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재때문에 회사 못하겠다" 中ZTE 영업중단 선언

하현옥 2018. 5. 10.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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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등 미국산 부품 30% 사용
미국 내 4위 휴대전화 판매 업체
7년간 미 기업 거래 금지 조치에
주식 거래 중단, 영업 타격 큰 탓
모바일 사업부 매각 검토설까지
중국의 통신장비업체인 ZTE가 미국의 제재 조치에 영업중단을 선언했다. 사진은 중국 우한에 있는 ZTE 매장의 모습. [AP=연합뉴스]
미국과 중국 무역갈등의 첫 희생양이 나왔다.

미국의 제재대상이 된 중국 통신장비업체 중싱그룹(ZTE)다. 주요 영업활동을 중단했고, 모바일 사업부 매각까지 검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ZTE가 홍콩증권거래소에 ‘회사의 주요 영업활동이 중단됐다’는 내용의 자료를 제출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ZTE가 경영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른 건 미국 정부의 강력한 제재 때문이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16일 퀄컴 등 미국 기업에 앞으로 7년 동안 ZTE와 거래하지 말 것을 명령했다. ZTE가 미국의 제재 조치를 어기고 휴대전화 부품을 이란과 북한에 판매한 혐의 탓이다.

미국의 제재조치에 ZTE는 비상이 걸렸다. 이 회사가 사용하는 부품의 25~30%가량이 미국산이라서다.

게다가 ZTE는 미국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전자, LG전자에 이은 4위의 휴대전화 판매업체다.

미국 시장에서 영업 활동이 막히면 회사의 생존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ZTE는 미국의 경영 제재가 경영에 큰 타격을 줄 있다며 미 상무부에 제재 유예를 공식 요청했다.

WSJ은 “중단된 사업이 어떤 부문인지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ZTE는 소비자가전과 통신ㆍ인프라, 클라우드 컴퓨팅 등의 사업 부문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현재 ZTE 휴대전화의 판매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중단된 상태다. 미국의 제재 이후 홍콩거래소에서 주식 거래도 중단됐고 주주총회도 연기됐다.

WSJ는 “ZTE의 이번 발표는 미·중 양국의 무역갈등이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첨단기술 분야에서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야심도 관련돼 있다”고 지적했다.

모바일 사업부 매각설도 흘러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현지시각) “ZTE가 화웨이와 샤오미 등 경쟁사에 모바일 사업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화웨이와 오포 등 중국 기업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업체 모두가 매각 협상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ZTE 이슈는 미ㆍ중 양국 무역갈등의 향방을 가늠하는 풍향계이자 주요 협상 의제다. 지난 3~4일 열린 미국과 중국의 1차 무역대화에서ZTE 문제가 논의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ZTE는 영업중단 자료를 제출한 9일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미국 측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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