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게 북한은 매력적인 투자처? "남북미 물밑 논의"

CBS노컷뉴스 도성해 기자 2018. 5. 6.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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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미간에 비핵화 전제로 대북 투자 물밑 논의…트럼프, 북한 광물자원과 SOC 투자에 상당한 관심"
김정은 위원장, 지난 2016년 7차 당대회서 희토류 대규모 개발 및 해외투자 유치 필요성 강조
조명균 장관 "한반도 신경제구상 실현 과정서 주변국과 함께 번영 이뤄나가야" 강조

(사진=자료사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코피 전략' 등 북한 선제타격론까지 나오면서 한반도 전쟁위기감이 고조됐던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천지개벽할 일이다.

여기까지 오는 데는 '한반도 운전자론'을 앞세운 문재인 대통령을 중심으로 우리 정부의 중재 노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을 부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정부는 평화협정 체결이나 북미관계 정상화를 북한 핵 폐기의 마지막 단계에 두었던 기존의 북핵 해법은 더 이상 성공할 수 없다고 보고 '일괄 타결' 방식을 제시하면서 양 정상이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도록 중재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게는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를, 북한에게는 확실한 체제안전 보장이 담보되도록 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 정부가 제시한 '창의적 해법'에는 북한의 경제발전을 위한 미국의 대규모 투자 유치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상대 박종철 교수는 "현재 남북미 사이에는 북한이 확실한 비핵화 조치에 나설 경우 북미 수교 뿐 아니라 북한 경제 재건에 필요한 미국의 대규모 자본 유치 문제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이미 철도와 도로, 항만 등 북한의 사회간접자본(SOC) 건설과 마그네사이트, 희토류 등 광물자원을 미국 주도하에 개발하기 위한 물밑작업이 진행 중이고, 양측간에 신경전이 벌어질 정도로 상당히 구체적인 협의가 오가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외교 소식통은 "서훈 국정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전제로 북한과의 경제협력 사업을 추진하면 미국에도 큰 이익이 될 것이라고 제안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광물자원과 인프라 구축에 큰 관심을 보였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북방경제협력위원회'가 지난 2016년에 작성한 통계에 따르면 북한에는 최소 3,200조 이상의 광물자원이 매장돼 있다.

특히 매장량 규모에서 중국에 이어 전세계 2위로 추정되는 북한 희토류는 반도체와 2차 전지, 금속 첨가제 등 첨단 산업의 핵심적인 원자재여서 각국이 희토류 확보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채굴 자체는 물론 화학적인 정제 과정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해외 자본 유치가 필수적이다.

김정은 위원장도 지난 2016년 7차 노동당대회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제시하면서 희토류를 비롯한 광물자원 개발과 투자 유치를 특별히 강조한 바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은 "마그네사이트와 흑연, 규석과 희토류 광물을 비롯해 우리나라(북한)에 풍부한 자원과 우리의 기술로 세계적인 패권을 쥘 수 있는 경제분야를 개척하고 발전시키는 데 커다란 힘을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경제개발구들에 유리한 투자환경과 조건을 보장해 운영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지난 2014년 금융위원회가 발간한 '한반도 통일과 금융의 역할 및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철도, 도로, 전력 등 인프라 수요는 총 1400억 달러(우리 돈 150조원)로 추정됐다.

여기에다 값싼 노동력까지 더해지면 북한은 상당히 매력있는 투자처임에 틀림없다.

핵 병진 노선을 사실상 폐기하고 '경제건설 총력' 노선으로 방향을 선회한 김정은 위원장과 새로운 투자처를 찾고 있는 미국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질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특히 북한에 미국 자본이 투자될 경우 북한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확실한 체제안전 보장 방안이 없다는 점에서 북미 양 정상의 비핵화 담판에서 성과가 나올 경우 보상 방안으로 대북 제재 해제와 함께 대규모 투자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최근 출입기자들과 만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강조하면서 "앞으로 비핵화가 진전되면서 추진할 남북경협과 한반도 신경제구상 실현 과정에 있어서도 남북한 뿐 아니라 주변국 등과 함께 한반도 번영을 이뤄나가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경제 발전을 돕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 뿐 아니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들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입장으로, 미국의 대북 투자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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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도성해 기자] holysea6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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