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미식가' 다녀간 집 직접 가보니..

김유섭 기자 2018. 5. 10.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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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SNS에 올라온 사진 한장에 전국의 미식가들은 환호했다.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주인공역 마츠시게 유타카(이노가시라 고로 역)가 용산의 한 갈비집에서 포착된 것. ‘고독한 미식가’는 시즌7까지 이어진 일본의 장수드라마로 1인 무역회사 대표인 고로상이 혼밥을 즐기며 소소한 행복을 찾아가는 내용이다.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캡처

입맛 까다롭기로 소문난 ‘고독한 미식가’ 고로상이 방문했다는 것은 그집이 곧 맛집이라는 뜻. 실제로 지난 8일 ‘고독한 미식가’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전국의 미식가들이 몰려 오후 9시에 고기가 다 떨어지기도 했다. 도대체 어떤 맛이길래 고로상이 찾았는지 확인하러 9일 서울시 용산구 보광동 ‘종점숯불갈비’에 직접 찾아가봤다.

‘종점숯불갈비’에서 돼지갈비를 주문하자 10여 가지 밑반찬이 나왔다. / 김유섭 기자

버스 종점에 위치한 ‘종점숯불갈비’는 김득중(62)씨와 두아들이 97년 부터 20여 년 운영한 식당이다. 허름한 유리문을 지나 고로상이 앉아서 먹고갔다는 테이블에 앉았다. 대표 메뉴인 갈비를 시키니 10여 가지의 반찬이 나왔다. 고사리, 멸치볶음, 김자반 등등. 이 반찬들은 특출난 맛은 아니지만 어머니가 집에서 만들어주신 정갈하고 건강한 맛이었다. 특히 직접 담갔다는 묵은지가 일품이었는데 고기가 나오기도 전에 공기밥 반을 비웠다.

‘종점숯불갈비’의 대표 메뉴 이자 ‘고독한 미식가’ 고로상이 먹고 갔다는 돼지갈비 / 김유섭 기자

잠시 뒤 흥건한 양념이 배인 갈비가 등장했다. 야자숯에 적절히 달궈진 불판 위에 고기를 얹었다. 달달한 향이 코끝을 자극 했다. 골고루 익은 갈비를 입에 넣어보니 처음엔 ‘무슨맛 일까?’했다. 그만큼 싱거운 맛이었다. 두조각째 집어 먹어보니 칼집에 약하게 스며든 양념맛이 느껴졌다. 간이 세지 않은 양념이었지만 돼지의 비린내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마지막 갈빗대까지 뜯고나니 이 돼지갈비의 매력을 알게됐다. 자극적이지 않은 ‘삼삼함’

10여 가지 반찬과 곁들여 밥 한공기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돼지갈비였다. 드라마 설정상 고기를 먹으면 꼭 면이나 밥을 곁들여야 하는 ‘고독한 미식가’ 고로상에게 딱 맞는 집이 아니었을까 추측해본다.

한편, 식당 주인 김득중(62)씨의 맏아들 이민우(45)씨는 “정직한 식당이 되고 싶다”며 “고독한 미식가의 촬영지가 된 이유도 정성 담긴 밑반찬이 한몫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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