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사이드]카뱅에 '이베이·예스24' 합류한 까닭은?

당장 시너지 창출보다 향후 빅데이터 산업 잠재력에 베팅
유통업체 보유 거래 데이터가 신용정보로 활용 예측
윤호영 카뱅 대표 "이커머스 데이터 활용해 중금리 시장 개척할 것"
  • 등록 2018-05-08 오전 6:00:00

    수정 2018-06-27 오전 7:57:09

[이데일리 전상희 기자] 국내 대학교수 A씨는 안식년을 맞아 미국으로 떠났다. A씨는 현지 신용카드를 발급받으려 했지만 미국 내 신용정보가 없어 카드사로부터 번번이 거절을 당했다. 그런 A씨에게 신용카드 발급을 도와준 곳은 다름 아닌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이다. A씨가 아마존을 통해 수십 년간 전공서적을 구매해왔다는 데이터가 신용정보로 활용돼 뱅크오브아메리카(BOA)로부터 신용카드 발급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의 한 지인이 겪었다는 일화다. 그는 이 일화에서 빅데이터(Big data) 활용의 가능성을 엿봤다. 윤 대표는 현재 신용정보 규제로 막혀 있는 국내 빅데이터 산업이 활성화된다면 저금리와 고금리로 양분된 금리절벽을 해결해 중금리 시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증빙 소득이나 카드 이용 내역 위주의 기존 신용등급 산정체계에서 고금리로 밀려난 서민들의 상환능력을 보다 세밀하게 평가해 맞춤형 적정금리를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e-commerce) 업체인 ‘이베이(ebay)’와 도서·티켓 등 문화상품 판매유통업체인 ‘예스24(yes24)’가 카카오뱅크 주주사로 참여한 배경엔 이 같은 판단이 주효했다. 다른 주주사들과 달리 제휴 상품을 출시하는 등 당장의 시너지를 기대하지 않더라도 앞으로 빅데이터 산업의 잠재력에 기대를 걸었다.

카카오뱅크의 적극적인 러브콜로 합류한 이베이와 예스24는 출범 이후 지난해 11월과 지난달 말 각각 5000억원 규모로 실시한 유상증자에 연이어 참여했다. 현재 이베이와 예스24가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뱅크 지분율은 각각 4%, 2%다. 이들을 포함해 카카오뱅크의 주주사(보통주 기준 지분율)는 △한국투자금융지주 58% △카카오 10%(의결권 4%) △KB국민은행 10% △ SGI서울보증 4% △우정사업본부 4% △넷마블 4% △skyblue(텐센트) 4% 등 총 9곳이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카카오뱅크는 주주사 외에도 다양한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포석을 마련해두고 있다. 출범을 한 달 앞둔 지난해 6월 롯데와의 업무협약(MOU) 체결을 서두른 것도 그 일환이다. 유통업체가 보유한 다양한 거래 데이터가 기존의 신용정보의 빈틈을 메우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롯데와 유통·금융 ·융합 부문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해 계좌기반 결제모형 등 시스템 개발에 나설 뿐 아니라 신용정보 규제가 완화될 경우 금리 산정 시스템에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현재 카카오뱅크의 중금리 대출 실적은 건수 기준 전체 여신의 38%, 잔액기준으로 21%”라며 “현재는 SGI서울보증을 통해 중금리 대출을 실시하고 있지만 대출데이터가 계속 쌓이고 다른 산업의 빅데이터 활용이 가능해진다면 자체 신용평가시스템(CSS)를 구축해 중금리 대출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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