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때 마신 '붕붕드링크'.."심장이 왜 이러죠"

유승목 기자 2018. 5. 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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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쫓고 집중력 위한 선택..전문가 "성장장애 유발할 수도"
카페인을 다량 합유하고 있는 각종 에너지 음료. /사진제공= 뉴시스

대학교를 비롯해 전국 중·고등학교가 시험기간에 접어들며 공부에 매진하는 학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시험을 앞두고 '벼락치기'를 감행하는 학생들에게 부족한 것은 집중력과 시간이다. 쏟아지는 졸음을 막고 밤 새워 공부하기 위해 이른바 '붕붕드링크'에 의존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

잠을 달아나게 하는 묘약으로 유명한 '붕붕드링크'는 시험기간을 앞둔 학생을 비롯해 수험생·야근이 잦은 직장인에게도 인기가 있는 음료다. 에너지음료와 이온음료, 각종 비타민과 자양강장제 등을 섞어 만든다. 지난주 중간고사를 마친 대학생 윤모씨(24)는 "밤 늦게까지 공부하기 위해 '붕붕드링크'를 만들어 마셨다"며 "단순히 자양강장제 한 캔을 마시는 것 보다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이렇듯 붕붕드링크는 '각성' 효과로 집중력을 오랜 시간 유지할 수 있다고 알려져 오래 전부터 대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해 왔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서 '붕붕드링크'·'붕붕드링크 제조방법'을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다.

문제는 붕붕드링크의 효과가 위험을 수반한다는 것이다. 잠을 깨우고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요인이 바로 '카페인'이기 때문. 카페인은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피로를 해소하고 정신을 각성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다량의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는 에너지음료와 자양강장제 등을 혼합해 만드는 붕붕드링크 섭취는 곧바로 카페인 과다섭취로 이어지게 된다.

일반적인 붕붕드링크 제조 방법.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일 카페인섭취권고량'은 성인 400mg 이하·임산부 300mg 이하다. 카페인을 지나치게 섭취하게 되면 행동불안·정서장애 등 심리적 장애는 물론 두통·심장 박동 수 증가·혈압상승·위장병 등의 신체적 문제와 심할 경우 사망까지 유발할 수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고등학생이 카페인을 과다섭취해 부정맥으로 숨진 사건 등 사망 사례도 상당 수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붕붕드링크 제조법에 따라 에너지음료와 자양강장제, 비타민 음료 등을 섞어 마시면 하루 카페인섭취 권고량(400mg)을 가뿐히 뛰어넘는다. 지난해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시판 중인 음료의 카페인 함유량을 조사한 결과 △커피우유 39∼133㎎ △커피음료 30∼139㎎ △탄산음료 7∼43㎎ △에너지음료 4∼149㎎ △홍차음료 9∼80㎎ 에 달할 정도로 카페인 비율이 높았다. 따라서 이를 혼합해 마시는 붕붕드링크의 카페인 섭취량은 대폭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최근 붕붕드링크를 마시는 청소년이 늘어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청소년은 성인에 비해 카페인에 더욱 취약하기 때문이다. 체중 50kg 기준으로 어린이·청소년의 하루 카페인최대섭취량은 125mg에 불과하지만 시험기간을 맞이한 청소년들은 더 나은 학업 성취를 위해 늦은 시간까지 각종 에너지 음료는 물론 붕붕드링크를 만들어 마시고 있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97%의 학생들이 잠을 쫓거나 스트레스 해소 등을 위해 카페인음료를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붕붕드링크의 부작용에 대한 경고도 있다. 에너지음료의 과도한 카페인과 비타민 섭취로 각종 신체·정신적 부담을 감수해야 하지만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아 말 그대로 '하이 리스크, 로우 리턴(고위험 저효과)'이라는 것이다.

2015년 예술인문사회융합멀티미디어논문지에 게재된 강미경 박사 등의 연구에 따르면 카페인은 뇌의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인 도파민 수용체를 민감하게 해 각성 효과를 유발하는데 이는 몸이 휴식을 요구하는 뇌의 신호를 차단해 억지로 피곤하지 않다고 여기게 한다. 이 때문에 뇌는 더 큰 도파민 자극을 요구하고 결국 각성 효과에 내성이 생겨 집중력 향상 효과는 감소하지만 신체 부담을 늘어간다.

이에 전문가들은 청소년의 카페인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청소년이 카페인을 과다 섭취할 경우 철분과 칼슘 흡수를 방해해 성장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며 "청소년, 카페인 민감자는 카페인 함량 및 원료 확인 후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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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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