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돈 침대' 최초발견자 "삑삑삑..처음엔 측정기 고장인줄"

CBS 김현정의 뉴스쇼 입력 2018. 5. 9. 09:42 수정 2018. 5. 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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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돈측정기 올려둔 침대에서 최대치 나와
- 처음엔 침대 문제인 줄 몰라, 제조회사도 당황
- 침대에서 방사능이? 소비자에겐 질병선고나 같아
- 토륨과 우라늄 검출, 당연히 인체에 문제 돼
- 장시간 자는 침대는 일시적 노출보다 훨씬 위험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피해 소비자(최초 발견 시민), 이종만(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

내가 매일 누워 자는 침대에서 폐암을 유발하는 1급 발암물질이 기준치보다 10배나 높게 나왔다면 그러면 여러분,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지난 겨울, 한 주부가요. 휴대용 라돈 측정기를 우연히 침대에 올려뒀다가 어마어마한 수치의 라돈이 검출된 걸 발견한 겁니다. 음이온을 발생시킨다고 해서 구입한 고기능성 침대였는데 음이온은커녕 방사능 물질이 뿜어져 나온다는 걸 처음 알게 된 거죠. 그런데 이게 침대뿐일까요. 덜컥 걱정이 됩니다. 오늘 이 문제 한번 짚어보죠. 우선 최초로 라돈 검출 침대를 발견한 분, 그 피해자를 익명으로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나와 계세요? 안녕하세요?

◆ 피해소비자>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문제의 침대를 사용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피해소비자> 6년 2-3개월 정도 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6년 2-3개월. 그러니까 일반적인 우리 침대 매트리스가 아니라 고기능성 비싼 제품이었다고요.

◆ 피해소비자> 살 때는 그냥 항균, 항취 기능이 있다고 해서 샀거든요.

◇ 김현정> 음이온이라고 해서 산 게 아니라 항균, 항취. 그러니까 균하고 냄새를 잡는다 해서 그 기능으로 사신 거예요?

◆ 피해소비자> 네, 음이온이라고 설명 들은 사람도 있기는 한데 대부분 그 얘기는 못 듣고 항균 기능이 있고 친환경 제품이라서 샀다고 했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친환경 제품이라는 것 안에 음이온 발생 뭐 이런 기능도 쭉 들어가 있는 거네요, 여러 가지 기능 중에. 그런데 6년 넘게 쓰던 건데 어떻게 이번에 갑자기 이걸 검사를 하게 되신 거예요?

◆ 피해소비자> 저희 아기가 미숙아로 태어나서 폐포 형성이 보통 아이들보다 좀 덜 돼 있어서 제가 공기질에 신경을 되게 많이 쓰는 편이에요. 그래서 그 미세먼지 때문에 환기도 잘 못 시키고 해서 라돈이 걱정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라돈 측정기를 사게 됐고 그 측정기로 집안을 여기저기 재본 결과 유독 침대 위에만 놓으면 수치가 엄청 심하게 나오는 거예요.

◇ 피해소비자> 아, 라돈 측정기라는 게 쉽게 구입할 수가 있는 거예요?

◆ 피해소비자> 개인 라돈 측정기예요.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말하자면 간이 휴대용 측정기.

◆ 피해소비자> 네.

◇ 김현정> 침대에만 가면 유독 수치가 어느 정도나 뛰던가요?

◆ 피해소비자> 기계가 표시할 수 있는 최대치가 나왔어요.

◇ 김현정> 그러면 알람이 막 삑삑삑 거리면서?

◆ 피해소비자> 네, 네.

◇ 김현정> 그래서 이상하다 생각하신 거군요.

◆ 피해소비자> 네.

◇ 김현정> 수치가 얼마나 뛰었어요?

◆ 피해소비자> 침대 위에 바로 놨을 때가 99.9 피코큐리가 나왔어요.

◇ 김현정> 99.9 피코큐리. 그러니까 이게 단위죠.

◆ 피해소비자> 네, 라돈의 단위예요.

