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경궁 김씨는 누구입니까'..文 대통령 지지자들의 이재명 후보 공격

유병훈 기자 2018. 5. 9.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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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지지자들, 文 대통령 비방 의혹있는 이재명 후보 아내 검증 요구
전해철 의원과의 경선 과정에서 의혹 제기
자발적 모금으로 추가 광고 예고

경향신문에 9일 게재된 ‘혜경궁 김씨는 누구입니까?’ 광고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9일 문 대통령 비방 의혹이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 부인 트위터 계정에 대한 검증을 요구하는 광고를 냈다.

이 광고에는 “혜경궁 김씨는 누구입니까?”라는 문장만 크게 적혀있다. 혜경궁 김씨는 지난 몇년간 문 대통령과 친문(친문재인)계를 비방한 트위터 아이디 ‘@08__hkkim’을 일컫는 말로,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해당 계정의 소유주가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후보 측은 이같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날선 공방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 열성 지지층과 이 후보 측 사이에 갈등이 생겨났다. 이 후보는 이후 6·13 지방선거 경선에서도 문 대통령의 복심 중 한 사람인 전해철 의원과 치열하게 경쟁했다. 문 대통령의 열성 지지층은 전 의원을 지지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경기도지사 후보는 결국 이 후보로 낙점됐다.

그런데 민주당의 경기도지사 지방선거 경선 과정에서 지난 대선 이후 잠잠해졌던 혜경궁 김씨 관련 의혹이 다시 불거졌다. 문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경선 이후에도 혜경궁 김씨와 이 후보 부인 사이 연관성을 조사해야한다는 여론이 형성됐고, 수원지검에서 현재 사안을 조사 중이다. 혜경궁 김씨 계정은 지난 2017년 4월 문재인 당시 민주당 경선후보가 대통령 후보로 최종 결정되자 ‘나라에 답이 없다’라는 내용의 트윗을 올린 후 삭제됐다.

해당 광고는 네이버의 한 카페가 기획했다. 이 카페는 정치와는 상관없는 목적으로 개설됐으나, 카페 일부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광고 게재를 추진했다. 광고 게재를 주도적으로 추진한 네티즌은 지난 1일 ‘읍읍이 검증요청 광고 1차 목표달성’이라는 제목으로 경과를 보고했다. ‘읍읍이’는 이재명 후보를 뜻한다. 이 후보의 실명(實名)을 언급할 시 명예훼손 등으로 고발·고소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이름을 직접 언급하기 힘들다는 의미로 ‘읍읍이’라고 통칭했다.

그는 지난 4월 30일 광고 후원 모금을 시작해 하루만인 지난 1일 1500만원 넘게 모금했다고 밝혔다. 그가 올린 통장 사진에는 ‘이재명 아웃’, ‘이재명 영구제명’, ‘문프(문재인 대통령)사랑해요’ 등의 송금 명의가 적혀있었다.

광고 게재를 주도한 네티즌이 지난 3일 보고한 광고 추진 경과

이 네티즌은 3일 광고를 게재한 언론사와 광고를 조율한 내역도 밝혔다. 그는 “광고를 내보겠다고 공지한 후 (이 후보 지지자 측에서) 신문사에 광고를 내지 말아달라는 항의전화가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며 “(광고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광고 관련 글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2차 광고 역시 추진 중”이라며 “광고 계약이 확실히 끝난 후 (모금 등을) 공지하겠다”고 말해 앞으로도 관련 광고를 계속하리라 예고했다.

9일 광고 게재 후에는 ‘광고 활용방안’이라는 글을 통해 “지하철·회사 휴게실·아파트 경로당은 물론 카페 테이블, 대학교 내 벤치, 은행, 병원 등에 (광고를) 두고오자”고 말했다.

이같은 민주당 내부의 논란에 대해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혜경궁 김씨의 실체가 이 후보의 부인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특정 진영이나 세력을 떠나 거의 모든 사람이 합리적 의심을 품고 있다”며 “이 후보 본인만 의혹을 부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사자에게 답을 확실히 듣고싶다’는 욕구가 광고까지 이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규정했던 ‘적폐’ 행태를 그대로 따르고 있는 이 후보가 진보 진영에서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광고는 촉발제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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