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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지진 피해’ 대학생에 1년치 등록금 준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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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지진 피해’ 대학생에 1년치 등록금 준다더니…

입력
2018.07.04 14:3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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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경북 포항에서 일어난 규모 5.4의 지진으로 필로티로 된 공동주택 기둥이 심하게 부서져 있고 추가 붕괴를 막기 위해 철근 기둥이 세워져 있다. 포항=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저작권 한국일보]경북 포항에서 일어난 규모 5.4의 지진으로 필로티로 된 공동주택 기둥이 심하게 부서져 있고 추가 붕괴를 막기 위해 철근 기둥이 세워져 있다. 포항=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경북 포항 장량동에 사는 김모(50)씨는 지난해 11월 15일 규모 5.4의 지진으로 아파트 곳곳에 심하게 균열이 가는 피해를 입었다. 부동산 가격 폭락에 수리비 부담 등 2중고를 겪었지만 정부로 받은 보상금이 겨우 200만원에 불과해 더 허탈했다.

이런 차에 지진 발생 한달 가량 지나 교육부가 지진 피해 대학생에 1년치 등록금을 지원한다고 발표해, 반색했다. 대학 1년생 아들(21)을 둔 김씨는 등록금 지원이라도 받게 되면 조금이나마 손실 보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김씨는 지금까지 교육부로부터 등록금을 받지 못했다. 김씨뿐 아니라 발표 5개월이 지나도록 교육부로부터 등록금 지원을 받는 학생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본보 취재결과 드러났다.

교육부가 포항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가구의 대학생에 1년치 등록금을 주겠다고 공표한 것은 지난 해 12월13일. 교육부는 당시 재학생에게는 2017년도 2학기분을 환급해주고 2018년 1학기분 등록금을 면제키로 했다. 신입생에게는 2018년 1ㆍ2학기 등록금을 전액 감면해 주겠다고 밝혔다. 피해사실확인서와 가족관계증명서를 대학에 제출하면 국가장학금 형태로 지원 받을 수 있다는 상세한 설명도 곁들였다. 이에 해당하는 학생은 3,000여명으로, 국공립대 412만원, 사립대 736만원 가량을 책정, 120억~2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런 약속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김씨도 지진 피해가구로 확정된 지난해 12월 중순 교육부 발표대로 아들이 다니는 대학에 요청했지만 한국장학재단에 문의하라는 답을 받았고, 한국장학재단은 신청기간이 아니라며 지급을 거절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대학이나 한국장학재단 등 어디서도 언제쯤 신청하면 된다는 얘기가 전혀 없다”며 “정부가 지진피해 가구에 등록금을 준다 말만 하고 돈은커녕 안 주는 이유도 설명하지 않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교육부도 이런 사실을 시인하고 있다. 교육부 대학재정장학과 관계자는 “포항지진 피해가구 대학생에 등록금을 지원하지 못했다”며 “피해사실확인서와 가족관계증명서를 받아 지급하려 했으나 여진 등으로 포항시가 피해신청을 추가로 받는다는 얘기가 있어 지원을 미뤘다”고 해명했다. 그는 “행정안전부에 등록금 지원가구 명단을 받으면 지급할 계획이었으나 포항시의 피해가구 확정이 늦어지면서 명단을 받지 못해 지급이 안됐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씨 등 지진 피해가구 대학생들은 교육부의 해명을 납득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포항지진 피해 대학생 정모(21ㆍ포항시 두호동)씨는 “추가 피해 접수 때문이라면 먼저 피해가 확정된 가구에 우선 등록금을 지원해 주고 추후에 피해사실이 확인된 가구의 대학생에게 순차적으로 등록금을 주면 될 일"이라며 "지급이 보류되거나 방침이 바뀌었으면 이 같은 내용도 알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교육부의 지진피해 가구 등록금 지급이 과잉지원이라는 논란도 다시 일고 있다. 대학생을 둔 가구만 혜택을 받는데다 1년치 대학 등록금이 주택 피해로 받는 금액보다 훨씬 많아 발표 당시에도 비판이 일었다. 피해 신고 기간에 지원 방침이 나와 포항시에는 뒤늦게 접수가 폭주하기도 했다.

포항시 한 공무원은 “교육부가 포항시에 사전 통보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등록금 지원책을 발표하면서 시청 내 관련 부서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추가 피해 신청이 폭증했다”며 “교육부의 신중하지 못한 방침이 지진 피해로 고통 받는 포항에 더 큰 혼란을 야기했다”고 말했다.

포항=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교육부, “포항 지진피해 대학생에 올해 초부터 등록금 지급하고 있다”

본 지는 지난 5월 4일자 1면 『포항 지진피해 대학생에 등록금 준다더니…교육부 5개월 지나도록 한 푼도 안줬다』 제하의 기사에서 “교육부로부터 포항 지진피해 장학금 지원을 받는 학생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 추후 확인 결과, 2017년 2학기 포항지진피해 장학금의 경우, 작년 말 각 학교를 통해 집행하도록 하였으며, 정해진 기준에 따라 일부 학생들에게 올해 초 장학금이 지급된 것으로 밝혀져 이를 알려드립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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