◇ 김현정> 라돈의 단위. 그래서 어떻게 된 일인가. 이게 내 기계가 잘못된 거 아닌가 그 생각을 먼저 하셨을 것 같은데요.

◆ 피해소비자> 그래서 업체에 이 기계가 불량인 것 같다. 거기서 확인하고 바꿔주든가 해라 그래서 처음에는 기계를 보냈어요, 그쪽으로.

◇ 김현정> 라돈 측정기를 보내셨어요. 이게 잘못된 것 같다.

◆ 피해소비자> 네, 그래서 그쪽에서 기계를 테스트를 했는데 이건 정상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직접 가서 공기질을 전문장비로 측정해 주겠다 하셨거든요. 그래서 오셔가지고 베란다랑 저희 안방 두 곳이랑 3일 동안 정밀 측정을 했어요. 그런데 그때는 공기 중에만 측정을 하고 가신 거예요.

◇ 김현정> 설마 침대가 그럴까 하고 침대는 측정 안 하시고.

◆ 피해소비자> 그래서 결과는 당연히 정상으로 나왔고요. 그런데 침대를 그러면 위치 때문인가 싶어서 거실로 꺼내가지고 거기서 다시 재봤는데 거기서도 마찬가지로 침대 위에서 그렇게(높게 나온) 된 거예요. 그래서 이건 침대가 문제다라고 결론을 내리게 된 거죠.

◇ 김현정> 그렇게 된 거군요. 아까 전에 간이로 쟀을 때 최대치. 그 측정기가 담을 수 있는 최대치가 나오면서 삑삑삑 거렸다고 그랬는데 검사기관 통해서 최종적으로 나온 수치는 얼마라고 그럽니까?

◆ 피해소비자> 2000 베크렐 이상이라고 들었습니다.

◇ 김현정> 2000 베크렐 이상. 아까 전에 단위가 피코큐리를 얘기하셨는데 이게 단위가 여러 개가 있죠. 1피코큐리가 37베크렐인데 2000베크렐이 넘게 나왔다...
(※ 편집자 주: 연세대학교 라돈안전센터 측정 결과 가로 30cm, 세로 30cm 크기의 침대 매트리스 샘플에서만 평균 620베크렐의 라돈 검출. 침대 전체로 환산하면 훨씬 많은 양의 라돈이 검출될 가능성이 있다.)

◆ 피해소비자> 네.

◇ 김현정> 여러분, 물론 우리 자연에서도 방사능이라는 건 있습니다. 우리도 이제 평상시에 방사능에 노출이 됩니다. 자연 속에서 노출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나와서는 안 되는 물질이 지금 침대에서 나온 거예요. 이 이야기를 듣고 침대회사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 피해소비자> 처음에는 방사능이 뭔지 라돈이 뭔지도 인지하지 못하고 계신 상황에서 엄청 당황해하셨어요. 그리고 정부에서 다 허가 받고 판매한 제품인데 왜 그런 게 나왔냐고 굉장히 황당해하셨어요.

◇ 김현정> 침대회사에서는 오히려 라돈이 뭐예요? 물어봐요, 피해자한테?

◆ 피해소비자> 네, 라돈이 뭔지도 잘 모르고 계셨어요.

◇ 김현정> 침대 회사에서는 이거 다 품질 검사 받아서 문제없다고 해서 판매한 건데 방사능이라니 이게 무슨 말이냐. 오히려 굉장히 놀랐군요, 거기서. 그 후에 이 침대 쓰시는 분들의 모임 같은 게 생겼다면서요.

◆ 피해소비자> 피해자 모임 카페가 생겼어요.

◇ 김현정> 거기서는 지금 반응이 어떻습니까, 어떤 얘기들을 합니까?

◆ 피해소비자> 제가 처음에 받았던 충격처럼 그분들도 지금 충격을 너무 많이 받으셔가지고... 질병 선고 내린 거랑 다름없으니까요. 특히 아이들 가지신 가정이 많으니까 너무 참담하죠.

◇ 김현정> 그리고 침대 같은 경우에는 그냥 거기다가 얼굴을 박고 자는 것 아닙니까, 몸을 대고.

