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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에도 기 못펴는 '어린이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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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액 규모 6878억
정점 2009년의 4분의 1
2010년 부동산시장 부활
펀드시장 전체가 위축


어린이날에도 기 못펴는 '어린이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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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출산율 감소의 영향일까? 자본시장에서도 '어린이'들이 보이지 않고 있다. 어린이 날 선물로 인기를 끌던 어린이펀드는 10년새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일 기준 어린이펀드 설정액 규모는 6878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던 2009년의 2조4176억원의 4분의1 규모다. 최근 5년 동안 1조2069억원이 순유출됐다.

심지어 자산운용사들이 어린이펀드 판촉에 집중하는 5월에도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5월에 어린이펀드 설정액 127억원이 빠져나갔다. 2016년에 62억원, 2015년 184억원, 2014년 324억원, 2013년 354억원이 순유출됐다.
지속적으로 돈이 빠져나가며 자투리 펀드도 늘어나고 있다. 현재 34개 어린이펀드 중 50억원 미만 소규모펀드는 19개나 된다.

어린이펀드는 2005년부터 자라기 시작했다. 1999년에 하나UBS자산운용이 최초로 '하나UBS아이비리그플러스적립식펀드'를 출시한 뒤 5년 동안 3개에 불과하던 펀드가 그 해에만 6개 출시됐다. 2009년 12월에는 20개를 돌파했다. 설정액 규모도 2004년 258억원에서 2005년 1918억원, 2006년 6145억원, 2007년 1조3145억원, 2008년 2조2273억원, 2009년 2조4176억원으로 쑥쑥 컸다.

잘 자라던 어린이펀드는 2010년부터 기세가 꺾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증시 변동성이 심해진데다 부동산 시장이 부활하면서 어린이펀드뿐 아니라 펀드시장 자체가 위축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09년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전년 대비 6.3% 하락했지만, 2010년에 6.9% 올랐다. 주택 가격은 2011년부터 다시 하락했지만 투자자들은 이미 부동산 상품 투자를 늘리기 시작했다.

성태경 미래에셋자산운용 리테일마케팅부문장은 "2009년 말부터 전세시장이 회복되며 재간접 펀드와 부동산 상품이 주목받기 시작했는데, 어린이펀드에 들어오는 자금 규모가 이때부터 줄어들기 시작한 사실도 이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상황도 좋지 않다. 업계에서는 최근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면서 가계부채 우려가 커진 만큼 개인투자자들의 어린이펀드 투자심리도 위축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펀드 투자자들의 투심도 어린이펀드 같은 장기펀드보다는 목표전환형 펀드, 레버리지 상품 등 단타 매매에 특화된 펀드로 향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목표전환형펀드로 자금 1조701억원이 몰렸지만 어린이펀드에서는 1341억원이 빠져나갔다.

올 5월에도 판촉 비용만큼 많은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어린이펀드를 운용 중인 한 자산운용사 리테일본부 상무는 "판촉 패턴이 은행과 증권사 등 판매사와 함께 고객에 경품을 제공하는 등 단순한 형태를 띠고 있고 최근에는 투입 자본 대비 가입자도 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비과세 혜택을 제공할 권한을 부여받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이자소득세나 배당소득세 면제라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법 개정 가능성은 극히 낮게 보고 있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는 "5년, 10년 이상 장기가입자에 한해 펀드에 적용되는 이자소득이나 배당소득세만 면제해줘도 어린이펀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상 미성년 자녀 명의로 등록한 펀드는 10년간 2000만원까지 세금을 내지 않고 증여할 수 있다. 영국 아동신탁펀드(Child Trust Fund) 법엔 어린이펀드의 자본소득과 이자소득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제공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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