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보수몰락' 분위기..지선 후 정계개편 '불가피'

CBS노컷뉴스 유동근 기자 입력 2018. 5. 6.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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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만 남은 한국당, 전멸 위기 바른미래.."폐허에서 재건해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사진=자료사진)
6‧13 지방선거의 판세가 보수야권에 절대적으로 불리하게 전개되면서 궤멸 예고와 함께 정계개편 불가피론(論)이 제기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제1야당으로서 보수의 '맏형' 역할을 하는 대신, 궤변을 넘어선 막말과 억지에 가까운 대여(對與) 투쟁으로 일관하고 있다. 대안 야당을 내건 바른미래당 역시 마땅한 차별화 지점을 찾지 못한 채 갈수록 존재감과 활력을 잃고 있다.

한국당은 확실한 당선 가능 지역이 대구‧경북(TK)으로 좁혀진 상태다. 격전지는 수도권에서 부산‧울산‧경남(PK)으로 한 차례 조정된 데 이어, PK가 열세지역으로 판세가 뒤집히면서 코너에 몰리는 형국이다.

바른미래당의 병세는 더욱 위독하다. 남경필 경기지사와 원희룡 제주지사의 탈당 이후 광역 단체장을 1석도 보유하지 못한 상황에서 경쟁을 해볼 만한 사실상 유일한 지역으로 꼽혔던 서울시장 선거 역시 불리하게 전개되면서 광역단위 전패(全敗) 관측이 나온다.

두 정당의 부진은 여론조사 수치로도 확인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4일 공개한 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4‧27 남북정상회담의 '후광' 효과로 83%로 역대 최고치(84%) 지지율에 근접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도 전주 대비 3% 포인트 상승한 55%를 기록, 창당 이래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반면, 한국당은 12%, 바른미래당은 6%를 기록했다. 두 당의 지지율을 단순 합산해도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미미한 성적이다. 인물과 조직에 기댄 측면이 강한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여론조사 결과도 당 지지율을 약간 넘거나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사안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양당의 암울한 전망은 리더십의 부재에서도 확인된다. 한국당은 소속 4선 중진인 강길부(울산 울주) 의원이 당 대표의 퇴임을 공개 촉구한 데 이어, 홍 대표와 연일 격론을 벌이고 있다. 비록 공천을 둘러싼 잡음이 있었다고는 하나, 퇴진 요구의 명분이 홍 대표의 '위장 평화쇼' 주장과 같은 여론과 동 떨어진 주장에 있다는 점이 문제다.

당 대표가 공격의 빌미를 주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발언을 자제해달라는 당 안팎의 요구가 거세지자, 홍 대표는 4일 충북지역 지방선거 필승결의대회에서 남북관계 발언을 자제해야 했다.

홍 대표의 불안한 리더십이 정계개편을 재촉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주장에도 점차 힘이 실리고 있다. 바른미래당 지방선거 선대위원장을 맡은 손학규 전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홍 대표가 한국당 대표로 양강 구도의 강화, 보수층의 결집, 여기에만 좀 너무 경도돼 있는 것 같다"며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는 김정은이가 후보가 되는 거 아니냐. 뭐 이런 얘기까지 (한다)"고 지적했다.

홍 대표가 민주당과의 양자구도에 집착한 결과, 이른바 '태극기 세력'으로 분류되는 유권자 대비 10~15% 극우계층에만 호소하고 있는 점이 문제라는 것이다. 손 위원장은 "우리나라 보수정치가 그렇게 쉽게 망가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우리 보수도 좀 새롭게 합리적인 보수로 개혁을 하고. 그런 세력들이 같이 모여서 새로운 정치세력을 구성을 하고"라고 말했다.

6‧13 지방선거를 계기로 홍 대표와 한국당을 극우로 밀어내고.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선전을 이끌어 정계개편을 주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손 위원장은 "지방선거가 끝나고 다음 총선 전에 정치적인 제도 개편과 정치의 개혁으로 이루어내야 되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하지만 손 위원장의 바람대로 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바른미래당 내부에서조차 제기된다. 당의 기반이 너무 약하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5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바른미래당이 한국당을 대체하기 위해선 대안을 보여줘야 하는 제대로 된 정강‧정책도 없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 화학적 결합도 안 되고 있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당이 '조폭 리더십'이라면 바른미래당은 '리더십 부재'에 빠져 있다"며 "결국 두 당이 선거를 통해 공멸한 뒤 폐허에서 다시 재건해야 하는 입장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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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유동근 기자] dkyoo@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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