◆ 피해소비자> 그렇죠.

◇ 김현정> 그래서 더 걱정스러우실 것 같아요.

◆ 피해소비자> 이게 반감기가 다 있어서 보통은 조금만 떨어져 있어도 위험이 없는데 문제는 침대라는 거죠. 얼굴을 거기 직접 대고 호흡을 하니까 다 폐로 이렇게 들어가는 게 문제라는 겁니다.

◇ 김현정> 이 과정 겪으면서 뭐 얼마나 놀라셨어요? 처음 발견자로서.

◆ 피해소비자> 저는 아직도 생각만 하면 심장이 떨리고 가슴이랑 손발이 벌벌 떨리는데요. 아직도 이게 그냥 다 꿈이었으면 좋겠고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입니다.

◇ 김현정> 어떻게 처리됐으면 하고 바라십니까?

◆ 피해소비자> 일단은 원안위(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정확하게 인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정확하게 조사해서 11일에 발표한다고 해서 그걸 기다리고 있고요.

◇ 김현정>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최종발표를 지금 기다리고 계시는군요.

◆ 피해소비자> 거기서 조금이라도 희망이 있는 그런 소식만 기다리고 있어요.

◇ 김현정> 괜찮다는 답이 나오기를 저도 바랍니다.

◆ 피해소비자> 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피해소비자>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저희가 이 침대 회사, 대진침대와도 통화를 시도했지만 통화가 닿지를 않았습니다. 대진침대는 현재 문제의 4개 모델에 한해서 리콜 신청을 받고 있고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죄송하다, 결과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사과문을 올린 상태라는 것 전해 드리죠. 좀 전문적인 영역입니다. 그래서 이 전문가 한 분 얘기를 들어봐야 될 것 같아요. 이번에 문제가 된 침대의 시료를 채취해서 직접 측정 시험을 한 곳입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이종만 박사 연결해 보죠. 이 박사님, 안녕하세요.

◆ 이종만> 네, 반갑습니다.

◇ 김현정> 처음 이 침대에서 라돈이 나오는 것 같다, 이 얘기를 듣고는 어떠셨어요?

◆ 이종만> 저는 과거에 다른 종류의 물질 중에 방사능 측정을 해 본 적은 있지만 집안에서 사용하는 가구류에서 방사능을 측정한 적은 없습니다. 깜짝 놀랐죠.

◇ 김현정> 깜짝 놀라셨죠. 이게 무슨 일인가. 실제로 측정을 해 보니까 방사능 물질이 나왔고 또 다른 곳에서 이걸 침대를 측정해 보니까 2000베크렐 이상이 검출이 됐다라고 하고.

◆ 이종만> 의뢰를 해서 침대시트 시료 중 일부를 가지고 분석을 했는데 거기에서 자연에 존재하는 토륨과 우라늄 계열의 방사능 동위원소가 포함돼 있는 것을 확인 하였습니다.

◇ 김현정> 이걸 종합해 볼 때 이게 우리 인체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거냐 이게 중요하지 않습니까? 왜냐하면 우리 자연 속에서도 천연방사능이라는 게 있기는 있으니까. 이 정도면 어느 정도로 봐야 되는 거예요?

◆ 이종만> 당연히 문제가 되는 수준이라고 생각됩니다. 방사능에 의한 위해는 체크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어떻게 포함되는지의 형태나 방사능 동위원소가 우리 실제적으로 몸에 미치게 되는 부분들을 갖다가 세밀하게 따져봐야 되기 때문에 쉽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우리가 가장 가까이서 많은 시간을 함께 사용하는 침대에 방사능 물질이 있다는 것은 어떤 형태로든 문제가 되는 거죠.

◇ 김현정> 어떤 형태로든 문제가 되는 거다.

◆ 이종만> 라돈이 나와서 공기 중으로 나오게 되고 그것도 호흡을 하는 경우 내부 피폭을 하는 경우가 되므로 굉장히 위험한 경우죠, 사실은.

