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하단 메뉴 바로가기

[Y스페셜][오늘의 쉼표]③ 남북 화해 무드…파주, 희망의 땅으로 거듭날까

2018-05-03 18:18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편집자 주 = 연합뉴스는 '대한민국을 기록한다!'는 캐치프레이즈로 전국 방방곡곡의 문화, 관광, 역사유산을 소개하는 여행 인문학 미니다큐멘터리 시리즈 '오늘의 쉼표'를 연재합니다. '오.쉼.표'는 인문학자, 사진작가, 연출가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함께 지역 유산의 특장점을 알리며 바쁘기만 한 현대인의 삶에서 '쉼표'를 찍자는 의도에서 출발했습니다. 연합뉴스는 '오.쉼.표'를 통해 널리 알려지지 않은 문화유산의 숨겨진 이야기를 발굴하고 이를 지속가능한 관광발전의 자산으로 이어갈 방안을 살펴봅니다.]

(파주=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남북정상회담으로 경기 파주 등 접경지역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 파주시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인 우리나라에서 평화의 상징이 된 도시이자 복합문화 도시로 거듭난 곳이기도 하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파주시는 알고보면 창작과 예술, 정보와 지식이 한데 어우러지는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주목받는 도시다.

이중 투자자들 뿐만 아니라 파주를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 있다.

민통선을 넘으면 환경부가 지정한 자연생태 우수마을 '해마루촌'을 만날 수 있다. 반백 년 간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돼 생태계 보존이 아주 잘 돼 있는 예쁜 마을이다.

해마루촌을 길을 따라 구암교라는 다리를 지나면 동의보감의 저자 허준 선생의 묘가 있다. 행정구역 상으로는 경기도 파주시 진동면 하포리로, 임진강(臨津江) 건너 비무장 지대다.

이 묘는 1991년에 발견됐다. '양천허씨 족보'를 토대로 허씨 집성촌으로 짐작되는 해마루촌 근처에서 땅속에 묻혀있던 묘비를 발견해 마모된 비문에 남겨진 글자에서 양평군, 호성공신 허준을 추론해 낸 것이다.

TV 드라마로도 잘 알려진 허준 선생의 일대기는 사서(史書)에서는 잘 나타나 있지 않고 드라마로 널리 알려졌다. 지난 1975년 MBC 드라마 '집념(1975)'을 시작으로 같은 제목의 영화 '집념(1976년)'과 '동의보감(1991년)', '허준(1999∼2000년)', '구암 허준(2013년)'까지 몇 번씩 리메이크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드라마 덕분에 허준 선생은 역사서 귀퉁이에 기록된 인물에서, 한국 의학의 선구자로 재조명을 받게 됐다. 허준 선생의 묘역은 앞으로 남북 화해 무드가 지속되면 더욱 찾는 이들이 많은 곳이 될 전망이다.

◇ "민족혼을 다시 깨우자" 석인 정태인 생가

파주에는 비교적 덜 알려진 우국지사가 잠들어 있다. 일제 강점기 시절 민중들에게 한글을 가르친 석인 정태진(1903~1952)선생이다.

당시 일제는 한글 사용을 금지하고 일본어만을 가르쳤다. 하지만 선생은 학생들에게 겨레의 말인 한글을 사용하도록 했고, 이 사실은 한 여학생의 일기장을 통해 밝혀지게 된다. 그 후 선생은 징역 2년을 선고받고 함흥 감옥에서 복역하다가 1945년 7월 1일 광복 직전에 만기로 출감했다.

해방 후에도 '조선말 큰사전' 편찬에 전념하면서 6.25 전쟁이 한창인 1952년 5월에 서울로 혼자 올라와 사전 편찬을 계속했다. 그 후 4개월 만에 원고를 마치고 인쇄 작업만을 남긴 채, 11월 2일 50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1997년 11월 국가보훈처는 선생을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고 1998년에는 문체부가 '이달의 문화인물'로 선정하기도 했다.

파주 광탄면 영장리에는 그의 생가와 묘지가 있는데 한글을 아끼고 사랑한 그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파주는 여러 개의 얼굴을 가진 도시다. 분단의 현장에서 평화의 상징과 문화예술의 중심의 도시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가끔은 역사책을 한 권 들고 여행해 보고 싶은 도시다. 구암 허준 선생처럼 파주에서 만나게 될 역사적 인물들이 새로운 영감을 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진행 : 유세진 아나운서, 웹 PD : 조은솔, 촬영협조 : 현대카드 트레블라이브러리]

seva@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