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고양이의 숨은 비밀..고양이 연구들 ②

이종림 객원기자 2018. 5. 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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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회에 이어 봄철에 더욱 귀여움이 폭발하는 고양이에 대한 흥미로운 과학 지식을 소개합니다. 고양이 신체에 숨은 비밀과 함께 고양이의 성격까지 파헤쳐 봅니다. 집에서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다면 우리집 고양이는 어떠한지 관찰해보기를 권합니다. 

pixabay 제공

고양이 코에 숨은 비밀

고양이는 강아지처럼 코를 벌름거리며 냄새를 맡지는 않지만 예민한 후각을 지니고 있습니다. 고양이의 비강에는 2억 개의 향기 수용체를 갖고 있어 고양이는 코로 먹이를 찾고 다른 동물이나 사람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고양이의 후각은 특히 식욕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끼칩니다. 고양이가 감기로 코가 막히기라도 한다면 식욕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강한 냄새는 고양이에게 자극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고양이가 생활하는 일상 공간에는 가급적 새롭고 자극적인 향기는 들이지 않는 게 좋습니다.  

고양이는 특이하게도 우리 눈에 보이는 코와 함께 입으로도 냄새를 맡을 수 있습니다. 고양이에게는 앞니 바로 뒤부터 입천장을 따라 비강으로 이어지는 도관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고양이가 미소짓거나 찡그린 표정을 지으며 입을 약간 벌려 호흡할 때는 고양이가 안쪽의 후각기관으로 냄새를 맡기 때문입니다. 이를 ‘플레멘 반응’이라고 합니다. 

눈에 보이는 코는 음식 냄새와 같이 일반적인 냄새를 맡습니다. 반면에 안쪽에 있는 후각 기관은 영역 표시나 이성의 정보를 전달하는 화학물질인 페로몬을 수집합니다. 각 고양이는 눈 사이, 입꼬리, 발바닥, 꼬리 등에 위치한 특수 땀샘을 통해 독특한 페로몬을 뿜어내죠.  

냄새를 찾는 이 두 가지 메커니즘은 고양이에게 주변 환경에 대한 더욱 입체적인 정보를 제공합니다. 또한 고양이의 코는 냄새 뿐 아니라 사람의 지문과 같은 역할도 합니다. 고양이 코를 확대해 보면 융기 패턴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그 패턴은 모든 고양이가 저마다 다르다고 합니다.

고양이의 코를 자세히 보면 융기가 나있는 패턴이 있다. 그 패턴은 사람의 지문처럼 각 고양이마다 다르다. - pixabay 제공

고양이 발에 땀나는 이유 

고양이는 사막의 동물로 진화했기 때문에 강아지에 비해 열에 잘 대처하는 편입니다. 고양이는 날이 더워지면 귀신같이 시원한 곳을 찾아 드러눕고, 날이 추워지면 제일 따뜻한 곳에 자리잡고 식빵을 굽습니다. 고양이 키우는 집사들이라면 알 겁니다. 

고양이는 우리 인간과 달리 몸에 땀샘이 많이 없습니다. 다른 방법으로 체온을 식혀야 합니다. 먼저 고양이의 크고 얇은 귀는 혈액이 귀를 통해 식게 만듭니다. 날이 더워지면 고양이들이 그루밍을 더 열심히 합니다. 침을 모피에 섞어 증발시키면서 몸을 식히기 위해서입니다. 싱크대나 타일 바닥과 같이 차가운 표면이나 그늘을 찾는 이유도 마찬가지죠. 

그렇다면 고양이가 유일하게 땀을 흘리는 부위가 있다면 어디일까요? 바로 말랑말랑한 발바닥입니다. 고양이가 땀을 배출할 수 있는 유일한 곳입니다. 강아지와 달리 고양이는 헐떡거리는 식으로 열을 내뿜지 않기 때문에 고양이가 더위를 타는지 여부를 쉽게 알 수 없는데요. 만일 고양이 발에 땀이 차있다면 더운 상태이기 때문에 시원하게 해주는 게 좋습니다. 

말랑말랑한 발바닥이 유일하게 땀을 흘리는 부위이다. - giphy.com 제공

고양이도 왼손잡이, 오른손잡이가 있다? 
 
