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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이매진] '스카이워크 도시' 부산

송고시간2018-05-0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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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바다 위 걸으면서 스릴을 즐긴다

부산 청사포 다릿돌 전망대 [사진/임귀주 기자]

부산 청사포 다릿돌 전망대 [사진/임귀주 기자]

(부산=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부산에는 스릴을 만끽하며 시원한 바다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스카이워크 전망대가 3개나 있다. 오륙도가 건너다보이는 이기대 해안, 신흥 명소로 떠오른 송도해수욕장, 낭만적인 풍경의 청사포 해안이다.

부산을 대표하는 명소 자리는 그동안 해운대와 광안리가 차지했다. 하지만 두 곳은 그 자리를 내줘야 할 것 같다. 매년 100만 명 이상씩의 방문객을 불러모은다는 스카이워크 명물들 때문이다. 스카이워크는 바닥이 투명한 유리로 된 구조물로, 경치가 좋다는 전국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부산에는 이기대 해안, 송도해수욕장, 청사포에 스카이워크가 설치됐다. 스카이워크 순례 여행지로서의 위상을 자랑할 정도가 된 것이다.

해운대 달맞이길과 송정해수욕장 중간에 있는 포구마을인 청사포에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오간다. 해안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해안 길을 따라 조금 걸어가면 바다를 향해 고개를 내민 다릿돌 전망대가 형체를 드러낸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유선형의 구조물은 더 거대하고 육중해 보인다.

다릿돌 전망대를 둘러보는 방문객들

다릿돌 전망대를 둘러보는 방문객들

◇ 푸른 뱀의 전설 형상화한 '다릿돌 전망대'

다릿돌 전망대는 청사포에 전해지는 푸른 뱀의 전설을 형상화했다. 고기잡이 나간 남편이 돌아오지 않자 아내가 매일 바다를 보며 그리워했다. 용왕은 푸른 뱀을 보내 여인을 데려와 남편을 만나게 했다고 한다. 이런 전설 때문에 청사포는 원래 뱀을 뜻하는 '사'(巳) 자를 썼는데 지금은 '모래 사'(沙) 자로 바뀌었다.

전망대는 길이가 72.5m에 달한다. 그만큼 바닷속 깊숙이 자리한다는 뜻이다. 기암이 수려한 해안 계단을 올라 전망대에 들어섰다. 뱀의 길쭉한 몸통에 해당하는 S 자로 굽이진 폭 3m의 좁은 통로를 지나자 이내 폭이 넓은 머리 부분에 도착한다. 중간과 왼쪽에는 투명 바닥 유리를, 오른쪽에는 철망이 깔렸다. 유리 바닥 귀퉁이에 서서 내려다보자 까마득한 아래에서는 사나운 파도가 포말을 일으키고 있다. 전망대에서 수면까지 거리는 20m에 달한다.

방문객 대부분은 미소를 머금고 조심조심 발을 디디며 스릴을 즐기지만 한쪽에서는 "여길 왜 오는 거야" "더는 못 가겠어" 등 겁 잔뜩 먹은 듯한 말소리도 들려온다.

전망대 끝에 서면 드넓은 바다가 펼쳐져 가슴을 탁 트이게 한다. 전망대 난간 뒤편으로는 조그만 해상 등대가 하나 서 있고, 육지부터 등대까지 암초 다섯 개가 징검다리처럼 가지런히 놓인 것을 볼 수 있다. 전망대에 '다릿돌'이란 이름이 붙은 이유다. 전망대 뒤편에 있는 언덕에 오르면 푸른 뱀이 바다로 날아드는 듯한 전망대의 모습을 또렷하게 볼 수 있다.

전망대 바로 뒤에는 더는 기차가 다니지 않는 동해남부선 기찻길이 있다. 송정역에서 구덕포, 청사포, 미포를 거쳐 미포 건널목에 이르는 4.8㎞의 철길이다. 철길 위쪽 비탈에는 갈맷길이 나란하게 지난다. 연인들은 영화 '건축학개론' 속 장면처럼 수명이 다한 철로를 따라 걷고, 젊은이들은 철로에 올라 기념사진을 찍는다. 기찻길을 따라가면 흰색과 빨간색 쌍둥이 등대가 마주 보고 있고, 바다에 낚싯대를 드리운 사람들이 있는 청사포의 평화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이곳 특산물인 잘 말린 미역을 늘어놓고 파는 주민들과 담벼락에 예쁜 그림이 그려진 골목길도 만날 수 있다.

청사포에 있는 미포 철길

청사포에 있는 미포 철길

◇ '구름인파' 몰려드는 구름산책로

부산 서구 송도해변에는 국내에서 가장 긴 곡선형 해상산책로인 구름산책로가 있다. 2016년 설치돼 송도해변의 명물이 된 총 길이 365m의 스카이워크다. 지난해 210만여 명이 이곳을 찾았다고 한다.

유연하게 굴곡을 그리는 산책로를 따라가면 초승달 같은 송도해변과 바닷속에서 돌고래가 뛰노는 모습을 형상화한 조형물을 볼 수 있다. 중간중간 투명 바닥 유리와 철망 사이로 파도가 출렁이는 모습이 들여다보인다.

