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스 폭격한 NC 박민우, 다시 실력 발휘할까

양형석 2018. 5. 1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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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시즌 초반 1할대 타율 부진, 퓨처스리그서 7할 맹타 후 1군 복귀

[오마이뉴스 양형석 기자]

흔히 올 시즌을 '2루수 수난의 해'라고 한다. 작년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이자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의 2루수 안치홍은 쾌조의 타격감으로 팀을 이끌다가 4월18일 LG전에서 타일러 윌슨의 투구에 맞아 손가락 미세골절로 11일 동안 1군에서 빠져 있었다. 물론 지금은 복귀해서 변함없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안치홍이 1군에서 빠져 있는 기간 동안 KIA는 2승6패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2014년 정규리그 MVP이자 KBO리그 유일의 200안타 주인공 서건창(넥센 히어로즈)은 종아리 부상으로 어느덧 40일 넘게 부재중이다. 재활 속도가 기대만큼 빠르지 못해 5월 복귀도 쉽지 않다. '국가대표 2루수'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정근우(한화 이글스)는 시즌 초반 8개의 실책을 저지르다가 지난 5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롯데 자이언츠의 앤디 번즈도 공수 활약이 작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갑작스런 슬럼프로 구단과 팬들을 당황시키고 있는 2루수는 아마 이 선수가 나쁜 쪽으로 '으뜸'일 것이다. 준수한 용모와 뛰어난 실력을 겸비하며 NC 다이노스의 돌격대장으로 활약했던 박민우가 그 주인공이다. 프로 데뷔 후 최악의 부진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던 박민우는 퓨처스리그에서의 맹타를 통해 타격감을 회복한 후 12일 1군에 재등록됐다. 

3년 연속 3할, 통산 타율 .317에 빛나는 '마산 아이돌 2호기'

NC 박민우 ⓒNC 다이노스
서울 출신의 박민우는 휘문고 시절이던 2010년 팀을 대통령배 우승으로 이끌었고 2011년에는 청소년 대표에 선발되고 이영민 타격상까지 수상하면서 고교 야구 최고의 내야수로 명성을 날렸다.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전체9순위)로 NC의 지명을 받은 박민우는 2013년 32경기에 출전해 타율 .268 9도루를 기록하며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뽐냈다. 그리고 박민우는 2013년에 보여준 예고편이 전부가 아니었음을 2014년에 증명했다.

2014 시즌 NC의 주전 2루수 자리를 차지한 박민우는 118경기에 출전해 타율 .298 1홈런 40타점 87득점 50도루를 기록했다. NC는 FA 시장에서 50억 원을 투자해 이종욱이라는 걸출한 1번타자를 영입했지만 박민우는 시즌 내내 NC의 1번 자리를 놓치지 않았고 김상수(삼성 라이온즈, 53개)와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도루왕 경쟁을 벌였다. 박민우는 시즌 후 신인왕 투표에서도 압도적인 차이로 신인왕에 올랐다.

2015 시즌 더욱 무르익은 기량을 뽐낸 박민우는 141경기에 출전해 타율 .304 3홈런 47타점 111득점 46도루로 2년 차 징크스가 무색한 맹활약을 펼쳤다. 2016년에는 잔부상으로 23경기에 결장했지만 시즌 타율은 .343로 크게 상승했고 100타석 이상 줄었음에도 타점은 오히려 47개에서 55개로 상승했다. .434에 달했던 놀라운 득점권 타율 덕분이었다(리그 1위).

뛰어난 실력과 곱상한 외모를 갖추며 정수빈(두산 베어스), 구자욱(삼성)과 함께 '허구연 의 남자'로 등극한 박민우는 풀타임 3년 만에 NC에선 없어선 안될 간판 선수로 자리 잡았다. 정근우와 서건창이라는 걸출한 선배들의 존재 때문에 국가대표 선발에는 번번이 실패했지만 박민우가 한국야구를 이끌 차세대 2루수 0순위 후보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2017년 박민우는 스프링캠프 도중 햄스트링 부상으로 조기 귀국하며 106경기 출전에 그쳤다. 특히 장기였던 도루가 11개로 줄었고 2루수로 선발 출전한 경기도 100경기가 채 되지 않았다. 하지만 박민우는 수비와 주루에서의 아쉬움을 방망이로 해소하며 프로 데뷔 후 가장 높은 .363의 타율을 기록했다. 타격왕 김선빈(KIA)에게 단 7리가 부족한 타격 3위에 해당하는 성적이었다.

1군 1할 타자가 퓨처스리그 7할 타자로, 박민우는 타격감 회복했을까

박민우는 시즌이 끝난 후에도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2017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대회에서 대표팀에 선발돼 개막전부터 결승까지 3경기 연속 1번 2루수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4개의 안타와 3개의 볼넷을 기록한 박민우는 타율 .400, 출루율 .538로 대표팀의 1번타자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2017 APBC는 대한민국 야구의 차세대 국가대표 주전 2루수가 박민우라고 확인도장을 찍는 듯한 대회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작년보다 28%(7000만 원)가 인상된 3억2000만 원에 연봉 계약을 체결한 박민우는 김경문 감독과 NC팬들로부터 1번 타자와 2루수로서 최고의 활약을 해주리라 큰 기대를 모았다. 작년에 보여준 타격 집중력에 루키 시즌의 폭발적인 주루능력을 되찾는다면 내심 생애 첫 골든글러브 수상도 충분히 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박민우에 대한 NC의 기대는 시즌 개막과 함께 실망으로 바뀌고 말았다.

박민우는 4월까지 30경기에 출전해 타율 .198 1홈런 7타점 4도루로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김경문 감독은 박민우의 타격감을 회복시키기 위해 타순을 바꾸기도 하고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해 보기도 했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나성범과 김성욱 정도를 제외한 주전 대부분의 타격 컨디션이 썩 좋지 않은 상황에서 통산 타율 .317를 자랑하는 박민우의 부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결국 박민우는 지난 4월29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지난 4일부터 퓨처스리그에 합류한 박민우는 11일까지 퓨처스리그에서 5경기를 소화했다. 하지만 퓨처스리그는 1군에서도 3할 보증수표였던 박민우에게는 수준이 맞지 않았다. 박민우는 5경기에서 타율 .706(17타수12안타) 1홈런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926이라는 만화에서도 보기 드문 성적을 기록했다. 박민우의 타격감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김경문 감독은 12일 한화전을 앞두고 박민우의 이름을 다시 1군 엔트리에 올렸다.

공교롭게도 12일은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면서 전 경기가 취소됐고 박민우의 1군 복귀전도 자연스럽게 13일로 연기됐다. 만약 박민우가 13일부터 자신의 이름에 어울리는 활약을 해준다면 퓨처스리그 경험은 기분 전환이 됐던 좋은 기억이 될 것이다. 박민우의 퓨처스리그 나들이가 재도약을 위한 '좋은 경험'이 될지, 일시적으로 슬럼프를 멈춘 진통제 역할에 그칠지는 앞으로 박민우의 활약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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