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12일" 트럼프보다 빨랐던 최재성..어떻게?

허진 2018. 5. 1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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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보다 12시간 빨랐던 최재성…文 ‘복심’ 인증? 천기누설?
최재성 전 의원은 북·미 정상회담 일정과 장소를 어떻게 미리 알았을까.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하는 최 전 의원은 지난 10일 오전 11시 20분께 국회 정론관에서 북·미 정상회담 및 공약 발표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이 자리에서 언론의 주목을 받은 내용은 최 전 의원의 북·미 정상회담 관련 발언이었다.

최재성 전 의원이 지난 3월 29일 ‘문재인의 복심’ 어깨띠를 두르고 서울 송파을 지역을 도는 모습 [중앙포토]

최 전 의원은 “싱가포르가 (회담 장소로) 가장 적절하고 유력하다고 본다. 싱가포르가 될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회담) 시기는 6월 12~13일 즈음에서, 이것을 넘길 수는 없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그런 뒤 “싱가포르에서 열리게 되면 (두 정상이) 12일날 도착하고 13일날 (회담이) 열리고, 이렇게 될 것 같다”고도 했다.

한창 송파을 지역을 돌아다녀야 할 최 전 의원이 국회 정론관에 나타나 자신의 선거와 전혀 상관 없는 북·미 정상회담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자체가 이례적이었다.

그런데 최 전 의원의 기자회견 내용은 사실로 드러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시간여 흐른 뒤인 이날 오후 11시 37분(한국시간 기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매우 기대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나의 회담은 싱가포르에서 6월 12일 개최될 것”이라며 “우리 양측 모두는 회담을 세계 평화를 위한 매우 특별한 순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발표보다 최 전 의원의 발언이 12시간 더 앞섰던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화면 캡처]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긴 걸까. 실마리는 다음날인 11일 오전 청와대 관계자의 백브리핑 과정에서 나왔다. 이날 청와대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 관계자는 “6월 12~13일 그 무렵에 싱가포르가 (회담 장소로 잠정 결정)됐다고 하는 얘기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일주일 전에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러 (미국에) 갔을 때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정 실장이 지난 4일 볼턴 보좌관을 만난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하기 엿새 전에 청와대는 미리 알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최재성 전 의원 [중앙포토]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청와대가) 4일에 통보받고 어떤 경로로 이야기를 들은 줄 모르겠으나 최 전 의원이 어제(10일) 정론관에서 얘기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를 제외하고는 보안을 유지하며 언론에도 철저하게 함구하던 북·미 정상회담 장소와 일정을 최 전 의원은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알게 됐다는 취지다.

이같은 일을 두고 일각에선 “최재성 전 의원이 청와대 핵심부와 밀접한 유대 관계를 맺고 있는 증거”라는 해석이 나온다. 보안이 유지될 수 없는 사람에게는 정보를 잘 주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 전 의원의 행보가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 전 의원은 민주당 후보 경선을 치르기 전인 지난 3월 29일 ‘문재인의 복심’이라고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지역구 유세를 다니다 경쟁자였던 송기호 변호사로부터 반발을 부른 적이 있다. 송 변호사는 지난달 4일 국회 정론관을 찾아 “복심(腹心)은 불공정이다. 스스로 ‘대통령의 복심’을 자처하는 낡은 정치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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