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패싱 막아라' 北간 왕이, 김정은 만날까

백종민 2018. 5. 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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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한반도 정세 변화에서 들러리로 전락하지 않겠다는 속내를 내보이고 있다.

이번 북ㆍ중 외교장관 회담에는 리길성 외무성 부상, 구본태 대외경제성 부상 등이 참석했으며 중국 측에서는 왕이 부장 일행과 리진쥔(李進軍) 주북 대사 등이 배석했다.

중국 언론들도 왕이 부장의 방북 소식을 비중있게 보도하고 있다.

중국의 의도가 통할지 여부는 왕이 부장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는지 여부와 어떤 메시지를 받느냐에 달려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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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일 평양에 도착해 우의탑을 찾아 헌화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중국이 한반도 정세 변화에서 들러리로 전락하지 않겠다는 속내를 내보이고 있다. '차이나 패싱'을 막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명이라는 분석이다.

3일 중국 언론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일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평양에서 만났다. 통신은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이 교환됐다고 전했다. 이번 북ㆍ중 외교장관 회담에는 리길성 외무성 부상, 구본태 대외경제성 부상 등이 참석했으며 중국 측에서는 왕이 부장 일행과 리진쥔(李進軍) 주북 대사 등이 배석했다. 북한은 왕이 외교부장 일행을 위해 만수대의사당에서 리 외무상 주최 환영 연회도 열었다.

중국 외교부장이 북한을 방문한 것은 11년 만이다. 왕이 부장의 방북 목적은 분명해 보인다. 한반도 정세 변화에서 뒤처지지 않겠으며 북한과의 관계를 더욱 밀접히 유지하겠다는 의지 표현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선언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 3자 또는 4자 회담이 언급되며 중국이 소외될 가능성이 제기되자 이를 무마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도 종전선언에 중국이 참여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왕이 부장은 평양에 도착하자마자 만수대 언덕에 세워진 김일성ㆍ김정일 동상을 참배하고 북ㆍ중 친선의 상징인 우의탑을 찾아 헌화하는 등 평양 민심을 얻기 위한 행보를 보였다.

중국 언론들도 왕이 부장의 방북 소식을 비중있게 보도하고 있다. 관영 중앙(CC)TV는 3일 아침 뉴스에서 왕이 부장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회담 내용을 비롯해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보도를 4꼭지나 보도하며 북ㆍ중 관계의 의미를 부각시켰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와 글로벌 타임스도 사평에서 "중국은 한반도 옆의 큰 산"이라며 중국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라고 주장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휴전협상 당사자에 중국이 포함된다며 종전선언에 중국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역할론도 제기했다.

중국이 이처럼 북한을 챙기는 것에는 북ㆍ미 관계가 정상화되는 상황에서 북한과 더욱 밀착 관계를 유지하며 미국을 견제해야 하는 배경이 있다.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 주력해야 하는 북한이 어느 정도까지 중국의 입장을 받아들일지는 알 수 없다. 이날 중국 언론들의 보도와 달리 왕이 부장 방북에 대한 북측의 보도는 제한적이었다는 게 서방언론의 평이다. 중국의 의도가 통할지 여부는 왕이 부장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는지 여부와 어떤 메시지를 받느냐에 달려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이 북한에 추가적인 '선물'을 약속할 수도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다음 주 일본에서 열리는 한ㆍ중ㆍ일 정상회담에서도 중국이 '차이나 패싱'을 막기 위해 분주히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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