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고래! ③] 같이 과메기 먹을래?

입력 2018. 5. 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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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이 기다려지는 건, 한살을 먹기 위함이 아니라 과메기를 먹기 위함이다.

매끈한 미역을 왼손바닥에 펼쳐 깔아 그 위에 마늘과 파를 가지런히 두고 '오늘의 주인공' 과메기 님을 모시고 후루룩 말아 입에 넣으면 그날로 새해 복을 다 받은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예전 같았으면 포항 구룡포 앞바다에서 만난 고래와 함께 과메기의 별미를 함께 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원래 과메기는 신선한 '청어'를 얼린 뒤 늦가을부터 바닷바람에 말려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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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TAPAS=구민정 기자] 추운 겨울이 기다려지는 건, 한살을 먹기 위함이 아니라 과메기를 먹기 위함이다.

매끈한 미역을 왼손바닥에 펼쳐 깔아 그 위에 마늘과 파를 가지런히 두고 ‘오늘의 주인공’ 과메기 님을 모시고 후루룩 말아 입에 넣으면 그날로 새해 복을 다 받은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청어, 그 다재다능함에 대하여

예전 같았으면 포항 구룡포 앞바다에서 만난 고래와 함께 과메기의 별미를 함께 논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곳엔 청어가 흔했다. 고래도 우리도 청어를 즐겨먹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가까운 바다에서 발견되는 긴수염고래는 청어를 즐겨먹는다.

원래 과메기는 신선한 ‘청어’를 얼린 뒤 늦가을부터 바닷바람에 말려 만든다. 구룡포의 해풍은 오동통한 청어의 몸뚱아리를 더욱 쫄깃하게 한다.

    ‘원조’를 알아보다

하지만 과메기는 더이상 ‘원조’라 할 수 없다. 지구온난화로 80년대부터 청어가 많이 잡히지 않자 러시아 인근 북태평양산 ‘꽁치’로 대부분의 과메기를 만든 지 오래됐다. 꽁치로 만든 과메기는 청어과메기보다 크기는 작지만 말리면 비슷한 맛이 나고 가격도 훨씬 더 싸다.

그와중에 반가운 건 보기 어려웠던 청어가 최근 동해 가까이서 더 많이 잡히고 있다는 것이다.

청어.


1930년대만 해도 한해 7만 톤 가량 잡히던 청어는 1990년대 중반엔 1만 톤도 잡히지 않았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매년 2만~3만 톤의 청어가 잡히고 있다. 원조 과메기 시장에 더욱 반가운 소식은 일본 대지진 이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주로 먼 바다에서 잡히는 꽁치보다 가까운 바다에 사는 청어가 더 안전하다는 인식이 생겨 청어과메기를 알고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돌아온 청어를 찾아 긴수염고래도 다시 포항 앞바다로 돌아올 수 있을까? “청어가 이렇게나 맛있다”며 맞장구 칠 수 있는 날을 기다리며.

/korean.g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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