◇ 김현정> 그런데 그 침대 회사에서는 라돈이라는 게 나오는 줄도 몰랐다. 그리고 정부에서 받으라는 검사 다 받아가지고 품질안전기준 맞춰서 나온 건데 이거 이상하다 이런 반응이라고 해요. 그럼 어떻게 이건 검출이 안 된 겁니까, 제조 과정에서?

◆ 이종만> 그럴 수 있다고 생각은 됩니다. 아마 그분들도 모르고 그러셨을 걸로 생각이 되고요. 사실은 그게 상식이죠. 침대에서 방사선이 나올 것이라고 지금까지 어떤 분도 생각을 못 했을 겁니다.

◇ 김현정> 못 했던 거죠. 하지만 이번에는 음이온을 뿜기 위해서 희토류라는 거. 그러니까 토양을 넣은 거죠?

◆ 이종만>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러다 보니까 천연방사능이 방출이 된 거예요.

◆ 이종만>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우리가 보통 땅을 밟을 때도 그럼 방사능이 나온다는 얘기인데 그건 괜찮고 이건 안 되고 그러는 겁니까?

◆ 이종만> 그건 일시적으로 지나가는 거기 때문에 일부 토양에 방사선이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무조건 양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거든요. 그래서 일시적으로 받는 경우 우리가 엑스레이를 찍거나 하는 경우에도 일시적으로 받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큰 영향은 없다고 봐야죠.

◇ 김현정> 그러니까 일시적으로 밟고 지나가는 것과 침대에서 몇 시간을 자고 그걸 매일 반복하는 것하고는 차원이 다르다는 말씀.

◆ 이종만> 다르죠.

◇ 김현정> 그렇기 때문에 결코 거기에는 그런 물질이 들어가서 안 된다는 말씀.

◆ 이종만> 안 되는 거죠, 맞습니다.

◇ 김현정> 침대가 지금 이런 식이라면 혹시 우리가 생활 속에서 쓰는 다른 물건 중에도 모르고 이런 방사능 물질을 집어넣었을 가능성은 없겠습니까?

◆ 이종만> 있을 수 있죠.

◇ 김현정> 있을 수 있죠?

◆ 이종만> 가령 예를 들어 이 문제가 불거지면서 나온 이야기 중에 하나가 집에서 고양이를 키우시는 분들이 사용하는 고양이 배설에 도움을 주는, 명칭은 정확히 모르겠습니다마는 모래를 사용하지 않습니까? 고양이가 모래를 이용해서 배설을 하고 덮고 하는데 그 모래에서 라돈이 나온다는 이야기가 있거든요.

◇ 김현정> 결국은 토양이 문제네요, 지금 토양.

◆ 이종만> 결국 자연에 존재하는 토양이나 암석 등 광물류에는 천연방사능 동위원소가 포함된 부분이 많으므로 이 제품을 실내에 들여놓거나 아니면 몸에 지니는 경우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음이온이 발생한다고 해서 무조건 다 라돈, 방사능 물질 이런 건 아니지만 음이온 발생시키는 원리가 토양에 의한 거라면 이게 방사능이 혹시 있지 않은가 의심해 봐야 된다는 말씀이시고.

◆ 이종만> 그렇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 이종만> 음이온을 발생시키려면 방사능 동위원소가 도움이 되긴 될 텐데 그것이 사실은 음이온에 의해서 유익한 것보다는 방사능에 의해서 유해한 것이 오히려 더 클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조심하셔야 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지금 문제의 침대는요. 원자력안전위원회에 가서 다시 정밀검사 중에 있다고 합니다. 이 정밀검사 결과가 나오면 저희가 다시 알려드리도록 하고요. 아까 말씀하신 대로 안 넣을 수도 있는 물질이었는데 제조회사가 무심함 속에 이 물질을 넣는 바람에 그리고 검사항목에서 빠지는 바람에 지금 이런 일이 수년 동안 벌어졌다는 게 참 안타깝고 유감스럽고 그렇습니다. 이번 기회에 의심이 되는 물질들은, 의심이 되는 물건들은 다 검사, 체크하고 넘어갔으면 좋겠네요.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종만> 고맙습니다.

◇ 김현정>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이종만 박사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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