산책로 중간에는 섬의 모양이 거북을 닮은 거북섬이 있다. 전설에 따르면 옛날 한 어부가 그물에 상처 입은 여인을 정성스레 치료하고 사랑에 빠졌는데 알고 보니 용왕의 딸이었다고 한다. 용왕의 딸은 사람이 되기 위해 천일기도를 올렸지만 마지막 날 바다 괴물의 방해로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한다. 용왕은 딸과 어부가 영원히 함께할 수 있게 어부를 거북바위로 만들었다고 한다.

거북이 입을 쩍 벌린 모습의 입구를 들어서면 송도해수욕장의 유래와 전국의 거북바위, 송도 거북섬 전설 등을 소개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방문객은 거북 조각상과 거북 알 의자, 인어와 어부의 동상 등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다. 거북섬을 지나서도 산책로는 이어진다. 산책로 끝에 서면 노란색 등대 뒤로 푸른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송도해변의 또 다른 명물은 해상케이블카다. 구름산책로 뒤편 송림공원에서 바다 건너 암남공원까지 1.62㎞를 잇는다. 편도 소요시간은 약 8분 30초. 8인승 케이블카 39기 중 13기는 바닥이 투명하다. 최고 86m 높이에서 하늘을 나는 스릴을 만끽하며 바다와 해안선을 볼 수 있다. 국내 최초 케이블카 뮤지엄 '송도 도펠마이어 월드', 아시아 최초 공중그네 '스카이스윙'도 있다.

부산 송도해변의 구름산책로

부산 송도해변의 구름산책로

부산의 세 번째 스카이워크는 이기대에 있는 오륙도 스카이워크. 이곳의 옛 이름은 말안장을 뜻하는 '승두말'로, 깎아지른 듯한 높이 35m 절벽 위에는 말발굽 모양 투명 전망대가 바다를 향해 길이 15m로 돌출해 있다. 발아래 투명 유리를 통해 파도가 절벽을 때리는 풍경이 보는 이들을 아찔하게 한다. 전망대에 서면 방패섬, 솔섬, 수리섬, 송곳섬, 굴섬, 등대섬 등 일명 '오륙도'가 내려다보인다.

오륙도 스카이워크에서 절벽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 해녀들이 청정해역에서 직접 채취했다는 전복, 해삼, 소라, 문어 등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간이식당이 있다.

해녀들의 간이식당이 있는 곳은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이어지는 '해파랑길'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스카이워크에서 바다 풍경을 감상한 후 해안절벽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를 해풍을 맞으며 걸으면 피로가 씻은 듯이 사라질 것 같다.

오륙도 스카이워크

오륙도 스카이워크

◇ 이름난 스카이워크 또 어디에

▲ 소양강 스카이워크 = 강원도 춘천 소양2교와 소양강 처녀상 옆에 있다. 총 길이 174m 중 바닥이 투명 유리로 된 구간이 156m다. 스카이워크 끝에는 원형 광장이 있고, 광장 양쪽에 전망대가 설치됐다. 조망대에 서면 쏘가리상이 바로 내려다보인다. 일몰 후에는 오색 조명등이 켜져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바로 앞에는 테이블이 마련돼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며 쉴 수 있다. 입장료는 성인 2천원, 청소년 1천500원, 어린이 1천원. ☎ 033-240-1695

▲ 병방치 스카이워크 = 강원도 정선 해발 583m의 절벽 끝에 돌출한 길이 11m의 U자형 구조물이다. 투명 유리 아래로 높이 200m의 절벽이 보이고, 전망대 바깥쪽으로는 동강과 한반도를 닮은 밤섬을 조망할 수 있다. 바로 위에는 짚 와이어 탑승장이 있다. 착륙장인 동강 생태체험 학습장까지 표고 차가 325.5m, 길이는 1.2㎞다. 스카이워크 입장료는 어른 2천원, 청소년·어린이 1천원이고, 짚 와이어 이용료는 4만원. ☎ 033-563-4100

▲ 재인폭포 스카이워크 = 재인폭포는 한탄·임진강 지질명소 중 최고로 꼽힌다. 약 18m 높이에서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가 검은 현무암 주상절리 절벽과 어우러지며 장관을 연출한다. 높이 27m 지점에 바닥이 투명한 스카이워크가 조성돼 아찔한 폭포와 주변 풍광을 내려다볼 수 있다.

▲ 단양 만천하 스카이워크 = 남한강 절벽 위에 들어선 높이 25m의 만학천봉 전망대 꼭대기에서는 80~90m 아래에 있는 남한강 수면을 내려다보고, 소백산 지류를 감상할 수 있다. 전망대 바깥으로 15m 길이로 돌출한 하늘길은 바닥이 투명해 아찔한 스릴을 선사한다. 인근에는 만학천봉~환승장(680m), 환승장~주차장(300m)을 잇는 짚 와이어가 있다. 어른 2천원, 청소년·어린이 1천500원. ☎ 043-421-0014~5

※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18년 5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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