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들고 못타게 하자.. 버스 정류장은 일회용컵 하치장
지난 6일 밤 서울시 마포구의 한 버스 정류장엔 일회용 컵들이 난무했다. 사람들이 앉는 의자 뒤에 숨겨둔 컵이 있는가 하면 커피가 담긴 채 길바닥에 널브러진 것들도 있었다. 정류장 옆 재활용품 수거 쓰레기통 위에도 음료가 담긴 일회용 컵이 놓였고, 행인들의 발길에 치여 도로로 밀려나간 컵들도 보였다.
서울시내 버스 정류장들이 일회용 컵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올 1월부터 서울시가 '뜨거운 음료가 튀어서 다른 승객에게 화상 등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이유로 조례를 개정해, 버스 탑승 시 음료가 담긴 일회용 컵을 든 승객은 버스기사가 승차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하자 길거리가 쓰레기통이 되는 풍경이 나타난 것이다. 직장인 신모(27)씨는 "버스는 타야 하는데 승차를 거부당하면 일단 눈에 보이는 곳에 올려두고 승차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했다. "정류장마다 쓰레기통이 비치돼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버스 정류장에 버려진 일회용 컵들은 환경미화원들이 매일 수거한다. 7일 오전 같은 장소를 다시 가보니 마포구청 소속 미화원이 버스 정류장에 버려진 일회용 컵들을 쓸어 담았다. 미화원 A씨는 "버스 정류장에 매일 10개 정도 일회용 컵들이 버려져 있다. 토요일 아침이면 더 심하다"고 말했다. 수거된 일회용 컵들은 선별 업체로 이송되지만 대부분 쓰레기로 버려진다. 재활용에 드는 인건비·처리비보다 소각장으로 보내는 게 더 싸기 때문이다. 한 선별 업체 관계자는 "커피 판매 매장 밖에서 버려지는 일회용 컵은 수도권 지역에서만 매일 50만~100만 개가 넘을 것"이라고 했다.
〈특별취재팀〉
박은호 차장, 채성진·김정훈·김효인·이동휘·손호영·권선미·허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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