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광물 99% 중국으로..경협 성사되면 남북 '윈윈'

구교형 기자 입력 2018. 5. 2. 22:16 수정 2018. 5. 2.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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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남측 소비량 절반 북서 조달 땐 16조5000억 수입대체 효과
ㆍ첨단산업 필수 자원 희토류 수천만톤 매장…“공동탐사를”

4·27 남북정상회담으로 북한의 광물자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북한이 해외로 수출하는 광물의 99%는 중국으로 유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남북 간 경제협력이 활성화되면 북한의 중국의존형 수출 구조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특히 남한에 인접한 북한 광산에는 첨단산업 원재료로 활용되는 희토류 매장량이 풍부해 국내 수입 허가 시 남북경협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2일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이 한국광물자원공사에서 받은 ‘북한 광물자원 통계’에 따르면 2016년 북한의 광물 수출은 14억6000만달러(약 1조5690억원)로 전체 수출(28억2000만달러)의 52%를 차지했다. 광물 수출에서 대중 수출 비중은 99%, 14억5000만달러(약 1조5583억원)로 집계됐다. 적지 않은 수출에도 북한의 광물 매장량은 여전히 많다. 북한은 현재 728개 광산에서 42종의 광물을 생산 중이다. 석탄 광산이 241개, 금·구리 등 금속 광산이 260개, 인회석·마그네사이트 등 비금속 광산이 227개다. 북한에는 남한 정부가 ‘10대 중점 확보 희귀금속’으로 지정한 텅스텐과 몰리브덴도 매장돼 있다. 광물공사가 산출한 북한 광물의 잠재가치는 3220조원에 달한다.

남한에서 소비되는 광물의 절반만 북한에서 조달해도 연간 153억9000만달러(약 16조5396억원)의 수입대체 효과가 발생한다.

대표적으로 기초 원자재인 철의 경우 내수 규모가 231억6000만달러(24조9271억원)에 달하지만 자급률은 1%에 불과하다. 이를 철의 생산지인 함경북도 무산광산과 황해남도 은율광산에서 수입해서 쓸 경우 운송비 등이 줄어 비용 절감이 예상된다.

그간 북한 광물자원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중국이었다. 외국 기업이 북한과 체결한 투자계약은 총 38건으로 이 중 33건이 중국 기업이다. 이어 일본과 프랑스 각각 2건, 스위스 1건 순이다. 광물별로는 철과 석탄이 각 9건, 금 8건, 동 5건, 규석·마그네사이트 등 기타 광물이 7건이다. 그러나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 등으로 국제사회로부터 경제제재를 받으면서 사업 진척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다.

무엇보다 자동차와 액정표시장치(LCD) 등에 핵심 부품으로 사용되는 희토류 매장량이 상당하다. 희토류는 화학적 안정성과 뛰어난 열전도성으로 전자제품, 광학유리, 금속첨가제, 촉매제 등 첨단산업 원재료로 사용된다. 광물공사가 밝힌 북한의 희토류 매장량은 황해남도 덕달광산 2000만t, 평안북도 룡포광산 1700만t, 강원도 압동광산과 김화광산 각 1100만t 등이다. 황해남도와 강원도의 경우 남한과 인접해 있어 육로 운송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한의 연간 수요량이 3200t인 것을 감안하면 안정적 공급원이 될 수 있다.

중국의 무역통계 자료를 보면 북한산 희토류는 지극히 소량만 중국으로 수출된다. 일단 중국의 희토류 매장량이 세계 1위이기 때문에 수입 필요성이 크지 않다. 북한 광물시장 개방 시 다른 광물과 달리 중국과의 경쟁이 치열하지 않다는 점에서 남한 기업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다만 중국에서 생산되는 희토류의 50%를 수입하는 일본이 북한에 눈독을 들일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1986년 9월 황해북도 홀동광산과 대각광산에 진출해 금과 은 등을 발굴하기 위해 직접 투자에 나선 적도 있다.

권 의원은 “우선 북한의 자원부존지역에 대한 남북 공동탐사부터 시작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북한의 광물시장을 중국이나 일본보다 빨리 선점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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