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 칸 수상이 기대되는 이유…이창동X유아인, 틀을 깨다 (종합)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영화 '버닝'이 칸영화제 수상을 기대케 했다. 이창동 감독과 청춘 배우 유아인, 스티븐 연 그리고 전종서의 진정성이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들며 명작의 탄생을 예고했다.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버닝'의 칸영화제 출국 전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연출을 맡은 이창동 감독과 출연배우 유아인, 스티븐 연, 전종서 등이 참석했다.

'버닝'은 오는 8일(현지시각) 프랑스 칸에서 개막하는 제71회 칸영화제 경쟁부문 공식 초청작이다. 이에 16일 칸영화제 월드프리미어를 통해 첫 상영된다.

이로써 이창동 감독은 세 작품 연속 칸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이라는 쾌거를 안았다. 앞서 지난 2007년 '밀양'으로 제60회 칸영화제 여우주연상, 2010년 '시'로는 제63회 칸 영화제 각본상 트로피를 획득한 바 있다.

더불어 '버닝'은 이창동 감독이 8년 만에 선보인 신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적인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소설 '헛간을 태우다'를 원작으로 재해석했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살아온 세 젊은이의 만남과 미스터리한 관계를 긴장감 있게 담아냈다.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를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을 소개 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창동 감독은 "8년이라는 세월이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이 기간 동안 어떤 영화로 관객을 만나야 할까 고민이 많았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한 내 나름대로의 고민도 있었다. 특히 젊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라고 '버닝'의 시작을 떠올렸다.

그는 "나도 자식이 있고, 지금은 아니지만 과거 강단에 섰을 때 학생들을 보면서 느낀 점을 담았다. 지금 젊은이들은 어쩌면 자기 부모 세대보다 못 살고 힘들어지고 있는 최초의 세대가 아닌가 싶다. 지금까지 세상이 발전하지 않았나. 그런데 요즘은 더이상 발전하지 않을 것만 같은 현실이다. 그래서 젊은 친구들이 무력감, 분노를 속에 품고 있을 것 같았다. 이 세상을 바라볼 때 하나의 수수께끼처럼 보일 것이라 생각했다. 과거엔 세상이 힘들어지는 이유가 분명했다면 지금은 불투명한 미래의 이유를 찾기 어렵다. 그들이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함께 고민했고 '버닝'이 그 결과물이다. 영화의 제목은 젊은 친구들이 '버닝'하고 싶지만, 하기 어려운 현실이라는 이중적인 뜻이 담겨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창동 감독은 "'버닝' 결말이 명쾌하지 않다고 느끼실 수도 있다. 어떤 의미에선 충격, 커다란 반전으로 다가올 수 있다. 감각, 정서가 우선되는 영화다"라며 "'버닝'을 만들면서 영화 매체에 대한 생각이 변화됐다"라고 전해 명작의 탄생을 기대케 했다.

유아인은 '버닝'으로 생애 첫 칸 레드카펫을 밟게 된 소감을 밝혔다. 그는 "부담스럽고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면서 "그곳에서 이 알쏭달쏭한 수수께끼 같은 영화를 잘 알릴 수 있길 바라고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특히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전에 없던 색다른 얼굴을 예고, 관심을 높였다. 그는 "'버닝'은 내가 갖고 있던 강박에서 벗어나게 해준 작품이다"라며 "어린 나이에 데뷔해서 표현에 대한 강박이 있었다. 흔히들 '천의 얼굴'이라고 표현해주시지 않느냐. 그렇게 되기 위해 잘하고 싶어 안달하고 애쓰던 순간들이 있었다. 하지만 '버닝'에선 너무 외향적이 된 내 관성에서 벗어나서 이창동 감독님이 요구하셨던 느낌 위주로, 사실에 가깝게 연기했다. 이로 인해 해석의 여지를 크게 열어두는 연기를 펼쳤다"라고 이야기했다.

원작과의 차별점도 귀띔했다. 유아인은 "일본 소설에서 모티브를 가져왔지만 한국적으로 재탄생됐다. 완전히 다른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의 정체성을 담은 한국이 중심이 되는 작품인데, 그러면서도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전 세계인들이 공감할 만한 지점이 있다"라고 자신했다.

스티븐 연 역시 "느낌이 강렬하다. 원작에 새로운 색깔을 입혔다"라며 "보편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에 세계 많은 분이 '버닝'과 함께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이 영화에 참여한 것에 대해 정말 큰 자부심을 느낀다. 훌륭한 감독님, 배우들, 스태프들과 함께해서 정말 좋았다"라고 얘기했다.

전종서는 "'버닝'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으로서 느끼는, 스스로도 모르는 분노라든지 억울함 등 그런 모든 것들이 미스터리하게 담겼다"라고 표현했다. 우리가 지금 살면서 느끼고 있는 게 정말 많이 담겼다"라고 표현했다.

또한 그는 "촬영하면서 느꼈던 전율이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고 감동으로 다가갔으면 한다"라는 바람을 남겼다.

'버닝'은 오는 17일 개봉한다.

[사진 = 마이데일리DB]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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