평소 고양이가 발을 어떻게 쓰는지 유심히 본 적이 있나요? 과학자들은 고양이들이 걷거나 먹을 때 왼쪽 또는 오른쪽 앞발에 대한 선호도가 각기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선호도가 성별에 따라 일정하게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입니다. 

영국의 벨파스트퀸스대학 동물심리학 연구팀은 암수가 거의 반반으로 구성된 44마리의 집 고양이를 3개월 간 관찰했습니다. 발을 사용해야만 먹이를 먹을 수 있게 한 뒤, 고양이들이 먹을 때나 화장실을 사용할 때, 이동할 때, 장난칠 때 등 일상에서 어느 쪽 발을 더 자주 사용하는지를 살펴봤습니다. 

그 결과 전체 고양이의 4분의 3이 왼발 또는 오른발 중 한쪽 발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암컷은 오른발을 주로 사용하고, 수컷은 왼발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사람과 비교를 하자면, 대다수가 오른손잡이지만 남성이 여성에 비해 왼손잡이일 가능성이 통계적으로 더욱 높습니다. 그 이유는 엄마의 자궁에 있을 때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에 많이 노출될수록 왼손잡이로 태어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연구진은 “선호하는 앞발의 차이는 성 호르몬과 관련이 있다”며, “이러한 결과에서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어떻게 다루는지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왼발을 주로 쓰는 고양이들은 오른발을 쓰는 고양이에 비해 불안감을 더 잘 느낀다고 합니다. 반면에  오른발을 쓰는 고양이는 쾌활하게 장난을 자주 치는 모습을 관찰했습니다. 

어떤 행동을 할 때 선호하는 발을 보면 성별을 알 수도 있다. - giphy.com 제공

고양이의 5가지 성격, 우리집 고양이는?

그렇다면 고양이의 성격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어떤 고양이는 좀 더 얌전하고, 어떤 고양이는 좀 더 활기차거나 사나운 듯합니다. 고양이도 저마다의 성격이 다른데요. 호주의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대학 동물심리 연구팀은 뉴질랜드와 호주, 북미 인근의 고양이 집사 2300명으로부터 그들이 키우는 2800마리 고양이에 대한 성격을 묻는 52개 문항의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리고 설문내용을 분석한 결과 고양이의 성격은 크게 5가지로 나뉘었습니다. 첫째, 불규칙하고 무모한 행동을 하는 충동적인 성격입니다. 둘째, 질투를 심하게 하거나 왕따를 시키는 등 다른 고양이로부터 우위를 점하려는 성향의 지배적인 성격입니다. 셋째, 친절하고 애정 표현을 잘하는 쾌활한 성격입니다. 넷째, 호기심과 장난기가 가득한 외향적 성격입니다. 다섯째, 수줍음과 두려움, 의심이 많은 신경증적인 성격입니다. 

연구진은 “외향성, 신경증 등의 요소가 일반적으로 인간 성격 평가와 유사한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며, “고양이의 성격을 더 잘 이해하면 고양이와 동반자 모두의 정신건강을 개선하고 더 나은 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연구진은 신경증이 높은 성격의 고양이는 수줍음이 심하기 때문에 숨을 수 있는 곳이 필요하며, 외향성이 낮은 고양이는 나이가 들수록 인지기능 장애를 나타낼 수 있으므로 한 번씩 수의사의 진료를 받는 게 좋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충동성이 높은 고양이는 때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으니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게 좋습니다. 

pixabay 제공

*출처 및 참고 :

http://journals.plos.org/plosone/article?id=10.1371/journal.pone.0183455

https://www.newscientist.com/article/dn17510-is-your-cat-left-or-right-pawed

https://news.nationalgeographic.com/2018/01/animals-pets-cats-right-handed/https://www.mnn.com/family/pets/stories/cats-nose-knows-more-you-think

https://www.petful.com/pet-health/cats-sweat-through-their-paws/

※필자소개
이종림. IT전문지 마이크로소프트웨어와 과학동아에서 기자로 일했으며, TV 예능 ‘용감한 기자들’에 출연했다. 최신 IT기기, 게임, 사진, 음악, 고양이 등에 관심이 많다.

[이종림 객원기자 lumen0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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