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사탐' 손주은, 사교육 인생을 후회하다
[오마이뉴스 윤종훈 기자]
공부가 너희를 구원하지 못하는 세상
서울 강남 학원가와 인터넷 강좌 등에서 '손사탐'(손선생 사회탐구)으로 유명했던 손주은(58) 메가스터디 회장이 지난 10일 SBS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에 출연해 "사교육 인생을 후회한다"라고 고백했다.
그는 대학 졸업 무렵 잠시 돈을 벌기 위해 과외지도를 시작했다가 첫 학생이 5개월 만에 전교 300등에서 15등으로 성적이 오르면서 고액 강사로 자리 잡게 된 것 등 자신의 '사교육 인생'을 회고했다.
그는 소수 부유층 학생들의 성적을 올려주는 일이 불평등을 부추기는 것이란 생각에 대중 강의로 전환했지만, 학원들이 대치동 집값을 올려 지역 불평등을 가중한다는 것을 깨닫고는 누구나 들을 수 있는 온라인교육서비스 회사를 창업했다고 한다. 그러나 공부에 매달려도 구원받을 수 없는 사회가 된 현실이 그를 반성하게 했다는 설명이다.
손 회장은 "살아갈수록 부끄러움이 커지는데, 부끄러운 채로 죽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 윤민창의투자재단을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그가 2016년 사재 300억 원을 내 설립한 재단은 청년창업투자지원, 중고생창업교실, 장학금지원 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윤민'은 그가 교통사고로 잃은 아들과 딸 중 장애를 겪다 숨진 딸의 이름이다.
"부유층 유리한 대학입시... '계층할당제' 도입해야"
"지금 입시는 학생부 교과, 학생부 종합, 대학별 논술, 적성검사, 수능, 비교과 등을 다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사회적 소외계층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합니다. 지역균형선발은 지역에서 잘 사는 계층 자녀들의 전유물이 됐고요. 소득수준이 낮은 계층(10분위 중 1~3분위) 학생들이 주요 대학에 일정 비율 우선 선발될 수 있도록 해야 진정한 교육 평등이 실현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또 수시전형이 대학별 입학정원의 70~80%까지 늘어나면서 상위 100여 명 외에는 수십만 수험생 중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는 입시가 됐다며, 수시와 정시의 비율을 5대 5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수시 6회, 정시 3회인 지원 횟수를 각각 2회로 줄여 대학들의 '원서 장사'를 막고 수험생의 혼란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이와 함께 '교사들도 못 푸는' 수학 30번 문항 등 지나치게 어렵거나 너무 쉬운 수능의 난이도를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젊은이들이여, '창직'을 하라"
그는 청년들이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적극적으로 창업, 창직(직업을 만드는 것)에 나설 것을 권했다. 새로운 직업 하나가 일자리 1만 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대학 시절 서울대 졸업식에서 커피를 팔았던 '첫 장사'의 경험을 들려주며 '일단 덤벼보라'고 조언했다.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일단 도전하면 실패하더라도 그 경험이 다른 기회를 열어준다는 얘기다. 또 창업할 때는 너무 거창하게 벌리지 않아야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고, 목숨을 건다는 자세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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