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누드사진 유출 피해자, 이 땅 떠나고 싶다고.."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18. 5. 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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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쉬는시간 중 몰카…SNS 조롱까지
- 외부인 가능성? 있을 수 없는 일
- 피해자 "나에게 너무 잔인한 일"
- 신뢰깨져 누드모델 못하겠단 소리도
- 홍익대 수사요청…가해자 처벌돼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하영은(누드모델협회 회장)

지난 1일 한 인터넷 사이트에 남성의 나체 사진 한 장이 올라왔습니다. 알고 보니까 홍익대학교 회화과 실습 시간에 누군가 누드모델의 사진을 찍어서 인터넷에 올린 겁니다. 여기까지만 해도 대단한 가해인데 이 게시글 밑에 달린 댓글들은 더 심각했습니다. 이 남성의 신체를 조롱하고 모욕하는 내용들이 잔뜩 달린 건데요.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홍익대학교는 자체적으로 가해자 찾기에 나섰지만 실패했고요. 결국은 경찰에다가 이 사건을 넘겼습니다. 지금 이 일은 개인의 단순한 명예훼손 문제를 넘어선다.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선 분이 있습니다. 만나보죠. 한국누드모델협회 하영은 회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하 회장님, 안녕하세요?

◆ 하영은>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그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사진은 그림을 그리는 과정 중에 어떤 부분이었습니까?

◆ 하영은> 그림 그리는 과정이 아니고요. 그림 모델 하다가 쉬는 시간에 가운으로 갈아입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 김현정> 저는 이쪽으로는 워낙 문외한이라서 그러는데 대학에서 누드화 그릴 때 이렇게 사진을 찍어도 모를 수가 있습니까?

◆ 하영은> 모르죠. 왜냐하면 요즘 소리 안 나게 촬영되는 것이 많다 보니까.

◇ 김현정> 그런 어플도 있죠. 그런데 핸드폰을 수거한다든지 이런 건 따로 없습니까?

◆ 하영은> 수거하지는 않고요. 핸드폰을 가방 안에 넣게 하거든요.

◇ 김현정> 그게 기본적인 에티켓이죠. 그런데 마음먹고 소리 안 나는 무음 어플로 찍으면 그건 모를 수 있다는 말씀이에요.

◆ 하영은> 당연하죠.

◇ 김현정> 종종 이런 일이 있습니까?

◆ 하영은> 아니요. 지금 이렇게 SNS에서까지 벌어지는 일은 처음 있는 일이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요. 저도 하긴 이런 뉴스 처음 본 것 같아요.

◆ 하영은> 여자든 남자든 처음이었죠. 성적 대상으로 보고 느끼고 표현하는 것 자체는 누드모델 상태에서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 김현정> 감수해야 될 부분은 감수하겠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 하영은> 그리고 이제 사진이 찍혔던 것에 대해서는 예전에 (그림 작업자들이) 본인들 작업 마무리하기 위해서 찍었던 경우는 있었는데요. 그런데 이렇게 조롱감으로 찍혀서 이렇게 한 인간을 모욕하는 경우는 처음이죠.

◇ 김현정> 아니, 대학에서는 수업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가해자를 찾아봤는데 찾지 못했다. 그래서 혹시 지나가던 외부인 소행이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도 나오던데. 어떻게 보세요?


◆ 하영은> 외부인일 경우는 당연히 없죠.

◇ 김현정> 혹시 몰래 지나가다 창문으로 찍거나 이랬을 가능성은...

◆ 하영은> 수업실에 창문도 다 가려져 있는데요. 누드모델 수업 중일 때는 외부인이 들어갈 수가 없거든요.

◇ 김현정> 그렇게 엉성하게 되는 수업이 아니에요. 다 가리고 외부인 출입도 금지하고 거기서 누군가가 사진을 찍고 심지어는 온라인 게시판에 올리고 그런 거군요.

◆ 하영은> 있을 수 없는 일이죠.

◇ 김현정> 심지어는 그 온라인 게시판에 올린 사람도 문제지만 거기에 달린 댓글들이 심각하게 모욕적이었다면서요.

◆ 하영은> 너무 심각하더라고요. 그 모델이 너무 불쌍했어요. '이런 성기 가지고 모델 일을 할 수 있냐'는 등 신체적인 폭력이 좀 심했죠.

◇ 김현정> 지금 방송에서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그런 조롱들.

◆ 하영은> 그런 조롱들이 엄청 많이 달렸고 거기뿐만 아니라 또 여기저기 퍼나가서 조롱하고 이 모든 것들 또 캡처해가지고 가지고 있는 사람도 많더라고요.

◇ 김현정> 지금 경찰 수사 시작되고 다 지운다고 지웠는데도 개인적으로 보관하고 있는 건 방법이 없으니까.

◆ 하영은> 그렇죠.

◇ 김현정> 지금 제일 걱정되는 거는 그 피해 남성 모델분의 상태인데 연락을 좀 취해 보셨어요?

◆ 하영은> 연락을 계속하고 있고요. 며칠 동안 밥을 못 먹고 잠도 못 자고 계속 울었다고 하더라고요. 가장 걱정하는 건 자기가 모델 일하는 걸 부모나 친척이나 지인들이 다 모르는데 이런 심각한 일로 벌어져서 알게 된다면 더 상처가 크시잖아요.

