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이름 석자만으로 위대한 '가왕' [리뷰]

우빈 2018. 5. 1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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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 / 사진=조용필 50주년 추진위원회 제공

[스포츠투데이 우빈 기자] "내 삶에 깃든 당신의 음악으로 50년이 행복했습니다" "가왕, 전설이라는 타이틀보다 더 자랑스러운 오빠라는 이름"

12일 오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2018 조용필&위대한 탄생 50주년 전국투어 콘서트 '땡스 투 유(Thanks To You)'서울공연이 열렸다. 기상청이 예보한대로 이날 새벽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2시간이 넘는 공연 내내 세차게 쏟아졌지만, '오빠'만 보는 팬들에게는 폭우 따위는 장애물이 되지 못했다.

'땡스 투 유'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오프닝에 이어 '여행을 떠나요'로 포문을 연 조용필은 이어진 '못찾겠다 꾀꼬리' 무대에서 무빙 스테이지를 이용해 잔디석으로 뻗어 나왔다. 팬들과 좀 더 가까워진 조용핀은 주경기장을 메운 4만5000명의 팬들을 바라본 후 "감격스럽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감사 인사로 입을 열었다.

조용필과 '비'는 인연이 깊었다. 첫 단독 공연을 열었던 2003년 '35주년 기념 공연'과 2005년 전국투어 '필 & 피스' 서울 공연에서도 폭우가 몰아 쳤기 때문. 조용필 역시 "날씨가 계속 좋다가 오늘 이렇게 비가 오는지, 미치겠어. 내일은 좋다고 하잖아요. 난 괜찮지만, 여러분에게 비를 맞게 해서 (죄송해요)"라고 토로했다.

조용필 / 사진=조용필 50주년 추진위원회

객석을 둘러보던 그는 쏟아지는 비에 우비 하나로 공연을 보는 팬들이 걱정됐는지 무대 위 임시방편으로 만들어놓은 가림막을 벗어나 팬들과 일일이 눈을 마주치며 "음악이 좋아서 취미로 시작한 게 평생을 하게 됐다. 여러분이 있어서 50년까지 오게 됐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여기 못 오신 분들을 포함해 감사드리고 제 팬클럽도 계신데 감사합니다. 팬클럽이 제가 할 수 없는 일들을 해주셨어요"라고 50년을 함께한 팬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그대여' '어제오늘 그리고' '자존심' '창밖의 여자' 'Q' '한오백년' + '간양록' '돌아와요 부산항에' '잊혀진 사랑' '미지의 세계' 등 주옥같은 그의 곡들을 부르며 조용필은 직접 기타를 메고 라이브 연주를 시작했고, 통기타를 안고 메들리를 선보여 팬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조용필은 "사람들에게 제 노래 중 어떤 노래 듣고 싶냐고 물어보면 많이 있어요. 그중 베스트 10을 뽑자면 이것도 있고 저것도 있고 그래요"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야외라 곡 선별도 힘들어 어떻게 하면 여러분을 즐겁게 해드릴까 고민했어요. 처음이자 마지막인 50주년이라 메들리로 준비했어요"라며 '국민 오빠' 다운 입담을 선보이기도 했다.

조용필 / 사진=조용필 50주년 추진위원회

'헬로(Hello)' '비련' '고추잠자리' '단발머리' 등 매 무대가 절정 그 자체였지만 특히 '킬리만자로의 표범'에서 드라마틱한 내레이션과 강렬한 록 사운드를 뽐냈다.

조용필은 "올해 들어 몸이 안 좋아졌습니다"라고 고백했다. 조용필은 "최악의 목 상태"라고 표현할 정도로 컨디션 난조를 보였다. 조용필은 "꿈이 올해도 공연을 무사히 마치자는 것"이라고 털어놓았으나 "근데 무대에만 서면 너무 편해요. 저는 평생 딴따라인가 봅니다"라고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가왕'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장미꽃 불을 켜요' '나는 너 좋아' '모나리자'를 거쳐 '슬픈 베아트리체'로 '땡스 투 유' 서울 공연이 마무리되는 듯했으나 앙코르곡 '꿈'이 흘러나왔고 또다시 무빙 스테이지에 오른 조용필이 등장했다. 지난달 평양에서 열린 남북공연에서도 하이라이트 무대였던 '친구여', 조용필 신드롬을 또 한 번 일으켰던 '바운스(BOUNCE)'까지 '가왕 조용필'이기에 가능한 무대를 보여줬다.

조용필 / 사진=조용필 50주년 추진위원회

50년이란 오랜 세월을 대한민국의 가왕으로 군림했고 앞으로도 다신 없을 가왕 조용필의 무대는 완벽하다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꽉 찬 공연이었다. 그 열정을 응원하듯 4만 5000명의 관객을 포함해 조용필의 팬들은 "비처럼 젖어들었습니다. 햇살처럼 스며들었습니다" "내 삶에 깃든 당신의 음악으로 50년이 행복했습니다" "가왕, 전설이라는 타이틀보다 더 자랑스러운 오빠라는 이름" 등의 현수막으로 조용필을 사랑하고 응원했다.

폭우마저 무대 장치 같았던 '땡스 투 유'는 조용필이 얼마나 위대한 가수인지를 한 번 더 보여준 공연임이 틀림없었다.

한편 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은 조용필은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 공연을 시작으로 5월 19일 대구 월드컵경기장, 6월 2일 광주 월드컵경기장, 6월 9일 의정부 종합운동장 등지에서 '땡스 투 유' 투어를 펼친다.

우빈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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