마다. 드라마는 첫 방송부터 살인 사건을 보여주며 긴장감을 높였다. 피해자는 바로 입시 보모 리사 김(김소연)이었다.

이어 그를 고용한 김윤진(송윤아)을 비롯해 같은 타운 하우스 주민 강혜경(서영희), 명화숙(김재화), 송지애(오연아)가 용의 선상에 올랐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 모두가 하나같이 비밀을 간직하고 있었다. 강혜경은 외도한 남편을 멀리하던 중 딸의 수영 강사에게 설레기 시작했고, 명화숙은 위장 이혼까지 하며 대치동에 입성 '돼지 엄마'로 나섰다. 송지애는 소위 '텐프로'라 불리는 화류계 출신이었으며 리사 김과도 과거 인연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김윤진은 리사 김과 가장 악연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과거 김윤진이 불의의 사고로 딸을 잃었고, 리사 김의 언니 사망과 얽혀 있었기 때문. 리사 김 역시 본명 김은영으로 아직 과거를 모두 공개하지 않아 의뭉스러움과 호기심을 잔뜩 자아냈다. 극은 이처럼 첫 방송 시작부터 끝까지 주요 인물들의 비밀을 강조하며 긴장감을 유지했다.

이 같은 구성은 '지상파 주말드라마'라는 편성 시간대에 한해 신선함을 남겼다. 그동안 케이블TV tvN과 종합편성채널 JTBC가 신선한 소재와 완성도 높은 스릴러 장르물로 호평을 얻었던 가운데, 지상파에서는 요일 혹은 시간대 별로 편성 장르가 확연히 나뉘는 양상을 보였다. 월화드라마와 수목드라마 같은 평일 밤 프라임 시간대에서는 로맨스를 기반으로 한 대규모 주력 작품을 선보였고 주말드라마로는 중·장년 시청자들을 고려한 가족애를 강조한 통속극을 주로 편성했던 것. 일례로 현재 KBS2 주말드라마 '같이 살래요'나 MBC 토요드라마 '데릴남편 오작두'나 '이별이 떠났다' 모두 남녀 간의 로맨스를 가족애로 확장시키는 줄거리를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tvN과 JTBC의 스릴러는 채널 특성상 중·장년층 시청자보다는 2049 시청자 등 비교적 젊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호평을 샀던 터. 중년 주부 시청자를 겨냥한 '시크릿 마더'는 편성표 상의 타깃 시청자들과 장르적 타깃 시청자들이 전혀 다른 실정이다. '시크릿 마더'의 스릴러라는 장르는 신선함을 넘어 작품 자체의 도전 과제로도 평가받는 이유다.



이 가운데 쟁쟁한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력은 작품에 대한 우려를 기대로 바꾸고 있다. 송윤아 김소연 서영희 김재화 오연아 등 첫 방송에서 주요 인물로 등장한 배우들이 전작들에서 기복 없이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줬기 때문. 첫 방송에서도 이들은 따로 또 같이 에너지를 발산하며 작품의 긴장감과 매력을 십분 끌어올렸다.

최근 방송가에서 '워맨스'를 강조한 드라마들이 대세라는 점도 '시크릿 마더'에 대한 기대감을 부채질했다. 지난해 배우 김희선 김선아를 내세운 JTBC 드라마 '품위 있는 그녀'나, 최근 김남주 전혜진 진기주의 활약 속에 성황리에 종영한 JTBC 드라마 '미스티', 현재 방송 중인 케이블TV OCN 주말드라마 '미스트리스'까지. 이들 작품은 하나같이 2030 혹은 3040 여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력과 매력을 앞세워 호평과 시청률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공교롭게도 '시크릿 마더' 역시 3040 여배우들을 앞세운 스릴러라는 동일한 설정에 기반한다는 점에서 앞선 작품들과 유사한 매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결과적으로 첫 방송에서 '시크릿 마더'는 시선 끌기엔 성공했다. 살인 사건부터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범인을 추적하는 추리극 형태의 도입부가 시선을 끌었고, 송윤아 김소연 등이 서늘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긴장감과 흥미를 십분 끌어올렸다. 이미 시청자들 사이에서 범인을 추측하는 담론이 형성된 상황. '시크릿 마더'가 편성과 채널의 특성을 뛰어넘어 작품 자체의 매력으로 끝까지 시청자를 열광케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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