◇ 김현정> 일종의 아르바이트 같은 것을 하시던 분입니까? 아니면 아예 그냥 프로 모델이었던 겁니까?

◆ 하영은> 아르바이트 차원이시죠. 다른 직업을 가지고 계세요.

◇ 김현정> 주변에 알리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하던 건데 이런 일이 발생했으니 더 충격이 크신 거군요, 이분은.

◆ 하영은> 그렇죠. 나에게 너무 잔인하다. 이렇게 얘기하더라고요. 무섭고 두렵고 떠나고 싶고.

◇ 김현정> 이 땅을 떠나고 싶다?

◆ 하영은> 네.

◇ 김현정> 아이고.

◆ 하영은> 너무 얼굴이 많이 알려져서요. 그 사람이 사회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해 놨잖아요. 그래서 너무 안타까워요. 아무 일도 못 하고 있어요, 지금.


◇ 김현정> 저는 우울감 때문에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실까 봐 걱정되네요.

◆ 하영은> 그래서 제가 그러지 말라고 지금 계속 조언을 해 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그러셔야죠, 그러셔야죠. 지금 우리 하 회장님 외에는 주변과 아예 연락 끊고 그냥 잠적해 계시는 거예요?

◆ 하영은> 에이전시하고 저하고만 얘기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 김현정> 하 회장님은 누드모델 경력이 어느 정도 되십니까?

◆ 하영은> 저는 31년 됐어요.

◇ 김현정> 31년. 전국에 이렇게 누드모델로 활동하는 분이 몇 분이나 계세요?

◆ 하영은> 굉장히 많아요, 셀 수 없게. 왜냐하면 이 사람처럼 알리지 않고 하는 사람들이 워낙 많다 보니까 몇천 명이라 할 수 있고요.

◇ 김현정> 그렇죠. 미술에서 인체화라는 건 아주 중요한 필수 과정이고 이런 모델분들이 계시니까 이 누드화, 인체화 연습이라는 게 가능한 건데. 이렇게 기본적인 신뢰가 깨져버리면 이거 실습도 어려운 거 아닌지 모르겠어요.

◆ 하영은> 그러니까 지금 가장 걱정되는 게 저희 모델들이 "무서워요. 어떻게 이 일을 해요. 진짜 우리도 또 찍혀서 누가 가지고 있는 거 아닐까요? 또 어디 올라가 있는 거 아닐까요?" 다 지금 그러고 있는 상황이에요.

◇ 김현정> 그런 얘기 나올 만하죠.

◆ 하영은> 그래서 모델 일 못 하겠다 하는 모델도 지금 나왔어요, 무서워서.

◇ 김현정> 이게 여태까지 미술학도들과 누드모델 사이에 일종의 신뢰, 계약 아닙니까? 이렇게 한번 룰이 깨지기 시작하면 더 이상 이 룰이 지켜질 수 있는 건지. 서로가 서로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니까 이게 예술계에서 심각한 일로 받아들여지는 거군요.

◆ 하영은> 네. 지금 너무 심각해가지고요. 우리도 지금 모델 보내는 상황에서 그곳에 어떤 식으로 해야 될지 지금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 김현정> 홍익대학교 측에서는 자체 진상조사를 하다가 사건을 쉬쉬한다. 이런 여론이 일자 4일에 경찰 수사를 의뢰를 했습니다. 학교 측의 대응 과정은 어떻게 보고 계세요.

◆ 하영은> 굉장히 잘못했다고 생각하죠. 지금 저한테 제보했던 학생들도 협회에서 좀 도와줘라, 학교에서는 너무 쉬쉬하려는 것 같고 대응 방법이 너무 허술하다 보니까 안타까워서 연락드렸다라고 저한테 연락을 줬더라고요.

◇ 김현정> 학교에서 쉬쉬한다는 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길래 학생들이 느끼기에 쉬쉬한다는 느낌을 받았대요?

◆ 하영은> 저 같으면 첫날 학생들 전체 동의를 얻어가지고 바로 경찰에 맡겼겠죠. 그런데 이거를 학생들 자백으로만 뭐든지 해결하려고 하다 보니까 일이 어렵게 된 거죠.

◇ 김현정> 게다가 이게 지금 다른 것도 아니고 대학에서 벌어진. 그야말로 지성인들의 상아탑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게 더 기막힌 것 같아요.

◆ 하영은> 그것도 예술인들인데.

◇ 김현정> 그러게 말입니다. 우리나라의 최고의 미술 대학이라고 알려져 있는 그런 대학에서 벌어진 일이라 더 충격이 큰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 사건 어떻게 처리돼야 될까요?

◆ 하영은> 가해자가 당연히 처벌받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처벌이 안 된다면 이런 일들이 계속 일어날 수 있다라고 생각하거든요. 수업 자체에 마음 편하게 모델들을 보낼 수가 없죠. 일할 수 없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 남성 모델분 용기 잃지 않으시도록, 어떤 극단적인 생각하지 않으시도록 옆에서 많이 좀 위로해 주세요.

◆ 하영은>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하영은> 네, 수고하세요.

◇ 김현정> 홍익대학교 누드모델 몰카 유출 사건. 지금 사회적으로 큰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그분과 접촉을 해 오고 계신 분, 한국누드모델협회 하영은 회장 만나봤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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