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찍은 주택담보대출 금리.."3년 거치 대출 받은 뒤 3년 뒤 상환 또는 재대출 유리"
국내 5년 만기 금융채 금리도 들썩
담보대출 금리 당분간 오름세 전망
3년 이내로 단기대출 받는 게 유리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5%를 찍었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이 8일부터 적용하는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67~5.01%다. 주요 시중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5%를 넘은 것은 지난 3월 16일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다른 은행 금리도 5%에 근접했다. 신한은행이 8일부터 적용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79~4.9%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3.67~4.87%, 3.75~4.75%다. KEB하나은행은 3.527∼4.727%다.
보통 가산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도 따라 오른다. 하지만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의 가산금리 장사를 문제로 지적하면서 일부 은행은 자체적으로 가산금리를 낮추고 있다. 가산금리가 그대로 거나 오히려 내렸는데도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5%를 넘은 것은 대출의 기준이 되는 금리가 빠르게 치솟고 있어서다.
지난 3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다 추가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 국채금리는 꾸준히 올랐다. 지난달엔 4년 만에 처음으로 3%를 돌파하기도 했다. 그 영향으로 국내 시중금리도 덩달아 오르기 시작했다.
대출 기준금리 중 하나인 5년 만기 금융채(AAA등급) 금리는 지난달 12일 2.59%에서 이달 4일 2.767%로 뛰었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기준이 되는 코픽스 금리는 지난달 1.78%(잔액 기준)를 기록했다. 지난 2016년 4월(1.79%) 이후 2년 만에 최고치로 오른 것이다.
대출 기준금리가 들썩이는 데다 연내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론도 제기되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나머지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곧 5%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금리 인상기엔 대출 전략을 잘 짜는 것도 중요하다.
이제 막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는 신규 대출자 가운데 대출 시기를 조절할 수 있는 경우라면 “일단 3년 거치로 대출을 받은 뒤 3년 후 상환하거나 그때 금리 여건에 따라 재대출받는 것이 낫다”는 것이 전문가의 공통된 조언이다. 3년 동안 금리가 오르더라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어서다.
그래도 변동금리를 택하려는 신규 대출자라면 코픽스 금리를 ‘잔액 기준’으로 선택하는 편이 낫다. 코픽스는 잔액 기준과 신규 기준 두 가지다. 잔액 기준은 은행에서 지금까지 발생한 전체 조달(예금) 잔액을, 신규 기준은 전달에 발생한 조달 금액을 바탕으로 가중평균 금리를 구한다. 잔액 기준 몸집이 세 배가량 크므로, 금리 변동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다. 이상헌 은행연합회 자금시장부장은 “금리가 계속 오른다고 가정하면, 금리 변동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잔액 기준을 선택하는 것이 이자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올라가는 금리 때문에 변동에서 고정으로 갈아타려는 경우라면 중도상환 수수료를 따져야 한다. 대출을 받고 3년이 안 됐다면 수수료를 내야 하는데 대체로 1.5% 내외다. 하지만 3년을 꽉 채우지 않더라도 3년에 가까워질수록 수수료 부담이 줄어든다. 남은 대출 기간에 따른 수수료 경감분이 얼마인지 은행에 물어보면 된다.
김현식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강남스타PB센터 팀장은 “통상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차이는 0.5%포인트 내외”라며 “기존 대출이 있다면 두 유형의 금리 격차는 물론 수수료 부담을 함께 계산해 더 유리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새누리 기자 newwor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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