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쓰는 일회용컵 25,700,000,000개.. 플라스틱은 세계 1위

손호영 기자 2018. 5. 8.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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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이 생명입니다] [재활용 안되는 재활용쓰레기] 일회용품에 중독된 한국
비닐봉지 1인당 年420개 사용.. 1년 4장 쓰는 핀란드의 105배
플라스틱 폐기물 하루 5445t 발생
독일, 개별포장 폐기물 처리비용 1991년부터 제품가격에 포함시켜

플라스틱은 지난 150년간 '20세기 선물'로 불렸다. 값싸고 가벼운 데다 내구성이 좋아 인류의 삶을 점령하다시피 했다. 플라스틱 없이는 단 하루도 살기 어려운 세상이 된 것이다. 특히 국내에선 1인 가구, 택배 증가 등 요인으로 사용량이 크게 늘고 있다. 재활용품 수거·선별장 등 현장을 취재해보니, 최근 중국발 플라스틱 대란을 촉발시킨 비닐쓰레기의 절반 정도가 택배 포장에 쓰이는 '뽁뽁이'였다. 편의점 음식은 대부분 비닐, 플라스틱 포장재로 1인분씩 포장된다. 일회용으로 포장된 배달 음식 수요가 늘면서 그릇을 수거하러 다시 오는 경우도 극히 드물어졌다. 편리하게 소비하는 것에 비례해서 폐기물은 쌓일 수밖에 없다.

◇일회용품 대국 한국

최근 한 도시락 전문 식당에서 불고기 도시락 한 개를 주문했다. 식판 모양의 플라스틱 용기에 밥과 네 종류 반찬, 불고기가 나왔다. 반찬이 서로 섞이지 않도록 식판 위에 까만 플라스틱 용기가 별도로 얹혀 반찬이 제각각 나눠 담겼다. 작은 용기마다 투명한 뚜껑이 덮였다. 한 끼에 플라스틱 식판, 반찬 용기 세 개, 뚜껑 세 개, 일회용 물통까지 총 여덟 개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왔다. 수저도 일회용 플라스틱이다.

우리나라는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 1위, 포장용 플라스틱 사용량 2위 국가다. 2016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국가별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일본(66.9㎏), 프랑스(73㎏), 미국(97.7㎏)을 제치고 한국이 1위(98.2㎏)다.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등에 따르면 연간 포장용 플라스틱 사용량은 2017년 기준 64.12㎏으로 미국(50.44㎏)과 중국(26.73㎏)보다 많았다. 여기엔 수출 물량도 포함돼 있다.

연간 비닐봉지 사용량도 2015년 기준 1인당 420개로 하루 평균 1.15개꼴이다. 1년에 비닐봉지 넉 장(2010년 기준)을 사용하는 핀란드 사람들보다 105배 많이 쓴다. 자원순환정보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2011년 하루 3949t이던 전국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은 2016년 5445t까지 늘었다. 플라스틱을 포함해 재활용품으로 버려지는 쓰레기는 전체의 30~40% 정도만 재활용된다. 제조 단계에서부터 재활용하기 어렵게 만들어지고, 배출과 수거 단계에서 오염·파손 등으로 버려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회용품 줄이기에 팔 걷어붙인 EU

일본, 영국, 독일 등 재활용 기술 선진국의 경우 1990년대부터 재활용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포장재질·구조개선과 관련한 각종 연구를 벌여 제도를 개선해나가고 있다. 독일은 1991년부터 개별 포장 폐기물에 회수·처리 비용을 부과하기 위한 '그린도트' 정책을 시행 중이다. 초록색·흰색 화살표가 겹친 로고를 포장재 및 용기에 부착한다. 로고가 부착된 상품 폐기물을 소비자가 노란 쓰레기봉투에 모아두면 정해진 날 처리업체가 수거한다. 처리 비용은 제품 가격에 포함돼 생산자와 소비자가 공동 책임을 진다.

일본은 법적 규제는 강하지 않지만 민간 차원에서 만든 가이드라인을 엄격히 따르는 경우다. 포장재를 어떤 재질로 하라거나, 어떤 구조로 만들지 등에 대한 법적 규제는 따로 없다. 대신 플라스틱 관련 협회에서 만든 규정을 업체와 국민이 자율적으로 지키고 있다. 영국도 산업계에서 포장재 재활용 기준을 자율적으로 설정해 운영한다.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선 초강력 정책을 시행한다. 케냐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8월 비닐봉지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비닐을 먹은 동물들이 질식하거나 병에 걸리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해서다. 현재 케냐에서는 비닐봉지를 사용하면 최대 4만케냐실링(약 43만원)의 벌금 또는 최대 2년 징역에 처한다. 제조기업의 경우 재고품 몰수 및 최대 400만케냐실링(약 4300만원)의 벌금형 또는 최대 4년 징역을 살린다.

〈특별취재팀〉

박은호 차장, 채성진·김정훈·김효인·이동휘·손호영·권선미·허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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