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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둥이 동생 유모차 밀며 공부…국가장학금이 도와줬어요"

송고시간2018-05-03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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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학재단, 장학금·멘토링 수기·홍보영상 수상작 선정

제10회 한국장학재단 수기·UCC 공모전 시상식 [사진 = 한국장학재단 제공]

제10회 한국장학재단 수기·UCC 공모전 시상식 [사진 = 한국장학재단 제공]

(세종=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두 동생의 앞길은 값진 경험들로 채워주고 싶어요."

올해 초 계원예대 광고브랜드디자인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조예진(21)씨는 17살과 4살 동생을 둔 세 자매의 맏이다.

요즘 연기자가 꿈인 둘째에게는 뮤지컬을 보여줄 수 있고, 막내와는 한 달에 한 번 새로운 곳에 다녀올 수 있어 작은 행복이 생겼다.

조 씨는 아버지의 사업 실패와 건강 악화로 중학교 때부터 삶의 무게를 느끼며 자랐다.

디자인을 전공하고 싶었지만 비싼 학원비 탓에 미대 진학을 꿈꾸는 것조차 마음이 편치 않았고, 동아리와 특기 활동시간을 미술로 채워가며 만족해야 했다.

고2 진학을 앞두고 막냇동생이 생겼을 때는 어머니 앞에서 폭포 같은 눈물을 흘려야 했다.

'대학입시를 앞둔 이 시점에? 아기를 돌보면서 공부할 수 있을까? 당장 등록금도 없는데 아기에게 들어갈 돈은? 아기가 태어나도 누릴 수 없는 많은 것들은 어떻게 채워줘야 할까?…'

수많은 생각이 뒤엉켰다.

막냇동생이 태어난 뒤에는 동생을 품에 안고 문제집을 풀었다. 한 손으로는 유모차를 밀고, 한 손에는 단어장을 들고 공부하며 입시를 치렀다.

대학에 합격한 뒤에도 비싼 등록금과 디자인 프로그램을 돌릴 수 있는 높은 사양의 노트북 값이 발목을 잡았다.

어렸을 적부터 모아온 미술대회 상금과 세뱃돈은 이미 생활비로 쓴 지 오래였다.

'꿈의 무게'가 너무 무겁다고 느낄 때쯤, 국가장학금 제도를 알게 됐다.

조 씨는 국가장학금과 학자금대출을 받은 덕에 공부할 시간을 벌 수 있었고, 평점평균 4.39점의 좋은 성적으로 졸업할 수 있었다.

조 씨는 "늘 꿈보다는 생계가 먼저였지만 한국장학재단 덕에 저 자신을 위한 왕관의 무게를 버텨볼 기회가 생겼다"며 "동생들도 꿈을 꾸고, 그 꿈을 펼칠 수 있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장학재단은 3일 국가장학금·학자금 대출과 멘토링 프로그램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수기·홍보영상(UCC) 공모전에서 조 씨의 수기를 비롯한 115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안양옥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전년보다 늘어난 접수작품 수만큼 훌륭한 작품이 많았다"며 "고등교육 기회 확대와 체계적인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인재를 키워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cin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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